비슷한 아픔은 공감한다고 말해요
집에서 머리서기를 연습하다가 잘못 넘어져 다리를 다쳤어요. 뼈는 괜찮은데 오른발과 허벅지가 붓고 멍이 생겼어요. 그래서 발을 디딜 때마다 신경 쓰이는 아픔이 있더라고요. 그럼에도 단지 전보다 걷는 게 느리고 불편할 뿐인데 마음이 작아졌어요. 괜히 서럽고요. 가까운 병원에 가는 길도 한세월, 이동할 때마다 계단은 왜 이리 많은지, 빠르게 깜빡거리는 신호도 미워졌어요. 저와 비슷한 걸음걸이를 한 어르신들을 자주 마주치며 복잡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잡았던 약속도 취소하고 좋아하는 요가와 산책도 멈추니 일상에 구멍이 생긴 거 같았어요. 아픔을 마주하며 일상을 살아간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아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어요. 이렇게 직접 겪어야 알게 되는게 있어요. 그러니 우리 서로에게 비슷한 아픔은 공감한다고, 모르는 아픔은 그럴 수 있겠다고 말해주기로 해요.
무수한 존재들과 함께 잘 살고 싶은☘️무수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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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성의날 #성평등
💜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에요
115주년 여성의 날을 기념하며 많은 사람이 모여 목소리를 냈어요.
✦ 한국여성대회 “성평등을 향해 전진하라”
- 서울시청 광장에서 제38회 한국여성대회가 열렸어요. 이 자리에 약 1만 명의 사람들이 모여 성평등을 이야기 했어요. 특히 윤석열 정부의 여성・젠더 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컸어요. 여성가족부 폐지를 정책으로 내세운 정부를 비판하며, 성차별이라는 구조적인 문제를 국가가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어요.
✦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우리의 투쟁은 현재진행형"
-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전국여성노동자대회를 열어 약 600명이 참여했어요. 코로나19로 인해 4년 만에 열린 이 자리에서 다들 성평등한 노동시장을 위한 연대를 이야기했어요. 특히 장시간 노동은 여성에게 노동자로서뿐 아니라 돌봄자로서 부담도 가중되는 일이라며 비판했어요.
✦ 한국여성의전화 “여성으로 살아온 서로를 응원해요”
- 한국여성의전화에서는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며 여성들에게 비누 장미 5,000송이를 선물했어요. 여성의 날을 상징하는 빵과 장미 즉 생존권과 존엄의 가치를 나누며 여성으로 살아온, 살아남은 서로를 응원하기 위해 준비했다고 해요.
🪧 여성의 목소리를 외면한 정부
올해 3월 8일은 여성의 날이자,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를 이야기하는 1586차 수요시위가 열리는 날이었어요. 특히 이 자리에서 윤석열 정부의 외교협상을 비판했어요.
✦ 이재정 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 위원장 “굴욕적 외교협상으로 국민의 자존심이 짓밟혔다. 착잡하고 송구하다. 국민들의 목소리 외면하지 않도록 국회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 윤미향 무소속 의원 “한 번도 분쟁, 전쟁, 갈등을 찬양했던 적이 없다. 일본이 바로 서기를 바랐다. 역사를 올바로 세우고 정의를 실현하길 바랐다. 정의는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어떻게 반영되는지, 그로부터 세워질 수 있다. 그게 바로 피해자 중심주의. 고통과 희망이 연대해 새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다. 절망하지 말자.”
✦ 조세연 평화나비 한국외대 지부장 “피해자 권리를 박탈하는 합의가 어떻게 피해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나. 정부 합의안에선 피해자 목소리도 합의도 찾아볼 수 없다. 해법이라고 볼 수도 없는 합의를 규탄한다. 외로운 세상에서 투쟁마저 외로운 것이 되지 않도록 계속 함께 하겠다.”
최근 윤석열 정부는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문제에 대해 일본 정부의 사과와 전범기업의 사죄 및 배상이 없는 대책을 발표해 비판받고 있어요. 또한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여성의 날에 축사도 없이 침묵했어요. 올해 여성가족부는 여성의날 행사를 만드는 여성단체에게 국가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해요. 속상하고 화가 나고 답답한 일들이 많지만, 그래도 계속 지켜보며 같이 목소리 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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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수의 코멘트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인상적인 콘텐츠들이 나왔죠! 그중 2개의 영상을 소개해볼게요.
📹 [지그재그] 변영주/ 박지선/ 이슬아/ 정유인/ 규린에게 물었다 (12분)
- 지그재그는 특정한 스타일을 ‘여성스러운, 페미닌'으로 표현하지 않기로 했다는 말이 좋아서 봤는데요.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어요. 내가 하고픈 말을 대신해주는 사람을 봤을 때 기쁨을 느낄 수 있고, 또 서로 다르기에 배울 수 있었답니다. 길지 않으니 편히 봐요.
📹 [마리끌레르] 젠더의 경계를 지우며 각자의 서사를 쌓아나가는 8인의 배우가 함께한 젠더프리 2023 (10분)
- 배우 김미경, 김슬기, 김히어라, 류혜영, 박소담, 이엘, 장혜진, 차지연이 남성 캐릭터의 한 장면을 연기했어요. 저는 특히 이엘과 김히어라 배우님의 장면이 오래 기억에 남았어요. 대사가 담고 있는 이야기와 시선을 뗄 수 없는 연기가 제 마음을 움직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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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학대 #번식장 #강아지공장
🏚️ 경기도 양평의 한 주택에서 약 1200명의 개가 굶어 죽었어요
상상하기 힘든 충격적인 일인데요. 어떻게 가정집에 약 천 명의 개가 있었을까요? 이 문제의 집을 제보받은 동물권단체 케어의 박소연 활동가가 가해자 A를 추궁한 결과, 소위 강아지 공장이라고 불리는 번식장에서 개를 받아 처리했다는 걸 밝혔어요. 번식장에서 상품성이 없다고 판단한 동물을 가해자 A가 돈을 받아 죽게 만든 것이죠. 이에 경찰은 A의 혐의가 부분적으로 입증됐다고 판단하고 구속영장은 신청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어요. 이와 함께 다시금 동물을 사고파는 문제를 비판하고 있어요.
🐕 문제는 동물을 사고파는 것이에요
동물을 사고파는 상품으로 만드는 곳이 번식장이에요. 2021년 기준 전국엔 농림축산식품부가 합법으로 등록해준 번식장이 총 2천여 곳, 불법 번식장까지 포함하면 최소 5천 곳이 있다고 해요. 여기서 태어난 동물들은 반려동물 경매장을 거쳐 펫숍으로 가요. 펫숍에선 주로 2~3개월 작은 동물을 사서 판매하죠. 경매장과 펫숍에서도 판매되지 못한 동물은 다시 번식장으로 가게 되는데요. 번식능력까지 떨어지게 되면 죽게 돼죠. 이 과정에서 개농장에 팔리거나 양평에서 일어난 사건처럼 개를 돈을 받고 죽이는 일도 생기는 거죠. 농식품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7년부터 번식장 등 동물생산업에 대해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변경하고 불법 번식장에 대한 관리를 강화했어요. 하지만 동물을 사고파는 것이 문제이기에 여전히 한계가 있어요.
📢 “이젠 동물을 생명으로 어떻게 지킬지 고민해야 한다"
✦ 조문영 위액트 활동가 “불법과 합법의 경계도 모호하고 합법 번식장이라 해도 동물을 해치지 않는 방향으로 운영되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
✦ 김나연 동물권행동 카라 “안타깝게도 농림축산식품부의 동물복지 정책 77개 과제 중 동물 매매 금지는 없었다. 이젠 동물을 어떻게 잘 생산하고 팔지를 고민할 것이 아니라, 동물을 생명으로 어떻게 지키고 공존하게 할지 고민해야 할 시기다. 우리도 동물의 대량 번식과 제3자 판매를 금지해야 한다.”
✦ 전진경 카라 대표 “잘 팔리는 품종을 골라 교배시킨 뒤 인기가 없어지면 고통스럽게 죽도록 내버려 두거나 책임지지 못하고 버리는 일이 많다. 한쪽에선 고통스럽게 죽어가는데 다른 한쪽에선 반려견을 패션용품처럼 고르는 듯한 문화는 잘못됐다. 반려동물 소비 자체가 학대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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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수의 코멘트
‘종차별'에 대해 알고 있나요? 이는 한 존재가 어떤 종인지에 따라 차별을 받는 걸 의미하는데요. 쉽게 인간동물과 비인간동물을 떠올리면 돼요. 인간에게 당연한 것이 소・돼지에게 당연하지 않게 되는 문제들이죠. 비건지향을 하며 자연스레 종차별을 알게 되었어요. 그 후 종종 내가 인간으로 태어났다는 이유로 좁은 우리에 갇히지 않고 누군가의 먹이로 죽임을 당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곤 해요. 모든 차별이 그렇듯 우리가 쓰는 말에도 차별이 담겨있어요. 특히 동물해방물결에선 종차별적인 언어를 바꿔야한다고 목소리 내고 있어요. 저도 아직 낯선 부분이 있지만 계속 노력해보고 있어요. 이번 이슈에선 개를 지칭할 때 ‘마리' 대신 ‘명'으로 써보았습니다. 이처럼 인간동물과 비인간동물이 다르게 구분 짓는 말들이 있어요.
✦ 물고기 대신 물살이
- ‘고기'는 식용하는 동물의 살이라는 뜻이에요. 이에 물에 있는 동물의 살이라는 의미를 갖는 ‘물고기' 대신 물에 사는 존재인 ‘물살이'라고 불러봐요
✦ 암컷・수컷 대신 여성・남성
✦ 어미 대신 엄마・어머니
✦ 폐사 대신 사망
비거니즘에 관심은 있지만 당장 먹는 걸 바꾸는 게 어렵다면, 말부터 다르게 써봐요. 차별없는 말을 쓰다보면 자연스레 생각도 달라지고 행동하게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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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퀴어 #이주민
⛪️ 교회 안에서 퀴어도 행복하도록
천주교엔 퀴어를 지지하는 단체 ‘아르쿠스'가 있어요. 아르쿠스는 라틴어로 ‘무지개'라는 말인데요. 지난해 5월, 교회 안의 퀴어혐오를 개선해보고자 평신도들이 모여 만들었어요. 이들은 성소수자 부모모임 사무실에서 매달 한 번씩 미사를 진행하고, 서울퀴어문화축제에서 참여하며 활동해요. 이러한 행동이 긍정적인 영향을 줘 조금씩 분위기가 변하고 있어요. 아르쿠스에 연대하는 신부들이 초기엔 2명 이제는 8명이라고 해요. 아르쿠스 미사에 찾아오는 신부와 수녀도 꽤 있다고 해요. 이전수 아르쿠스 공동대표는 앞으로도 혐오를 없애는 방향으로 활동하겠다고 말해요.
✦ 이전수 아르쿠스 공동대표 “교회 안에서 성소수자 신자들을 돕고 싶어도 분위기 때문에 나서지 못하는 분들이 있다. 아르쿠스를 구심점으로 삼고 싶다. 무엇보다 성소수자 당사자들이 신앙을 잃지 않고 생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앞으로도 교회 안에서 성소수자의 어려움을 알리고 혐오와 차별의 시선을 없애는 방향으로 활동하겠다.”
🌎 종교에서 이주민과 함께
여러 종교에서 이주민과 함께하기 위해 변화하고 있어요. 단지 돕는다는 것뿐 아니라 동등한 구성원으로 껴안아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어요. 특히 개신교가 적극적인데요.
✦ 여의도순복음교회 글로벌엘림재단이 다문화 설날맞이 행사 열었어요
✦ 다문화가족의 정착을 돕는 ‘좋은 이웃 네트워크'를 만들었어요
✦ 이주민에게 장학금과 자조활동지원금을 주고 심리상담 및 동아리 사업을 계획해요
✦ 대한예수교장로회는 다문화선교자 제도 도입을 논의 중이에요
천주교 역시 적극적으로 변하고 있어요.
✦ 천주교 16개 교구별 이주사목위원회 만들었어요
✦ 서울대교구 혜화동 성당에선 매주 필리핀 신자를 위해 타갈로그어 미사를 열어요
✦ 광주대교구는 필리핀 신부 3명, 베트남 신부 2명, 동티모르 신부 1명이 있어요
✦ 수원교구, 대구대교구 등 이주민 신자가 많은 곳은 이주민 신부들이 함께해요
불교에서도 이주민 포교를 나서고 동남아 불교국가 이주민들이 다문화법회를 열도록 돕는다고 해요. 잘 변하지 않는 종교가 달라지는 걸 보며 우리 사회, 내 주변의 다양한 존재들을 다시금 깨달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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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모보이스 읽고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보내줘요
당신의 이야기가 당사자의 목소리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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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모보이스가 100번째 레터예요!
매주 읽어줘서 고마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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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람들을 사람으로서 존중하지 않았다면,
우리 사회는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사람, 장소, 환대>, 김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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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어데즈ㅣMORE DAZZ
광고 및 협업문의 hello@moredaz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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