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오늘도 내일도 살면 돼요
2023년 1월 1일, 시골에 있는 부모님과 시간을 보내고 돌아오는 길에 엄마는 제게 이렇게 말했어요.
“잘 살고 있어. 지금 잘 살고 있다고. 그렇게 하루하루 살면 돼.”
저는 알고 있다며 밝게 답했지만, 그 말에 잔잔한 위로와 힘을 받았어요. 내가 아닌 누군가에게, 나를 바라봐준 사람에게 이런 말을 듣고 싶잖아요. 갈팡질팡, 어디로 얼만큼 온지도 모른 채 사는데 그 모습도 괜찮다고 해주는 거 같아서 괜한 불안이 사라지더라고요. 덕분에 2023년 일상도 무사하게 지내고 있어요. 삼시세끼 잘 챙겨 먹고 바로 설거지하고, 일주일 2번은 꼭 요가하고, 일도 요리조리 굴려보고 좋은 사람들과 가까이 지내려 용기내고 있어요. 작년과 비슷하지만 또 다른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당신의 새해는 어때요? 당신이 어떻게 사는지 몰라도 무조건 ‘잘 살고 있다고' 힘을 보냅니다! 그렇게 오늘도 내일도 살면 돼요.
무수한 존재들과 함께 잘 살고 싶은☘️무수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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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지하철시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 서울교통공사가 전장연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을 냈어요
최근 해당 소송에 대한 서울중앙지법 강제조정안이 나왔어요. ‘강제조정’이란 법원이 조정을 나섰으나 당사자들이 합의하지 못할 때 법원 직권으로 내리는 결정이에요.
✦ 장혜영 서울중앙지법 상임조정위원 “전장연은 서울교통공사가 운행하는 열차와 역사 승강장 안 전문 사이에 휠체어 및 기타 도구 등을 위치시켜 출입문 개폐를 방해하는 방식 등으로 열차운행을 5분을 초과하여 지연시키는 방법의 시위를 하지 아니한다. 위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할 때는 서울교통공사에게 그 의무위반행위 1회당 500만원을 지급한다…서울교통공사는 지하철 전체역사 275개역 중 엘리베이터 동선 미확보 19개 역사의 엘리베이터를 2024년까지 설치하도록 한다.”
이에 대해 전장연은 강제조정안을 수용해 5분 내로 지하철 시위를 끝까지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서울시는 지난 3일 강제조정안에 대한 이의신청서를 제출했어요. 때문에 조정안이 무산되고 재판이 재개돼요. 이 과정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1분만 늦어도 큰일이 나는 지하철을 5분이나 늦추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 민・형사적 대응을 모두 동원해 무관용으로 대응하겠다"고 발언해 문제가 되기도 했어요.
📢 “나중에 나이들고 약해져서, 혹은 장애를 갖게 되면 꼭 지하철 엘리베이터 이용하십시오”
새해도 어김없이 전장연의 출근길 지하철 시위가 진행되었어요. 허나 공사와 경찰의 탑승저지와 폭력적인 진압으로 시위 참여자 약 240명은 삼각지역에 14시간 넘게 고립되었어요. 이 과정에서 무정차 통과는 3번 있었고 일부 경찰관은 고의로 전동휠체어 전원을 꺼버리고 컨트롤러를 부쉈다고 해요. 그날 밤엔, 공사가 안전안내문자로 ‘전장연 시위로 무정차 통과한다’는 내용을 보내 여러 시민들이 분노하며 전장연 후원으로 이어지기도 했어요. 이에 대해 많은 이들의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어요.
✦ 이형숙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 “오늘 우리 투쟁을 조롱하고 짓밟은 경찰, 서울교통공사, 삼각지역 직원들. 여러분 모두 나중에 나이들고 약해져서, 혹은 장애를 갖게 되면 꼭 지하철 엘리베이터 이용하십시오. 꼭 활동지원 서비스 이용하십시오. 절대 시설가지 말고 지역사회에서 자유롭게 사십시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위해 처절하게 투쟁해온 우리를 짓밟고 모욕한 오늘을 꼭 기억하십시오.”
✦ 문경희 세종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 “여기 14시간 동안 있었다. 우리가 왜 22년간 투쟁해 왔는지, 왜 삼각지역에 갇혀 있어야 했는지 제대로 보도하라. 우리는 물리적 마찰만 강조하는 원색적 기사를 원하지 않는다. 우리는 시민과 싸우려는 게 아니고 경찰, 서울교통공사 직원과도 싸우고 싶지 않다. 그냥 시민으로서 보통의 삶을 살게 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 대추 활동가 “서울중앙지법은 전장연이 지하철을 5분 연착할 때마다 500만 원을 부과하겠다는 조정안을 제시했고 전장연은 이를 수용했다. 그 계산법에 따르면 장애인 권리가 지켜지지 않았던 지난 21년 동안 서울시와 공사는 11조가 넘는 돈을 이동권을 침해당한 장애인에게 배상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돈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지하철을 타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어제 삼각지역에서 경찰과 공사가 막아서서 14시간 넘게 아무도 지하철을 타지 못했다…휠체어를 탄 동지들과 같이 이동하고 싶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 사태에 대해 책임지고 해결하라.”
✦ 김희서 정의당 수석대변인 “재난 상황에서도 문자도 제때 보내지 못하고 무정차 통과도 하지 않더니 장애인들의 집회에는 허위사실까지 동원해 낙인찍기, 좌표찍기에 나선 것이다. 의도는 명백하다. 앞뒤는 다 자르고 지금 당장 전장연이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는 점과 허위사실인 불법 딱지까지 씌워 시민들이 이 시위를 오해하고 더 미워하게 만드는 것. 눈앞에 보이는 정치인의 이익을 위해 갈라치기와 배제를 조장하고 소수자를 희생양 삼는 오세훈 시장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지난 4일, 전장연은 서울교통공사와 1시간 면담했어요. 그 후 19일까지 오세훈 서울시장 면담에 대한 답을 달라고 요청하고 출근길 지하철 시위는 잠시 멈추기로 했어요. 그동안 선전전만 진행한다고 해요. 조만간 전장연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만남이 이뤄지길 바라며 함께 이 문제에 관심갖고 지켜봐요. 소식 계속 전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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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수의 코멘트
-새해 목표는.
“견디는 것이다. 혐오든 욕설이든 이 사회 본질을 나타내주는 현상을 더 많이 겪고 싶다. 더 당당하게 가고 싶다.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관계는 변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 우리가 사회로 나가면 공동체는 우리를 몰아낼 것이냐, 같이 살 것이냐를 고민할 것이다. 한국은 같이 살 것을 고민하는 긍정적인 사회라고 생각한다. 그런 분이 많이 있다고 본다. 우리를 배제하지 않는 이 사회의 영역을 확장시키는 게 목표이다.”
2023년 1월 1일 나온 박경석 전장연 대표의 경향신문 인터뷰를 읽었어요. 그는 새해 목표로 견디는 것이라고 답했어요. 그리고 우리를 배제하지 않는 사회의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라고 말했어요. 제 새해의 마음가짐은 ‘나에게 자유를 선물하자' 인데요. 혐오에 굴하지 않고 내 일상의 영역을 넓혀보자는 맥락에서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또 한편으로 난 얼마나 속 편하게 살고 있는지, 이 와중에도 내가 더 행복하길 바라는 모습이 싫었어요. 혐오문제에 관심갖다보면 자주 나를 좋아했다가 미워해요. 그들만큼 애쓰지 않는 나를 반성하고 더 용기내지 못한 나를 부끄러워해요. 아마 조금씩은 비슷한 마음을 느낄거라고 생각해요. 허나 중요한 건 끝까지 외면하지 않고 절망하지 않는 것이 아닐까요. 작은 희망을 품고 나를 변화시키고 목소리 내보는 것, 새해엔 같이 더 노력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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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러시아 #인권침해
✈️ 러시아인 5명이 공항 출국대기실에 갇혀 있어요
지난 9월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전 동원령을 내렸어요. 전쟁을 반대하고 강제징집을 피해 러시아 청년들이 탈출하고 있어요. 그들 중 일부인 러시아 청년들이 한국으로 왔어요. 허나 법무부가 난민 신청 심사를 거부해 러시아 난민신청자 5명은 일상생활이 어려운 공항 출국대기실에 갇혀 있어요. 이곳에선 점심만 식사가 제공될 뿐 아침과 저녁은 빵과 음료를 주는 것이 전부라고 해요. 잘 곳도 마땅치 않아 자리가 없는 사람을 의자에서 선잠을 자야하고, 짐도 찾을 수 없어 입은 곳과 직접 들고 온 옷만 입을 수 있는 상황이에요. 난민 심사를 거부하는 문제와 공항 내 열악한 처우를 비판하며 사람들이 목소리 내고 있어요.
🗣️ “전쟁터를 떠난 이들에게 난민심사 기회를 부여하라"
✦ 러시아 징집거부 난민의 인권과 평화를 옹호하는 한국 시민사회 “전쟁은 어디까지나 국제 정치의 각축장일 뿐이고, 살인의 도구가 되기를 거부한 이들은 전쟁터를 떠나 난민이 되었다. 그러나 한국 법무부는 이를 두고 ‘심사를 받을 자격조차 없다'고 일축하며 이들을 사실상 공항 면세구역 내 출국대기실에 방치하고 있다…이들은 전쟁에 동참하기를 거부했기 때문에 박해를 당하는 정치적 난민이다. 자국에서 정치적, 종교적 박해를 피해 난민을 신청한 이들은 국제법상 보호받을 권리가 있으며 난민심사 기회를 박탈하는 것은 난민협약이 금지하는 국경에서의 거부다…한국 정부는 지금 당장 러시아 난민들에 대한 비인도적 처우를 중단하고, 숨겨왔던 그 간의 송환사례를 공개하고, 이들을 신속히 입국시켜 난민심사기회를 부여하고, 난민지위를 확인함으로써 심각한 박해의 위험에 처한 사람들에게 안전한 피난처를 제공하여야 한다."
✦ 난민인권네트워크 “전쟁 도구가 되지 않겠다며 온 러시아인들이 난민심사 기회도 얻지 못한 채 인천공항 면세구역 내 출국대기실에 방치되고 있다. 길게는 석달 이상 사실상 공항에 갇혀 자진 출국을 압박 당하고 있다. 이들에 대한 비인도적 처우를 중단하고, 입국시켜 난민심사 기회를 부여하라"
✦ 이상현 변호사 “공항 출국대기실은 환경이 열악해 사람이 오래 살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정부는 이들을 즉시 입국시켜 인도주의적 위기상황을 해결해야 한다.”
이 문제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인권침해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어요. 함께 관심갖고 지켜보고 힘을 보탠다면 해결할 수 있을거라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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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 #다양성 #퀴어프렌들리상담
😡 대전시・세종시가 퀴어혐오 해온 단체에게 일을 맡겼어요
👥 지역의 시민단체들이 목소리 내고 있어요!
✦ 신정섭 전교조대전지부장 “인권도시를 만들겠다는 대전시가 반인권적인 혐오발언을 쏟아내고, 말도 안 되는 극우 논리를 내세운 단체에게 인권센터 운영을 맡겼다. 심사위원과 심사자료 공개 요구도 거부하고 있다. 과연 21세기에 벌어지는 일이라고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 이는 대전시민을 우롱하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반인권혐오 세력에게 인권센터를 맡긴 이장우 대전시장을 강력히 규탄한다.”
✦ 대전인권비상행동 “국제인권기구들이 수십차례 제정을 권고한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반대하고 평등은 기독교적 가치관에 맞지 않는다며 반인권적 활동을 한 단체이다. 대전・세종시장은 권력만 잡으면 뭐든지 맘대로 해도 된다는 특권의식에 찌들어 자치와 민주주의를 조롱하고 있다.”
✦ 한국청소년연대 “넥스트클럽은 표면적으로 청소년을 위한 종교단체로 보이지만 동성애 반대, 퀴어혐오, 혼전순결 강조, 금욕생활 주장, 차별금지법 반대, 학생인권법 반대 등 정치색 진한 편향적 단체이다. 어떻게 이런 단체를 선정했는지 납득하기 어렵다.”
🏳️🌈 상담사와 퀴어의 평등한 연대에 다다르고자, ‘다다름'
성소수자와 함께하는 상담사 모임 ‘다다름'이 있어요. 이곳은 변희수 하사 등 트랜스젠더의 잇따른 죽음을 애도하며 시작되었다고 해요. 상담실뿐 아니라 어디에서든 누구나 평등하게 살 권리가 있다는 다다름의 신념에 공감한 상담자 200여 명이 함께 했어요. 이들은 ‘퀴어 프렌들리 상담사 리스트'를 만들며 퀴어에게 안전한 상담을 위해 애쓰고 있어요. 최근 한겨례는 박도담 다다름 대표와 이덕희 상담사를 인터뷰했어요. 그 이야기의 일부를 전해볼게요.
✦ 박도담 다다름 대표 “성소수자가 아닌 사람과 성소수자가 고민하는 문제가 크게 다르지 않다. ‘성소수자는 차별받으니 불행할 것'이라는 태도는 성소수자의 다양한 삶의 맥락을 지워버린다…퀴어문화축제 시즌이 오면 ‘성소수자를 반대하는 건 아니지만, 내담자로 만나고 싶진 않다'는 말을 하는 상담사도 있었다. 지금은 그런 혐오 발언을 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 이덕희 상담사 “성소수자 내담자가 커밍아웃할 수 없어 상담에 영향을 주는 것을 원치 않았다. 상담사들도 자신이 앨라이(퀴어 연대자)임을 드러내는 것이 필요하다. 설문조사 결과 성소수자들은 상담사가 자신의 커밍아웃에 담담하게 ‘그렇군요'라고 말하는 것을 원한다. 상담자로서 성소수자 상담을 어렵게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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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라이츠에서 아픈 몸과 사는 일상을 나눠준 스피커의 목소리를 전해요. 토막의 끝이 무엇일지 두렵지 않다는 스피커 유인과 조금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스피커 재인의 목소리를 읽어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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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의 인생
❝여름에는 불안이 심해지니 약을 증량할 것, 혼자 잠에 들 때는 불을 끌 수 없는 것, 편하지 않은 자리에서 필요시 약을 미리 먹을 것, 약을 먹지 않고는 잠에 들지 못하는 것. 무너진 일상을 완벽하게 되돌리는 방법은 없었다...그렇게 나는 네 번째 토막을 살고 있는 지금에서야 겨우 조금씩 깨닫고 있다. 내게 남겨진 수많은 토막은 모두 덤이라는 것을. 새로운 토막에서 나는 대학에 입학하고, 복학을 하고, 재취업을 했다. 여름이 더 이상 두렵지 않고, 조그만 조명을 켜고 자고, 필요시 약 덕에 모임에도 나가고, 약을 먹고 그전보다 질 좋은 잠을 잔다. 그전 토막이 하지 못한 것을 다음 토막이 기어코 해낸다.❞
✍️ 아픈 몸과 사는 유인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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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픔에 이름 붙이기
❝의사 선생님은 본인의 말이 나를 상처 입게 할까 조심스럽게 말씀하셨다. 하지만 나는 의사 선생님의 진단을 들으면서, 아니 첫 진료 상담 내내 마음 저편이 상쾌했다. 내 아픔에 이름이 붙은 것 그 자체가 치료의 시작이었다...여전히 기분이 오르락내리락한다. 잠이 쉽사리 오지 않는다. 모든 것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에 플래너를 가득 채우다가도, 사소한 은행 업무를 마치고 나와 눈물을 쏟기도 한다. 그래도 이제는 "오랫동안 이 감정을 가질 필요는 없어. 곧 괜찮아질 꺼야"라고 스스로에게 말할 수 있다.❞
✍️ 아픈 몸과 사는 재인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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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모보이스 읽고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보내줘요
당신의 이야기가 당사자의 목소리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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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환대에 의해 사회 안에 들어가며
사람이 된다.
사람이 된다는 것은 자리/장소를 갖는다는 것이다.
환대는 자리를 주는 행위이다.
<사람, 장소, 환대>, 김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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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어데즈ㅣMORE DAZZ
광고 및 협업문의 hello@moredaz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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