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의 나라면 하지 않았던 무언가를 해봐요
일을 마치고 돌아온 늦은 밤, 집 앞으로 메론이 도착했더라고요. 먼 곳에 있는 친구가 보낸 선물이었어요. 한국과 시차가 16시간 정도 나는, 연일 25도 내외 화창한 날씨 속에 사는 친구가 보낼만한 과일이었죠. 그런데 차가운 바람이 부는 가을에 식탁 위 멜론을 보니 낯설기도 하고 피식 웃음이 났어요. 맛이라도 볼까 싶어서 가방만 내려두고 크고 단단한 멜론을 칼로 썰었어요. 한입 맛보니 지친 몸과 마음이 조금 살아나는 거 같았어요. 꽤 달달해서 기분도 좋아졌죠. 그러면서 생각했어요. 어떤 새로움은 날 즐겁게 하는구나 하고요. 가보지 않은 곳으로의 여행, 처음 해보는 운동, 맛이 상상되지 않는 음식, 호기심에 들어본 모르는 노래. 일상에 새로움을 한 방울 떨어뜨려봐요. 그동안의 나라면 하지 않았을 무언가, 그 속에서 당신도 몰랐던 즐거움이 퍼져나갈 거예요.
무수한 존재들과 함께 잘 살고 싶은🌳무수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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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장애인권리
🚌 160번 버스 앞에서 15분 동안 권리를 외친 이유로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는 1심 판결에서 징역 4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어요. 퇴근길 버스 운행을 15분 방해했다는 ‘집시법 및 업무방해’가 그 이유예요. 재판부는 퇴근길 버스 승객이 상당한 불편을 겪었고 타인의 기본권을 침해했다고 판결했어요. 이에 박경석 상임공동대표와 변호인 측은 비판하고 있어요.
✦ 박경석 상임공동대표 “재판부는 버스 운행을 막은 15분이 시민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끼쳤다면서, 지난 21년간 장애인의 기본적 권리가 지켜지지 않은 현실은 철저하게 무시했다…장애인들의 투쟁으로 교통약자법이 제정됐지만 여전히 저상버스보다 차별버스가 더 많다.”
✦ 김두나 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 “피고인은 저상버스가 충분히 도입되지 않아 장애인들이 버스로 이동하기 어려운 현실에 대해 장애인 당사자이자 인권 활동가로서 당연한 권리를 요구한 것이다.”
이에 박 대표는 항소를 할 예정이에요. 부디 의미있는 판결이 내려지길 응원하는 마음입니다. 또한 전장연은 ‘제40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장애인 권리 예산을 촉구하는 시위를 진행해요.
🔗 국가가 차별의 고리를 끊어낼 때까지
‘제40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시위는 박경석 대표의 1심 유죄 선고에 항의하며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있는 교대역에서 국회의사당역으로 움직였어요. 이들은 윤석열 정부가 삭감한 내년도 장애인권리예산을 국회가 보장해야 한다고 목소리 내요.
✦ 연윤실 전장연 활동가 “장애인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것은 정파의 문제가 아니다.”
✦ 이형숙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대표 “수많은 장애인이 여전히 이동하지도, 교육받지도, 일하지도 못한 채 시설에서 살아가고 있다. 평생을 기다렸는데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나. 국가가 이 차별의 고리를 끊어내지 않는 한 지하철 투쟁을 멈출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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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젠더 #성별정정
🏳️⚧️ 국가인권위원회가 ‘트랜스젠더 성별정정 기준에 관한 청문회'를 열었어요
트랜스젠더 당사자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한 거죠. 이들은 성확정수술(성전환수술) 여부로 성별정정을 판단하는 게 인권을 침해한다고 비판했어요.
✦ 류세아 트랜스해방전선 부대표 “성별변경을 원하는 트랜스젠더 당사자들이 법원에서 인정하는 수술 기분을 맞추기 위해 판결의 동향이나 각 법원의 성향을 파악해 신청을 준비하는 것이 현실이다. 성전환수술 요건을 명시한 대법원 예규는 법령이 아닌 단지 규칙일 뿐이므로 이를 해석하는 법원의 판단 또한 자의적일 수밖에 없고 이는 실제로 생존의 문제로 맞닥뜨리는 트랜스젠더 당사자로서는 예상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한다…특히 성전환수술은 국내에서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으며 이로 인해 시술하는 병원조차 극소수인 상황에서 수술을 강제해 생기는 문제에 대해서도 법원은 무시하고 있다.”
✦ 한상희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어느 누구도 건강권, 성적 자기결정권 등 수없이 많은 인권침해를 야기하는 대법원 예규 조항의 목적이 과연 무엇인지 말하지 않는다. 법원은 ‘참고사항'인 예규를 외관적으로는 아무 의미 없는 것처럼 말하지만, 재판 과정에서 실질적으로는 당사자의 성별결정권을 보장 못하게 만드는 사악한 제도라고 생각한다. 법률 제정 권한을 갖는 국회가 공개적인 토론을 통해 성별정정을 원하는 당사자 앞에 놓인 사회적 장벽을 제거하는 법적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 최근 5년간, 약 1만 명이 트랜지션을 위해 병원을 찾았어요
‘트랜지션'이란 자신의 성별정체성에 맞게 사회적 성별을 변화시키는 과정이에요. 호르몬 치료나 성확정 수술을 의료적 트랜지션이라고 불러요. 이미 우리 사회에 수많은 이들이 ‘성별 불일치'를 경험하고 있다는 것인데요. 장혜영 정의당 의원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통해 ‘성 주체성 장애(코드F64)로 병원을 찾은 인구가 약 1만 명이라고 밝혔어요. ‘성 주체성 장애' 진단은 의료적 트랜지션과 성별정정, 병역판정 등에 요구되는 진단이에요.
✦ 장혜영 의원 “약 1만 명이 트랜지션을 위해 병원을 찾았는데 실제 트랜스젠더 인구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지난 3월 국가인권위원회의 트랜스젠더 인권상황 개선 위한 정책권고에 맞게 트랜스젠더 시민을 위한 각종 통계정책 개선이 시급하다…트랜스젠더가 겪는 차별과 고통의 원인은 성별 불일치가 아니라 다양한 성별 정체성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구조와 관점이며, 병리적 관점에 머물러 있는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가 사회적 낙인에 기여하고 있다. 통계청은 세계보건기구와 국가인권위원회 정책권고를 반영해 2026년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 9차 개정에 트랜스젠더 비병리화를 포함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는 2019년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으로 ‘성별 불일치'를 정신장애 항목에서 삭제하고 ‘성건강 관련 실태'를 신설하고 각국에 개정을 권고했는데요. 우리나라 통계청은 이 국제질병분류에 맞게 개정하는 걸 이번 9차가 아닌 2031년 10차 개정으로 계획하고 있어요. 이 문제에 더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져 하루라도 빨리 더 나은 방향으로 달라지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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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에맞서 #일상
👀 “아, 내가 뭔가 보지 않은 것들이 있다"
지난 7월, 고려대 총학생회 중앙비상대책위원회는 서울퀴어문화축제 불참을 선언했어요. 이는 ‘에브리타임', ‘고파스'와 같은 대학생 온라인 커뮤니티에 나온 혐오의견에 의식한 결과였는데요. 이에 반대한 고려대 학생 6명은 ‘민주적 비대위를 요구하는 학생모임'을 만들어 행동했어요! 퀴어축제 불참 비판 연서명을 받았고 결국 비대위는 퀴어 학우를 고려하지 못했다면 사과글을 올렸어요. 최근 경향신문에서 이들을 인터뷰했어요. 이 글을 읽으며 혐오에 맞서는 건 특별하게 용감한 사람만 하는게 아니라 마음 있는 누구나 할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가졌어요. 그 중 일부를 전해볼게요.
✦ 임현창님 “커뮤니티에서 글을 쓰는 사람은 적은데 보는 사람은 많다. 혐오에 동의하지 않아도 ‘내 주변도 다 이렇게 생각하나' 하면서 위축되는 면이 있다.”
✦ 주윤영님 “돌이켜보면 저도 처음부터 이런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대학에 들어와 제게 커밍아웃을 한 성소수자 친구를 알게 된 게 계기가 됐다. ‘아, 내가 뭔가 보지 않은 것들이 있다'는 것을 그때 깨달은 것 같다.”
✦ 우정민님 “학내 성소수자인권위원회를 비롯해 정말 많은 학생들이 연대해 힘을 얻어갈 수 있었다. 두려움을 무릅쓰고 도와준 학생들이 많다.”
💛 “모두에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멈출 수는 없다”
서울 이곳저곳을 다니면 정말 가끔 ‘차별없는가게' 스티커가 붙은 가게가 있어요. 저는 그 문구만 봐도 마음이 놓여 가게를 지도앱에 저장하고 자주 가려고 하는데요. 최근 경향신문에서 ‘차별없는가게'를 만드는 다이애나랩의 유선님과 백구님을 인터뷰 했어요. 이를 읽으며 모두에게 다가가는 것이 어렵지만 그 어려운 시도를 놓지 않는 사람들이 있어서 감사했어요. 이 과정이 어렵지만 저도 무언가 더 해보고 싶어졌어요. 그 인터뷰의 일부를 전해볼게요.
✦ “다이애나랩은 사회적 소수자와 함께하는 표현을 연구하고 실행하는 그룹이다. 셋 다 노들야학의 예술창작수업을 통해 장애인을 만난다. 주변에는 성소수자, 비건 등 소수자성을 가진 친구도 많다. ‘가게에서 최소한 쫓겨나지 않았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계기였다.”
✦ “‘차별없는가게가 완벽하게 차별이 없는 공간을 검열하거나 인증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낯선 상대방을 이해하고 존중하려는 최소한의 노력, 그 가능성과 과정에 대한 불가능한 약속을 한번 해보려는 것입니다' 어떤 공간의 입구에서 망설여야 했던 사람들의 세상이 넓어지는 것만으로도 의미있는 변화가 아닐까"
✦ “사람은 다중의 정체성을 갖는다. 우리 중 일부는 장애인인 동시에 여성이며, 퀴어이며, 비건이며, 아이의 양육자이기도 하고, 외국인이기도, 피부색이 다르기도 하다. 교육 수준이 낮기도, 가난하기도 하다. 배리어는 어디에나 있으며, 소수자뿐 아니라 거의 모두를 관통한다. 그런데 ‘베리어프리'라는 말을 쓰는 순간 이런 복잡한 현실이 감춰진다. 우리가 사용하려는 말은 ‘배리어컨셔스'이다. ‘눈앞의 배리어를 없앤 곳에도 여전히 배리어가 있기 때문에, 있는데 없다고 하기보다 오히려 배리어를 의식하고 서로 그 존재를 확인하는 것'이다.”
✦ “우리 주변이 투명장벽으로 가득하다고 생각한다. 빤히 보이는데 막혀있고, ‘다 올 수 있다'고 했는데 들어갈 수 없는 공간이 너무 많다. ‘모두를 위한다’는 말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하지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멈출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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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의 코멘트
마음 있는 누구나 혐오에 맞설 수 있다고 적으니 최근 제가 한 작은 행동들이 떠올랐어요. 무심코 들어갔던 카페가 노키즈존인 걸 뒤늦게 알고 잘 남기지 않는 리뷰를 남겼어요. 낮은 별점을 표시하고 노키즈존이라 추천하지 않는다고, 누군가를 배제하는 게 아니라 원하는 행동을 요청해달라고 적었답니다. 그리고 며칠 전, 직접 진행하는 워크샵에서 한 분이 자신이 만든 콘텐츠를 보여주며 이 행사에 관심있는 분들이 20대 여성이라 귀여움을 컨셉으로 잡았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전 약간 웃음기를 빼고 이렇게 말했어요. “20대 여성이라고 귀여움을 좋아한다는 건 의문이네요. 20대 여성도 엄청 다양하잖아요.” 이 작은 행동도 사실 쉽지 않은데요. 한번 해보니 다음에는 덜 어렵게 할 수 있을거 같았어요. 아마 돌아보면 당신이 한 작은 행동이 있을 거예요. 그 이야기를 전해주면 모보이스로 같이 나눠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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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하고 자유롭게, 다정한 라이츠를 위한 약속
✦ 우리는 눈부신 존재예요ㅣ눈부신 고유성이 빛날 수 있도록 열린 마음으로 서로 마주하고 대화를 나눠요
✦ 우리는 모두 달라요ㅣ성별, 장애, 나이,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출신민족, 국적, 인종, 피부색, 학력 병력, 건강상태 등을 이유로 차별하지 않고 서로의 다양함을 받아들여요
✦ 우리를 있는 그대로 존중해요ㅣ누군가의 삶을 함부로 판단하거나 평가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존중해요
✦ 우리는 매일 배워요ㅣ몰라서 혹은 실수로 혐오의 말・행동을 했다면 이를 짚어줘요. 배울 기회가 생겼다면 반성하고 달라져요.
✦ 상호존중의 언어를 사용해요ㅣ서로의 이름, 닉네임을 부르고 이해가 쉽고 가벼운 존댓말로 대화해요
어쩌면 내 자신에게도 숨겨야 했던 어떤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여기가 안전한 곳이라는 믿음이 필요하죠. 이 믿음을 쌓기 위해서 라이츠에서는 서로 약속해요. 저와 라이츠 서포터, 참여하는 스피커까지 모두 함께요. 이 약속이 어떤 강제성을 갖진 않지만, 이를 통해 우리가 비슷한 세상을 바라고 있다는 걸 나누고 싶었어요. 같이 약속하고 아직 만나지 않았던 사람을 만나 못다한 이야기를 나눠볼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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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의 조각들과 무게
〰️ 아픈 몸과 사는 이소의 일상
지난🏡아픈 몸과 사는 글쓰기✨라이츠에서 아픈 몸과 사는 일상을 나눠준 스피커의 목소리를 전해요. 자신의 약함으로 타인의 약함을 가늠한다는 스피커 이소의 이야기를 찬찬히 읽어봐요.
❝아 망했어. 빈 노트북 화면을 봅니다. 번번이 머릿속이 텅 비지만 마감해야 하는 일들의 목록을 다시 떠올려봐요. 분명 급한 상황인데 타이핑해야 할 손가락은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번번이 왜 이럴까요. ADHD.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저는 주의력결핍 우세형이고 눈뜨자 마자 일상을 감각하는 제 상태는 이런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만약 만화 <포켓몬스터> 속 포켓몬들이 진짜 동물이라면 저는 겉모습만 사람인 잠만보인 게 틀림없어요. 틈만 나면 잠이 오거든요…스스로가 좀 미워요. 하지만 속도가 안 된다면 방향이라도 제대로 가보려 합니다. 그렇게 애쓰는 나날의 연속입니다. 다시, 다시, 다시❞
✍️스피커 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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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모보이스 읽고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보내줘요
당신의 이야기가 당사자의 목소리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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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죽음 뒤에 세상에 남길 수 있는 것은
따뜻한 말 한마디, 친절한 눈빛, 부드러운 손길이다
<자기돌봄>, 타라브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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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어데즈ㅣMORE DAZZ
광고 및 협업문의 hello@moredaz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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