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씩 작더라도 그건 분명 의미가 있어요
지난 15일, SPC계열 SPL제빵공장에서 20대 노동자가 소스 배합작업을 하다가 앞치마가 기계에 말려 들어가 숨졌어요. 누군가의 죽음을 마주하면 마음이 깊은 심연으로 가라앉는 거 같아요. 그 사람에게 일어난 일이 나에게도 당연히 일어날 수 있을 텐데, 그저 운이 좋아서 살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 마음으로 평소처럼 지내다가 잠깐씩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행동을 했어요. 인스타그램에 사망한 이의 소식을 올리고 친구와 그 일에 대해 이야기하고 SPC 계열사 브랜드를 찾아 불매하고 중대재해처벌법 관련 기사를 읽었어요. 엘리베이터에서 양손 가득 짐을 든 사람에게 몇 층 가시냐고 묻고, 걸음이 느린 사람 뒤에 서서 버스를 타고, 마주친 어린이에게 눈웃음을 지어주고, SNS에 사람들이 올린 기록을 천천히 읽고 마음 담아 댓글을 적고, 나를 낳아준 이에게 사랑한다고 메시지를 보냈어요. 당신도 마음이 좋지 않을거라 생각해요. 안타깝고 속상하죠. 슬프고 화가 나죠. 이 마음을 기억하며 무언가 해봐요. 조금씩 작더라도 말이죠. 그건 분명 의미가 있어요.
무수한 존재들과 함께 잘 살고 싶은🌳무수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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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역스토킹살인사건 #서울교통공사
⚖️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 재판이 시작되었어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전주환의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어요. ‘공판준비기일'엔 공소사실에 대한 피고인과 변호인의 입장을 확인하고, 증인 신문과 같은 증거조사 계획을 세워요. 피의자 전씨는 전날까지 세 차례 반성문을 제출하며 재판 일정을 변경해달라고 신청했어요. 피해자 측 대리인과 검찰은 2차 피해를 우려해 재판을 비공개로 진행달라고 요청했어요. 허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는데요. 대신 재판 관계인과 재판 방청 취재진에게 피해자에게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를 당부했어요. 해당 재판은 범죄사실은 이미 인정했기에 얼마큼의 형이 선고될지 주목하고 있어요.
🚇 서울교통공사는 아직까지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지 않았어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철도 지하철노동조합협의회는 2인 1조 순찰체계 도입을 요구했지만 공사는 재정난을 이유로 인력충원이 어렵다는 입장이에요.
✦ 모 서울 지하철 역무원 “직원이 직원을 살해한 스토킹 범죄 사건이 발생했는데 회사가 한 달째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 놀라울 뿐이다. 보호 장비 제공은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결하려는 게 아니라 직원 개인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방식이다. 공사는 2인 1조 순회를 위한 인력 충원 계획과 함께 직장 내 성폭력 근절 대책을 함께 내놔야 한다.”
특히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대표는 지난달 20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현안보고에서 여성 직원의 당직 근무를 줄이는 방안으로 대책을 내놓아 비판을 받기도 했어요. 배진경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는 위험하니까 여성 당직을 줄이겠다는 발상은 ‘위험하니까 밤에 여자는 돌아다니지 말라'는 종류의 사고방식이라며 안전한 환경은 근본적 위험 요소를 제거하는 데서 나오지 여성의 행동반경을 제한하는 데서 나오는 게 아니라고 지적했어요.
📑 서울시가 ‘스토킹범죄 예방 및 피해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어요
해당 조례에선 ‘스토킹 행위’를 피해자 본인뿐 아니라 피해자의 동거인 및 가족까지 불안감과 공포심을 일으키는 행위로 넓게 정의했어요. 또한 스토킹 피해자 보호에 초점을 두고 있어요. 구체적인 조항을 보자면요.
✦ 스토킹범죄 예방을 위한 방안과 피해자 보호・지원 방안, 스토킹범죄 예방교육과 홍보 방안 등에 대한 계획을 해마다 의무화 수립
✦ 스토킹범죄 실태조사, 피해자 심리상담과 법률상담 지원사업 할 수 있도록 근거조항 마련
✦ 스토킹범죄 예방 및 피해자 보호・지원 관련 업무 종사한 사람과 종사했던 사람 모두 직무상 알게 된 정보를 누설하지 말아야 한다는 조항 마련
서울시는 최근 ‘스토킹 피해자 전용 보호시설'을 열었어요. 내년부터는 스토킹 피해자가 심리・법률・의료 서비스를 맞춤형으로 받을 수 있는 ‘스토킹 피해자 원스톱 지원서비스'와 경호원 보호를 받는 ‘동행 서비스'도 시행한다고 해요. 이 변화들이 피해자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같이 관심 있게 지켜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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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이주민 #인권
📢 “불법인 사람은 없다”
정부가 10월부터 12월까지 두 달간 미등록 이주민에 대한 합동단속을 들어갔어요. 그 이유로 ‘엄정한 체류질서 확립'라고 밝혔는데요. 이 소식에 난민인권센터, 이주민센터 친구 등 10여 개 단체는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뭉쳐 합동단속이 반인권적이라고 목소리 내고 있어요. 실제로 2018년 딴저테이 미얀마 이주 노동자, 2019년 품누 아누삭 태국 이주 노동자가 단속을 피하려다 사망하기도 했어요.
✦ 이주민단체 “2000년대 이후 이주인권단체의 추산으로 삼십여 명의 미등록 이주민이 단속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되어 사망했다. 2018년 버마노동자 딴저테이씨의 경우 건설현장에서 과도하고 위험한 단속으로 인해 지하 8미터 깊이에 추락해서 뇌사상태에 빠져 있다가 사망했는데 국가인권위의 직권조사 결과 법무부의 책임이 밝혀졌다. 그러나 법무부는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고 권고도 수용하지 않았다. 그 후에도 김해에서 2019년 단속 과정에서 태국노동자 품누 아누삭씨가 갈비뼈골절과 이로 인한 간 손상으로 사망했다. 가까이는 올해 7월에 군포의 마사지샵 단속 과정에서 중국노동자 한 명이 창틀에서 11m 아래로 떨어져 사망한 사건까지 있었다. 정부는 과연 이러한 참극을 또 되풀이하고자 하는 것인가? ‘불법인 사람은 없다!’ 더 이상 미등록 이주민을 폭력적이고 반인권적인 강제단속의 희생양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이들은 대통령실 관계자에게 항의서한을 전했어요. 이후 법무부 항의 방문과 장관 면담 요구를 이어갈 거라고 해요.
🏢 법무부가 ‘난민 이의신청 접수 및 처리에 관한 지침'을 만들었어요
난민불인정결정 등에 대한 이의신청에 관한 구체적인 업무 처리 절차와 기준을 지침으로 담아 공개했어요. 전보다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겠다고 하는데요. 구체적으로 달라진 점을 보자면요.
✦ 난민불인정 결정에 관여한 난민조사관은 이의신청에서 배제돼요
✦ 난민위원회에서 출석을 요구할 경우 최소 7일 전까지 통지하고 준비할 기간을 마련해요
✦ 출석자의 의견을 기록한 문서를 제출하면 구두진술로 인정해요
✦ 난민 분야의 민간전문가 40명 내외로 구성된 자문위원단을 구성해요
이 소식에 난민단체 및 활동가들은 지침 공개를 환영했는데요. 한편으로 난민 심사 및 처우, 체류 관련 지침도 공개되어야 한다고 지적해요. 현재 단순 통보 수준인 난민 불인정 사유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는 비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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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의 코멘트
2012년, 라연우(아메드 라바비디)씨는 제주도 왔어요. 고국인 시리아에서 전쟁으로 목숨을 잃을 위험에 처해서 떠나왔죠. 난민 인정 심사를 1년이나 기다리고 어렵게 1년마다 연장해야 하는 인도적 체류 허가를 받게 되었어요. 그 후 좋아하는 커피를 만들고 싶다는 꿈으로 카페 바리스타로 2년을 일했어요. 2018년 제주에 예멘 난민 500여 명이 들어오자 난민 통역을 담당하게 되는데, 그때 그는 무서웠다고 해요.
“통역을 처음 할 땐 무서웠어요. 저도 그 사람들한테 외국인이잖아요. 그리고 시리아에서도 18살까지만 자랐고, 쓰는 용어도 익숙하지 않고, 전쟁이나 정치 상황에 관한 단어들도 모르는 게 많은 거예요. 아침 7시에 나오면 밤 10시에 집에 들어와요. 그땐 감당이 안 됐어요…제가 제주도에 처음 왔을 때 어려웠던 것을 그 사람들도 느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들어보면 진짜 여기까지 올 수밖에 없었구나 하는 사람들이 많고, 도움을 줘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그는 제주 나오미센터에서 난민을 위해 일하고 있어요. 특히 이주민・난민에 대한 이슈를 정리하다보면 그들이 나와 너무 멀리 있다는 생각을 해요. 그럴 땐 한 사람의 이야기가 담긴 글을 읽으려고 해요. 라연우님의 인터뷰 덕분에 조금은 거리감을 줄이고, 그를 알게 된 거 같았어요. 함께 살아가는 어떤 사람을 너무 먼 존재로 두고 싶지 않다면 찬찬히 읽어봐요. 또 최근 ‘난민혐오대응워킹그룹'에서 난민 이야기를 위한 가이드북을 만들었어요! 쉽게 정리되어있으니 난민이 아직 낯설게 느끼는 분들에게도 도움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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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 #일상
🏥 “페미니즘 공부를 하며 의료인으로서 고민을 깊게 했어요”
서울 동작구 장승배기에 ‘색다른의원'이 생겼어요. 이곳은 국내 최초 성・재생산 건강 전문의원인데요. 이를 만든 최예훈 원장을 산부인과나 여성의학과라 밝히지 않고 다양한 환자들을 맞이하고 있어요. 성중립 화장실, 장애인 화장실을 마련하고 휠체어가 편히 다니도록 신경썼어요. 그의 한겨례 인터뷰를 읽으며 진심으로 고민하고 방법을 찾는 태도를 배웠어요. 인터뷰 일부를 전해볼게요.
✦ “흔히 산부인과에서는 그냥 성경험 유무를 묻잖아요. 그간의 경험과 외국 사례를 참조해서 저희는 조금 자세한 설명을 제공하려 노력했습니다. 질경이나 초음파같이 질내 삽입되는 기구를 사용하기 위한 질문이라는 것을 먼저 밝히고 탐폰, 생리컵, 성기, 손가락 등 삽입의 경험이 있는지 묻는 식으로요.”
✦ “의사로서 트레이닝을 받은 뒤 현장에서 반복되는 일을 하면서 매너리즘에 빠져 있던 때 페미니즘 공부를 하게 되었고 의료인으로서 고민을 깊게 하게 되었습니다. 제 인생은 페미니즘을 공부하기 전과 후로 나뉘어요.”
✦ “지금은 환자에게 죄의식을 심어주는 행위 자체가 의료인이 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제가 의료인이고 임신중지가 의료서비스이기 때문에 환자의 의사를 존중하고 지지해야 한다고, 제 안에서 이 문제를 소화하기까지 굉장히 시간이 걸렸어요. 저 역시 환자에 대한 신뢰가 부족했던 것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 “채식 요리를 나눠 먹고, 강아지를 함께 산책시키며 사는 우리. 뭐라 할까, 이 안정감을?"
한겨례21 칼럼에서 김주온 BIYN(기본소득청'소’년네트워크) 활동가는 생활동반자들과 함께 사는 일상의 안정감, 연대와 사랑을 말하는 퀴어 결혼식에 대해 이야기 했어요. 이 이야기를 읽으며 단지 누구와 사는 것을 넘어 어떤 삶의 모양을 나누며 살아갈지가 중요하겠구나 배웠어요. 다채로운 일상을 살펴보고 당신이라면 어떤 하루를 살고 싶은지 생각해보면 좋겠어요.
✦ “여성들의 삶을 위협하는 뉴스에 분노하며 위로하고, 온갖 스포츠에 새롭게 도전하고, 채식 요리를 나눠 먹고, 강아지를 함께 산책시키며, 다달이 부엌 식탁에 둘러앉아 집안의 대소사를 논하며 사는 우리. 뭐라 할까, 이 안정감을?”
✦ “처음 가본 퀴어 결혼식이었다. 지금까지 본 결혼식과 무엇이 달랐냐면, 퀴어 하객이 가득한 것, 비건 코스 요리가 준비된 것, 신부의 반려견이 화동이 되어 예물을 가져다준 것, 차별과 혐오가 아닌 연대와 사랑을 말하는 성혼 선언문이 낭독된 것. 결혼식 이후 혼인신고를 하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괌까지 가야 한다는 것이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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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어데즈 홈페이지 만들었어요!
마음의 숙제였던 모어데즈 홈페이지를 드디어 만들었어요! 혼자서 해내느라 어렵고 여전히 아쉬운 점도 있지만, 시작은 작고 귀여운 법이니까요. 모어데즈 홈페이지는 눈부신 이야기를 나누는 곳이에요. 이 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눈부신 이야기를 나누고자 만들었어요. 이곳에서 있는 그대로 나를 말하고, 마음속 응어리를 꺼내고, 서툴러도 외치고, 어떤 모습도 괜찮다고 말하는 이야기를 읽어봐요. 모어데즈를 만드는 무수의 글도 있어요. 아직은 허전하지만 차근히 채워나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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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온라인 세상에서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
〰️ 라이츠에 문자통역 반영하기
❝라이츠에서만큼은 이 문제를 서로 인식하고 함께하는 모두가 문자통역 비용을 분담해보면 어떨까 생각했다. 혐오가 일어나는 이유로 많은 이들은 ‘무지'를 말한다. ‘만난 적 없기에', ‘서로 잘 모르기에' 타인을 쉽게 혐오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잘 모르겠다. 우리는 어디서 만날 수 있는지, 우리가 온라인 세상에서 어떻게 만날 수 있을지 아직도 어렵다. 여전히 물음표 가득하지만 작은 마침표를 만들며 라이츠를 해나가고 있다. 여기서 우리가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며.❞
✍️ 모어데즈 만드는 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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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로 내 삶을 해석하는 건 스스로를 이해하게 만들어줘요
〰️ ❬수치심으로부터 나 글쓰기❭ 라이츠 서포터 사월날씨 인터뷰
❝글을 쓰면서 주관적인 관점으로 나를 바라보는 연습을 해요. 내 마음에 정당성을 부여함으로써 나라는 점들을 선으로 잇는 것이죠. 스스로의 기준으로 나와 나의 삶을 해석하고 이해해야 자신을 긍정하고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나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글쓰기를 통해 삶을 재구성하는 건 내가 삶을 받아들이는데 큰 도움을 줘요.❞
✍️ 서포터 사월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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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모보이스 읽고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보내줘요
당신의 이야기가 당사자의 목소리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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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비관과 낙관이 공존한다고 생각해요. 세상을 비관적인 시선으로 볼 줄도 알아야 하겠지만, 결국엔 낙관과 긍정, 희망이 우리를 살게 하니까요. 이 대비되는 개념이 공존할 수밖에 없다는 게 우리 삶의 굴레죠.
<우리가 사랑한 내일들>, 유선애 인터뷰집 중 황소윤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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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어데즈ㅣMORE DAZZ
광고 및 협업문의 hello@moredaz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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