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재난'이라는 말을 가장 많이 떠올렸어요. 폭우로 누군가는 집에서, 집으로 돌아가다가, 일하다가 목숨을 잃었어요. 지금까지 11명이 사망하고 8명이 실종되었어요. 제 일상엔 코로나가 휩쓸었는데요. 같이 사는 친동생 2명이 연달아 코로나 확진이 되어 이들을 돌봤어요. 끼니를 챙기고 방문을 나갈때마다 3-4번의 소독을 하고 집에서도 마스크를 끼고 있었어요. 몸이 아픈 동생들이 걱정되고 나도 걸렸을까봐 혹은 걸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내 몸을 의심스럽게 바라봤어요. 집에서도 안전하다는 감각이 사라지니 쉬이 지치게 되더라고요. 사람의 에너지가 이리 빨리 소진되는 것인가 새삼 놀랐고 문득 거울을 보니 전에 없던 흰머리가 나있었어요.
재난이란 '뜻밖에 일어난 재앙과 고난'을 뜻해요. 이 때문에 재난을 마주하면 일상의 통제력을 잃어버린 거 같은 기분이 되는거 같아요. 이 감정을 어떤 이들은 기후우울증이라고도 부르는 거 같더라고요. ‘재난’하면 영화처럼 소스라치게 놀라며 도망가는 모습이 먼저 떠오르지만, 현실 속 재난은 조금 다른 얼굴인 거 같아요. 놀랄 겨를도 없이 상황을 수습하고 일상을 살기 위해 애쓰다 서서히 에너지가 소진되죠. 재난의 일상에서 어느 날은 모보이스를 보낼 수 있을거 같다가 그 다음 날은 포기하고 싶었어요. 참고하면 해낼 수 있었지만 그렇게 눌러놓은 몸과 마음이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른다는 생각에 이번주는 쉬어가요. 아직 남아있는 작은 에너지를 지키며 무사히 회복하고 올게요. 이 시기 당신도 자기 자신과 주변 이들을 더 너그럽게 대하며 재난으로부터 무사하길 바래요. 당신의 눈부신 일상을 기도합니다.
이번주 모보이스에서 나누고 싶었던 혐오이슈에 관한 기사와 여러 정보 링크로 짧게나마 전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