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10월 14일을 기억하시나요? 2년 전, 10월 14일을 기억하시나요? 어떤 순간은 시간이 지나도 또렷하게 남아있어요. 제겐 세월호 사건을 처음 알게된 순간이 그랬고, 2년 전 설리님의 소식을 알게된 날도 그랬습니다.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오고 있었어요. 열차 손잡이를 붙잡고 하염없이 네이버 뉴스창을 새로고침했었어요. ‘아니겠지. 아닐 거야' 하면서요. 그날도 오늘처럼 아름다운 가을날이어서 더 눈물이 났던 것도 같아요. 그리고 스스로 이상하다고 느꼈습니다. 난 그를 특별히 좋아하지 않았는데 왜 이리 슬픈 걸까, 그랬어요. 그러면서 죽음이 너무 가깝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혹시 어제, 오늘 비슷한 감정에 사로잡힌 분이 있을까 해서 입니다. 2년 전, 그때 나도 모를 이 감정을 나눌 사람이 간절했거든요. 여기, 당신의 마음에 공감하는 사람이 있다고 전하고 싶었어요. 저도 당신과 비슷한 마음이에요. 무수한 존재들과 함께 잘 살고 싶은🌳무수 드림 사랑을 처벌하는 군형법 군형법 제92조 6항이 어떤 내용인지 아시나요? 최근 인권단체들은 퀴어 군인을 처벌하는 이 군형법 조항을 폐지하라고 촉구시위를 진행했습니다. 해당 조항이 무엇인지 짚어보고 어떤 문제가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 동성 간 성관계를 처벌하는 군형법 제92조 6항 군형법이란, 대한민국 군인에게 적용되는 법으로 현역 장교, 준사관, 부사관, 병, 군무원 등이 해당합니다. 제92조가 포함된 군형법 제15장은 강간과 추행의 죄에 관한 조항을 담고 있습니다. 이에 어떤 행위가 강간, 유사 강간, 강제추행인지 명시하고 그 죄를 범했을 때 몇년 형에 처한다는 내용이 담겨있어요. 그중 문제가 되는 제92조 6항을 살펴보면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제1조 제1항부터 제3항까지에 규정된 사람에 대하여 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을 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즉 대한민국 군인으로 규정되는 사람이 항문성교를 할 경우 처벌을 받는다는 내용입니다. 이 조항에 대해 퀴어 당사자와 인권단체들은 지속해서 비판해왔습니다. 👊 “퀴어 군인은 처벌하는 조항을 폐지하라" 세계 커밍아웃의날인 지난 11일 ‘군 관련 성소수자 인권침해・차별 신고 및 지원을 위한 네트워크' 단체와 기본소득당 등은 국방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폭력은 묵인하고 동성애만 처벌하는 군형법을 개정하라고 촉구했습니다. 특히 제92조 6항을 폐지해야 하며 동의 여부가 아닌 특정 체위를 추행으로 분류해 처벌함으로써 성소수자 군인을 색출하고 처벌하는 조항으로 기능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 앎은 해당 조항이 항문성교와 합의한 동성 간 성관계를 처벌하는 규정이라며 피해자가 없어도 가해자를 처벌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군형법 제92조6을 위반한 혐의로 수사를 받은 인물이 모두 51명에 달한다고 밝혔는데요. 이들 중 최소 23명은 2017년 성소수자 군인 색출사건의 피해자로 확인된다고 전했습니다. 용혜인 의원은 군이 성폭력 사건들에는 보여주기식 수사와 제 식구 감싸는 판결로 대응하면서, 동성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처벌하는 군 자신이 군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비판하며 군형법 제92조 6항을 폐지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무수의 코멘트 “조금 더 적극적으로 안전한 공간을 좀 만들고 넓혀가는 실천을 시작해야겠다. 그것이 아주 작은 한 평짜리의 작업일지언정" 이는 시각예술활동가 ‘제람'이 인터뷰에서 했던 말입니다. 그는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군에서 겪었던 폭력을 알리고, 시각예술이라는 언어를 통해 동성애자 군인에 대해 변하지 않은 인식과 태도를 표현하며, 우리에게 필요한 안전한 공간을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닷페이스에서 진행한 그의 인터뷰를 읽으며 이렇게 세심하고 다정한 사람이 있을까 감탄했습니다. 제람과 같은 사람 덕분에 우리가 더 눈부신 세상을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서로를 알아봐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의 인터뷰를 전합니다. ‘난민 인정'은 하늘의 별 따기인가? 입국 허가를 받지 못해 공항에서 287일을 지냈던 루렌도・보베테가족이 드디어 난민 인정을 받았습니다. 그들이 한국에 온 지 거의 3년 만에 일입니다. 한국에서 난민으로 살기 위한 그들의 기나긴 과정을 돌아보며 올해 1~4월 난민 인정률이 0.3%로 떨어진 우리나라 난민심사의 문제점을 짚어보겠습니다. 루렌도와 보베테는 콩고 출신으로 앙골라에서 살았었습니다. 허나 앙골라에서 내전이 발발했을 때 콩고가 반군을 지원했던 탓에 콩고 출신인 이들은 앙골라에서 차별과 탄압을 받았습니다. 그 와중에 택시 운전사였던 루렌도는 실수로 경찰차와 부딪치는 사고가 났고, 이 때문에 그는 경찰에게 폭행을 당하고 10일간 구금되었습니다. 보베트 또한 집으로 들이닥친 경찰에 폭행을 당했습니다. 그들은 그 상황을 이렇게 말합니다. “믿어지지 않겠지만 콩고인이 앙골라 경찰에게 잡히면 언제든 죽음으로 몰고 갈 수도 있는 상황이에요. 기본적인 인권마저도 기대할 수 없어요.” 때문에 루렌도・보베테 가족은 절박한 심정으로 안전을 위해 한국을 찾았습니다. ✦ 2018년 12월, 콩고 출신인 루렌도, 보베테, 4명의 자녀는 피난처를 찾기 위해 인천공항에 도착 ✦ 2018년 12월, 인천공항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루렌도・보베테 가족 여권을 압수하고 송환 지시 내림 ✦ 2019년 1월~2019년 10월, 287일 동안, 인천공항에서 노숙 생활
✦ 2019년 10월, 시민들의 연대와 인권 변호사의 도움으로 끝내 승소해 공항을 벗어남 ✦ 2021년 4월, 난민 심사에서 불인정 ✦ 2021년 10월, 이의신청으로 재심사 진행해 드디어 난민 인정 거의 3년 만에 루렌도・보베테 가족은 법무부 난민위원회로부터 난민 인정을 받았습니다. 이 결정으로 루렌도, 보베테 부부와 네 명의 자녀가 한국에서 난민으로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보베테씨는 이 소식을 듣고 너무 기쁘고 많은 분이 도와주셨다며 감사하다고 전했습니다. 3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리게 된 것은 우리나라 난민 심사의 문제입니다. 우리나라는 1992년 유엔난민협약에 가입했고 2013년 아시아 최초로 난민법을 시행하는 제도적 절차를 마련했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우리나라의 난민 인정률은 1994년 이후 누적 평균치 2.9%, 올해 1~4월은 0.3%입니다. 정말 낮은 수치이죠. 이에 지난 1일, 난민인권네트워크와 사단법인 두루는 법무부에 난민지침을 공개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이상현 두루 변호사는 난민지침 비공개 때문에 불투명하고 예측 가능하지 않은 난민행정이 이뤄지고 있다며 쌍방이 다투는 재판에서 규칙을 한쪽만 알고 있다면 결코 공정한 재판이라 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최초록 난민인권네트워크 소속 변호사는 재작년에는 난민면접 조서가 아예 허위 작성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며 11년째 계속된 밀실행정은 중단돼야 한다고 비판했어요. 더불어민주당 소병철 의원 역시 법무부가 난민 신청자에 대해 제대로 된 심사를 하고 있지 않다는 법원의 지적이 이미 여러 차례 있었다며 난민 지침을 투명하게 공개해서 지침상의 조사 의무를 이행했는지, 충분한 심사 있었는지 점검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성차별 질문, 더는 받고 싶지 않다 또다시 반복된 채용 성차별 이슈입니다. 이번에는 SK picglobal(에스케이 피아이씨글로벌) 채용 면접 자리에서 수차례 성차별 질문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습니다. 부당함을 느낀 면접자는 이를 고용노동부에 신고했는데요. 고용노동부가 법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해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 짚어보고 무엇이 문제인지 전해드리겠습니다. 에스케이 피아이씨글로벌 면접을 보게 된 응시자 A씨는 면접관으로부터 ‘만나는 사람이 있느냐', ‘결혼 계획은 있냐', ‘향후 결혼, 출산 계획이 있느냐, 있다면 몇 년 정도로 생각하느냐’ 등 업무와 무관한 성차별 질문을 수차례 받았습니다. 면접이 끝나고 불쾌했던 A씨는 친구에게 카톡으로 “스크(SK)에서 면접 볼 때 결혼출산 질문했는데, 이거 법적으로 문제 있는 거 아니냐"고 묻기도 했습니다. 이후 A씨는 불합격 통보를 받았습니다. 두 달이 지나서 A씨는 고용노동부에 채용 성차별을 조사・처벌해달라고 민원을 제기했습니다. 2주 뒤 고용노동부는 면접 자료에 혼인 여부를 기재하는 등의 행위를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돼 채용절차법 위반을 볼 수 없다고 설명하며 다만 구두로 혼인여부 등을 질의하는 것을 채용절차법 입법 취지를 훼손할 우려가 있어 주의・촉구 조치했다고 전했습니다. 😠 다시 살펴본 노동청 조사는 허술했다 A씨는 중소・중견 기업 면접에서 성차별 질문을 수없이 받았지만 대기업 계열사에서도 같은 질문은 받으니 그냥 넘길 수 없었다며 고용노동부가 이런 상황을 바로 잡아주길 기대했는데 고용노동부도 기업의 편이라는 것만 확인한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자신의 경험을 ‘채용성차별철폐공동행동'에 알렸습니다. 이를 통해 고용노동부 서울고용노동청이 조사한 자료를 정의당 강은미 의원실과 <한겨례>가 살핀 결과 여러 문제가 발견되었죠. ✦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여부를 검토하지 않았다
✦ 노동청 조사에서 사측이 밝힌 혼인 여부 내용을 자기소개서에 자발적으로 기재해 사실 확인차 질문했다는 건 잘못되었다
지난 12일, 채용성차별철폐공동행동(공동행동)은 국회 앞에서 에스케이피아씨글로벌의 성차별 면접과 잘못된 고용노동부 조사를 비판하며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피해 면접자는 성차별 질문을 받을 때마다 거대한 벽을 마주한 막막함, 그 벽에 부딪혀 산산조각 나는 듯한 처참함, 그래도 원하는 답을 해내야 한다는 압박감을 견디며 대답했다며 더는 이런 질문을 받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같은 자리에서 김두나 변호사는 고용노동부 등이 채용 성차별을 근절할 의지가 있다면 이번 사건과 같은 질문이 남녀고용평등법이 금지하는 성차별 행위이고 채용절차법이 금지하는 자료 수집 행위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정의당 강은미 의원은 고용노동부 소속기관 국정감사에서 채용 과정에서의 차별적 행위가 끊이지 않는데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이 문제에 대한 인식 수준이 일반인 상식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성차별 면접 민원처리에 대해 지적했습니다. 💬 무수의 코멘트 채용 성차별 문제가 이슈화된 것은 반복된 성차별 질문을 더 이상 넘기지 않고 문제를 제기한 당사자 덕분입니다. 여기에 힘을 보탠 채용성차별철폐공동행동과 정의당 강은미 의원과 이를 알린 언론사도 있었죠. 이번 이슈를 통해 다시 한번 문제를 문제라고 말하는 것의 중요성과 연대의 힘을 배웠어요. 우리도 함께 더 관심 가져봐요. 사회를 더 나쁘게 만드는 정치인의 혐오발언 강충룡 제주도의원이 퀴어 혐오발언을 해 비판받고 있습니다. 더욱이 이 혐오발언은 관련 내용이 담겨있지 않은 학생인권조례 제정에 반대하며 나온 말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국가인권위는 강 의원의 혐오발언에 대한 사회 해악 정도가 매우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자세히 전해보겠습니다. 지난해 12월, 국민의힘 강충룡 제주도의원은 제주도의회 본회의장에서 학생인권조례 제정 반대 의견을 주장하며 퀴어 혐오발언을 했습니다. 그는 동성애, 동성애자를 싫어한다며 우리 자식들에게 동성애가 괜찮다고 학습・이해시키는 것에 대해 납득할 수 없으며 그것이 동성애를 권장하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발언했습니다. 해당 발언 이후 논란이 일자 강 의원은 유감이라며 동성애가 확대될 수 있는 조건이나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입장문을 냈는데요. 이에 제주 지역 인권・시민단체들은 강 의원이 퀴어혐오와 편견을 조장한다면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습니다. 🗣 “정치인의 혐오표현은 사회에 미치는 해악이 매우 크다" 인권위는 강 의원 발언으로 구체적인 피해가 발생하지 않아 진정을 각하 처분하면서도 강 의원의 발언이 퀴어 혐오표현이라는 것을 명확히 했습니다. 이에 인권위는 강 의원의 발언이 성소수자 집단을 비정상적이고 일탈적인 존재로 규정하는 혐오표현으로, 성소수자 구성원들에게 위축감, 공포감, 좌절감을 야기할 뿐 아니라 그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키는 등 사회에 미치는 해악의 정도가 매우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덧붙여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에게 향후 소속 도의원이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표현을 하지 않도록 주의를 촉구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표명했다고 밝혔습니다. 💬 무수의 코멘트 특히 인권위는 정치인의 혐오표현은 더 넓게, 더 빠르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며 특정 집단의 존엄을 침해하거나 공론장을 왜곡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대한민국헌법 제1조에는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명시되어있습니다. 대선이 다가오는 만큼 우리가 가진 권력을 대표하는 정치인이 혐오를 행하지 않는지 유심히 살펴봅시다. 달이님의 이야기에 저도 공감해요. 여전히 드라마나 영화에서 여성 캐릭터를 단편적으로 혹은 왜곡되게 그려놓는 걸 종종 발견합니다. 이런 콘텐츠가 사람들의 무의식에 심어놓는 고정관념, 편견, 혐오를 생각하면 두려워지기도 해요. 그 콘텐츠가 인기가 많을수록 더욱 그렇죠. 그래서 말씀하신 여성혐오가 두드러지는 작품에 문제제기하고 불매를 선언하는 행동은 전혀 소극적이지 않다고 생각해요. 저도 함께하겠습니다! 덧붙여 적어주신 책도 읽어보려고 해요. 진솔한 생각 나눠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오징어게임’을 보진 않았지만, 모어데즈를 통해 어떤 여성혐오가 표현되었는지 알고, 그 콘텐츠를 더 보고싶지 않아졌습니다. 대부분의 미디어는 여자들이 살아남기 위해서 자의적으로 성을 팔고 있다고 암시하지만 현실은 반대입니다. 최근 읽은 책 '보이지 않는 여자들'에서도 많은 여성이 수용소에서 경찰이나 남성 권력자들로부터 성추행이나 성희롱을 당했지만 문화적・언어적 장벽 때문에 신고되지 않았다고 지적합니다. 그리고 실상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는 ‘오징어게임’ 속 여성혐오적 표현이 이런 현실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소극적인 것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여성혐오적 묘사가 두드러진 작품에 대한 불매운동과 문제 제기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 기사 감사해요~ 🌖 달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뉴스레터를 읽으며 떠올랐던 생각, 당사자 이야기나 연대의 메시지. 뭐든 보내주세요! 레터에 대한 피드백도 있다면 전해주세요. 꼼꼼히 살피고 더 나은 모습으로 찾아갈게요 우리는 언제나 서로의 짐이고, 또한 힘이다 새벽 세시의 몸들에게, 김영옥・이지은・전희경・메이 모어데즈ㅣMORE DAZZ 인스타그램 @moredazz.official 광고 및 협업문의 hello@moredazz.com 구독하기 Subscribe 수신거부 Unsubscribe |
혐오를 마주하는 당사자의 목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