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으로 풍요롭게 느껴진 순간들 이번 주에 재난지원금을 받았어요. 받고 나서 바로 집 근처 마트로 가서 야채 쇼핑을 했어요. 고구마도 사고, 가지도 사고, 세일해 한 팩에 990원 하는 두부도 2개나 샀습니다. 그렇게 장바구니 가득하게 샀는데도 3만 원이 넘지 않아서 기분이 정말 좋았어요! 또 어제는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에 있는 분식점에 가서 떡볶이 1인분을 용기에 포장해오고, 편의점에서 흑맥주도 샀어요. ‘4캔에 만 원인데, 세트로 사는 게 저렴한 게 아닌가?’ 한참 고민하다가 건강에 안 좋은 거 같아 하나로 타협했습니다. 나라에서 준 돈으로 동네 가게에서 알뜰살뜰 생활에 보탬이 되는 소비한 순간들이 제겐 풍요롭게 느껴졌어요. 그런 저 자신이 ‘좀 멋진데?’ 싶기도 했어요. 어쩐지 재난지원금이 아니라 풍요지원금으로 불러야 하는 건 아닌지 생각했습니다. 재난지원금 받으셨나요? 어떻게 쓰고 계신지 슬쩍 궁금해지네요. 무수한 존재들과 함께 잘 살고 싶은🌳무수 드림 왜 난민을 난민이라 부르지 않는가 정부는 한국과 협력한 아프간 현지인과 그 가족 약 390여 명을 국내로 입국시켰습니다. 허나 이들을 부르는 명칭을 난민에서 특별공로자, 그 후엔 특별기여자라고 변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 때문에 정부가 난민을 난민이라고 부르지 않는 문제, 일부 국민의 난민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을 회피하려는 점을 비판하는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어요. 이에 정부가 사용한 용어를 살펴보고 비판하는 의견을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 난민에서 특별공로자, 특별기여자로 용어를 바꾼 정부 지난 8월 24일 아프간 현지 조력자를 ‘난민'이나 ‘피난민'으로 부르던 정부는 25일 외교부 브리핑에서 통해 한국 정부와 협력한 아프간 현지인과 그 가족은 난민이 아니라 ‘특별공로자'로 국내에 이송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특별공로자'라는 용어는 출입국관리법과 국적법에 명시된 법률용어이기도 했는데요. 그 후 26일 법무부 장관 브리핑에서 ‘특별기여자'라는 새로운 명칭이 나왔습니다. 이에 ‘특별기여자'라는 법령에 없는 용어를 사용한 것은 영주권이나 특별귀화를 바로 누릴 수 있는 외국인에 대한 최고 수준의 신분을 뜻하는 특별공로자에 대한 문제제기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결국 난민을 난민으로 부르지 않은 채 며칠 사이에 특별공로자, 특별기여자로 명칭을 변경하는 정부의 모습이었습니다. 이에 비판적인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요. 🗣 “특별기여자는 난민이다. 이들은 모두 같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 정부가 난민을 난민으로 부르지 않고 특별한 경우라며 구분 짓는 모습과 난민에 대한 일부 국민의 부정적인 반응을 피하려고 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 이집트 정부를 비판했던 다위시 무삽, “특별기여자 용어는 난민에 대해 말하는 것을 피하는 것이며 이것이 차별이다. 인권을 위해 싸우고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려 노력한 난민은 모두 특별기여자이다. 아프간 사람들을 받는 건 좋은 일이지만, 난민 모두 같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 ✦ 이일 공익법센터 어필 변호사, “본국에 남아있으면 심각한 인권침해를 당한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같은 처지의 난민이다. 난민을 보호하는 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정부가 마땅히 져야 하는 의무인데, 이걸 마치 공로가 있는 사람에게 선물을 주듯이 접근해버렸다.” ✦ 이한재 사단법인 두루 변호사, ”국가에 기여했는지 여부로 마음에 드는 난민을 선택해 정착시키는 것은 문제적이다. 국가는 모든 난민을 인정할 의무가 있다.” ✦ 장혜영 정의당 의원, “‘난민'이라는 단어가 가지는 휘발성을 피해가고 싶은 정부의 고육지책이라고 평가한다. 난민문제를 애둘러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 환대하는 분위기가 생긴다면 그 가치는 반드시 인정해야 하며 여기서 생긴 긍정적인 온기가 얼어붙은 난민문제로 올 수 있도록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 💬 무수의 코멘트 얼마 전, 한 채팅창에서 누군가가 몰카를 하자고 말했습니다. 장난의 의미로 사용한 것이지만, 잘못된 말이기에 “몰카가 아니고 깜짝카메라 이겠죠~”라고 말했어요. 그러자 “어떤 교수님보다 유용하네요 ㅋㅋㅋㅋㅋㅋ"라는 채팅이 올라왔습니다. 여러 사람이 참여한 익명의 채팅 공간이었기에 이게 저에게 하는 말인지 그리고 칭찬인지 비아냥인지 알 수는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그다지 유쾌하지도 않았어요. 하지만 그 말을 꺼낸 건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로 인해 누군가는 그 단어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으니까요. “이야기를 바꾸는 일, 이름을 바꾸는 일, 새 이름이나 용어나 표현을 지어내고 퍼뜨리는 일은 세상을 바꾸려 할 때 핵심적인 작업이다.” 리베카 솔닛은 책 «이것은 이름들의 전쟁이다»를 내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처럼 중요한 이름이기에 전 ‘몰카’를 ‘깜짝카메라’로 정정했고, 정부는 며칠 사이에 여러 번 용어를 바꿨으며, 또 어떤 이들은 난민을 난민이라고 말해야 한다고 지적하는 것이죠. 우리가 ‘난민'이라는 이름을 제대로 말하고, 더 나은 논의를 이어갈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봐요. 이름은 전혀 사소하지 않습니다. 육아휴직이 불이익의 이유? 남양유업에서 육아휴직을 낸 여성 팀장이 불이익을 받았고 그 과정에서 홍원식 회장의 직접 개입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습니다. 이에 남양유업 측은 많은 직원들이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사용하고 있다는 입장인데요. 의혹이 불거진부당한 사례를 살펴보고, 우리나라 육아휴직의 현주소를 짚어보겠습니다. SBS 보도에 따르면, 남양유업에서 근무한 최아무개 팀장은 2015년 육아휴직을 내고 1년 뒤 복직하자 전과 다른 단순업무를 부여받았다고 합니다. 이에 2017년 최씨는 노동위원회에 부당 인사발령 구제신청을 냈다고 해요. 그 후 회사는 최씨를 고양물류센터, 천안 물류창고 등으로 인사 발령을 냈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 역시 관련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습니다. 홍 회장으로 추정되는 한 음성 녹취가 공개되었기 때문인데요. 이 녹취엔 “빡세게 일을 시키라고,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강한 압박을 해서 지금 못 견디게 해"라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이에 대해 남양유업 측은 많은 직원들이 자유롭게 육아휴직을 사용하며 어떠한 인사상 불이익 및 부당한 대우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현재 법적 판결 절차가 진행 중인 일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음성 녹취에 대해선 시기와 앞뒤 내용 등을 확인할 수 없어 관련 사안인지 파악이 어렵다고 언급했어요. 실제로 최씨는 회사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내 1심에서 승소했으나 항소심에서 패소한 뒤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여성단체와 여성 당사자들은 차별이라고 비판하며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 전국여성노동조합에서는 지난 8일 성명을 내 남양유업 회장이 나서 성차별적 기업운영을 조장하며 불법으로 자행한 일을 규탄하며 동시에 고용노동부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 맘카페에서는 “엄마들한테 제품을 팔면서 어떻게 갓 엄마가 된 직원한테 그럴 수 있냐", “분유로 큰 회사 아닌가요"라는 분노하는 글과 함께 남양 제품 불매운동을 거론했습니다. 🙄 일하는 양육자 중 단 8%만 육아휴직 통계청이 진행한 ‘2015~2019 아동가구통계등록부'에 따르면 2019년 기준 8살 이하 자녀를 둔 상용직 양육자의 단 8%만 육아휴직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년 대비 증가한 숫자였지만, 증가 속도를 보자면 둔화한 움직임이라고 해요. 또한 8% 육아휴직에서도 여성 양육자의 비율이 훨씬 높아 남성 양육자 대비 8배 넘게 차이가 나는 상황입니다. 이처럼 육아휴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데 여러 문제가 있겠지만, 특히 차별적인 조직이 문제입니다. 이는 여성 양육자이자 직장인의 인터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데요. 임신사실을 알리니 긴급회의가 진행되고, 임신 중인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일을 요청하거나 인사이동 이야기가 나오고 실제로 파견 발령을 받았다고 합니다. 육아휴직 자체가 자유롭지 않은 게 우리나라의 현주소입니다. 그 안에서 특히 여성이 양육에 대한 부담과 압박으로 육아휴직을 더 많이 선택하게 되고, 그로 인한 인사상 불이익부터 경력단절까지 경험하는 것이죠. 이게 한 개인만의 일이 아니고 우리 모두가 겪는 문제이기에 남양유업의 해명이 공허하게 느껴집니다. 이번 이슈로 육아휴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구조적인 문제에 관심을 가지며 각자가 일하고 있는 노동환경은 어떤지 살펴보는 시간을 갖길 바라겠습니다. 혐오할 권리는 없다 최근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선거과정과 선거방송, 방송사 등에서 퀴어 혐오표현 등에 관한 진정 3건에 편견이나 부정적인 인식을 초래하는 혐오표현을 중단해야한다고 의견을 밝혔어요. 사건 조사 요건이 안 돼 못하지만 인권 침해 소지가 있는 사안인 만큼 주무부처로 의견을 낸 것인데요. 이 중엔 ‘퀴어문화축제를 거부할 권리도 있다’는 안철수 예비후보 시절 발언도 포함되어있습니다. 자세히 어떤 사건들이 문제가 되었는지 살펴보고, 인권위가 요구한 개선방안도 전할게요. 지난 1일, 인권위는 선거과정과 선거방송, 방송사 등에서 퀴어에 대한 편견을 초래하는 혐오표현을 중단해야한다는 의견을 표명했습니다. 진정이 접수된 3건 때문인데요. 어떤 사건이었는지 살펴보면. ✦ 안철수 서울시장 예비후보의 ‘퀴어문화축제를 거부할 권리' 발언
✦ 서울시 공무원들의 퀴어문화축제 시청광장 개최 반대 성명
✦ SBS의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동성 간 키스 장면 삭제 및 모자이크 처리
🌈 퀴어 편견을 만드는 혐오표현 막아라! 이 사건들에 대해 인권위는 조사 대상이 아니라고 각하하면서 성소수자에 대한 부정적 관념과 편견을 조장하거나 강화할 수 있으므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밝혔습니다. 이에 안철수 예비후보에 발언에 대해 선거 기간 정치인의 혐오표현은 빠르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며 정당 차원에서 대책 마련을 해야하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도 후보자들이 혐오표현을 하지 않도록 예방적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또한 퀴어축제 개최를 반대하는 성명을 낸 서울시 공무원에 대해서도 공무원의 혐오표현은 공신력 등에 의해 일반인보다 더 광범위하게 확산할 수 있고 퀴어 구성원에게 더 큰 공포감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SBS에는 사회적 약자를 배제하지 않도록 해달라는 의견을 표명했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도 심의 시 소수자에 대한 편견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해달라는 의견을 전했다고 합니다. 혐오를 지적하는 시민과 단체, 혐오임을 명확히 하고 개선을 요구하는 인권위의 모습이 든든하게 느껴진 이슈였습니다. 또한 이 과정을 수없이 거쳐야 우리가 바라는 사회가 올 것이라 느끼며 마음을 단단히 다졌습니다. 당신은 어떠셨나요? 서울공화국이 만든 '지역차별언어' ‘서울공화국'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나요? 우리나라의 대부분 자원과 인프라, 인구가 서울에 집중된 구조를 꼬집은 단어입니다. 이런 구조 속에서 지방혐오에 대한 이야기가 꾸준히 나오고 있어요. 특히 지역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을 심거나 서울중심주의를 드러내는 차별언어가 문제입니다. 최근 희망제작소에서 <어디 사람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차별언어를 조사했다고 해요. 이를 살펴보며 지방혐오에 대해 전해보겠습니다. ✍️ 시민 450명을 대상으로 ‘지역차별언어’ 조사 민간 독립 연구소인 희망제작소는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시민 450명을 대상으로 ‘지역차별언어' 피해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10명 중 9명이 지역차별언어 피해를 당했다고 답했어요. 또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지역차별언어를 맥락과 어휘에 따라 크게 지역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 사투리, 서울중심주의, 중복차별 등 4개 분류로 나눌 수 있었다고 해요. <어디 사람 프로젝트>를 진행한 희망제작소는 빈곤 혐오와 지역을 결합하여 차별하거나 범죄 기사 등에서 사건 사고를 지역성과 엮는 댓글이 만연하다며 지속적인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 일상적인 지역차별언어, 이를 바꿀 대항표현 지방혐오를 담은 지역차별언어의 일부를 살펴보자면. ✦ 지역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을 심는 차별언어
✦ 사투리에 대한 차별언어
✦ 서울 중심주의로 인한 차별언어
이에 지역차별언어를 쓰지 않고 ‘대항표현’을 사용하라고 요구합니다. ‘서울 혹은 지역에 간다’라는 말을 쓰거나 위계적인 구조를 담고 있는 ‘지방’ 대신 ‘지역'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에요. 또한 출신은 최대한 묻지 않고 사투리에 대한 수식어를 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해요. 💬 무수의 코멘트 저는 서울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한글을 배우고, 주로 경기도에 거주하며 서울로 대학과 회사를 다니며 지냈습니다. 이에 습관적으로 하는 말은 지하철로 1시간 거리면 경기도민에게 가까운 거리라는 말이었습니다. 친구를 만날 때도 제가 서울로 가는 게 가장 편한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해당 이슈를 정리하며 저도 모르는 사이에 ‘서울공화국’이라는 구조에 순응하고, 지방혐오를 하고 있었던 게 아닌가 골똘해졌어요. 희망제작소에서 진행한 <지역차별언어바꾸기 프로젝트-어디사람> 프로젝트에선 시민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포천에서 서울로 온 청년, 창원에서 서울 그리고 지리산으로 간 청년, 양산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사는 청년, 울주에서 출생해 서울에서 대학을 다닌 청년, 수도권에서 살았던 청년까지. 이 사회를 같이 살아가고 있는 청년 시민의 이야기를 지방혐오, 지역차별언어를 주제로 알게 되어서 흥미로웠고 또 배운 것들이 있어요. 한 편당 내용이 많지 않으니 여유로울 때 하나씩 읽어보면 좋을 거 같아요. 혹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뉴스레터를 읽으며 떠올랐던 생각, 당신의 경험, 연대의 메시지. 뭐든 보내주세요! LOVE MY SENSITIVITY🖤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은 예민한 내가 좋고, 예민한 우리를 사랑한다는 말이에요. 5개의 질문, 35개의 답 그리고 당신의 자리도 디지털 소책자에 있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보시고 혹시 인상적인 부분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인스타그램에 @moredazz.official , @efgvillage 태그해서 후기 올려주시면 찾아갈게요! ‘풍요롭다'는 흠뻑 많아서 넉넉함이 있다는 뜻이라고 해요. 넉넉함이 있다는 말 그 자체가 무언가를 한가득 품어주는 기분이 들어요. 그렇게 넉넉한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모어데즈를 추천해주세요. 친해지고 싶어요. 모어데즈ㅣMORE DAZZ 인스타그램 @moredazz.official 광고 및 협업문의 hello@moredazz.com 구독하기 Subscribe 수신거부 Unsubscribe |
혐오를 마주하는 당사자의 목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