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자주 마주하는 그곳에서 안녕하길 이번 레터는 가을과 무수가 전합니다💌
🍁 가을ㅣ무언가를 바꾸고 싶다는 마음보다 함께 살아가고 싶다는 마음으로 더 오래 움직여왔어요. 모두의 목소리가 만나는 소란스러운 평화를 꿈꿔요.
☘️ 무수ㅣ무수한 존재들과 함께, 잘 살고 싶어 활동명을 짓고 모어데즈를 만들었습니다. 누구나 존재 그 자체로 무사히 살아가길 바라며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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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에요? E에요?” MBTI 유행이 지났다고 하지만, 여전히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인데요. 이런 질문을 받으면 자꾸 멈칫하게 돼요. ‘내가 I일까? E일까?’ 두가지 사이에서 망설이게 되고, 정해진 답이 있어도, ‘내가 정말 I/E인가?’ 의심하게 되고요. 어쩔 때는 이런 반응도 있지요. “네가 정말 I/E라고? 아닐걸?” 의심을 받게 되는 상황까지요. 집으로 돌아오며 곰곰이 생각해보았어요. 나를 외향적/내향적인 사람 중 하나로 두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스스로 외향화되는 상황과 공간, 내향화되는 상황과 공간을 모두 떠올려보았어요. 누군가가 영원히, 어떤 곳에서도 그런 성향을 가지고 있다기 보다, 어떤 상황과 공간 속에서 소극화/적극화되는 조건들이 있을 거라고요. ‘나는 어떤 사람’이라고 규정하고 고정하는 것보다도 먼저, 내가 언제 어떤 상황에서 소극화되고 적극화되는지 섬세히 알아주는 사람이고 싶어요. 상대를 위해 그런 공간을 만들어볼 수도 있겠고요. 당신은 언제 작아진다고 느끼나요? 언제 동작과 웃음이 커지나요? 당신이 자주 마주하는 그곳이 당신께 안녕하길 바라며 안부를 전해요.
🍁 소란스러운 평화를 꿈꾸는, 가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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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여성살해사건10주기 #젠더폭력 #여성혐오
❤️🔥 강남역 10번 출구에 다시 놓인 기억들
강남역 여성살해사건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공동행동이 10주기를 맞이했어요.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 앞, “살아남은 우리가 세상을 바꾼다”라는 주제로 마련된 추모공간에는 기억과 염원이 담긴 포스트잇이 빼곡히 채워졌어요.
“강남역은 내 안에서 깨져나간 마지막 알의 세계이다. (...) 2026년, 10년이 지난 지금 현재까지의 저는 아주 우연히, 운 좋게 살아남았습니다. 이제 우리들이 아닌 이 사회가 그 해답을 돌려줄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며 아주 미약한 힘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었습니다.”
- 포스트잇 내용 중
‘인생의 변곡점’으로, ‘나의 권리를 인식한 순간’으로, ‘변화를 만든 힘’으로, ‘끝나지 않은 약속’으로.. 강남역에 적힌 여러 기억들로 10년간의 시간을 함께 돌아보았답니다. 많은 여성이 거리로 나와 자신의 일상에서 겪어온 폭력의 경험을 이야기하기 시작했고, 여성이라는 이유로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을 공유하며 지난 10년간 낙태죄 폐지운동과 혜화역 시위, n번방 사건 대응 등 여성들이 함께 연대하고 행동하는 문제의식으로도 이어져왔어요. 강남역 10번 출구는 비극을 상징하는 동시에 시민들의 애도와 연대를 보여준 공간이기도 했어요.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며 지나온 시간이었지요.
- 🎤 조연지 "지난 10년은 세상을 바꾸려는 사람들과 상처를 회복하려는 사람들 사이에 있었던 시간이었다. 세상에는 좋은 사람들이 있기에 위축되지 말자고 다짐했다. 영원히 망가진 삶은 없도록 법과 제도가 바뀌어야 한다. 피해 이후의 삶을 회복할 수 있는 사회가 필요하다”
- 🎤 신예은 “강남역 10번 출구는 피해를 보고, 싸우고, 애도하는 여성들의 공간 같아요. 분노하고 슬퍼하면서도 또 싸우죠. 그 슬픔은 개인이 아닌 모두의 슬픔이에요. 그럼에도 계속 나아가고 싶어요”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이후, 무엇이 변하고 변하지 않았나요? 다양한 시민의 목소리를 여기에서 확인하실 수 있어요.
#여성혐오범죄 #광주여학생살해사건
🗯️ 여성혐오를 지우는 언어
10년이 지난 지금도, 계속해서 여성 대상 강력 범죄가 반복되고 있어요. 하지만 우리 사회는 아직도 이런 범죄를 ‘여성혐오 범죄’로 부르는 데 주저하고 있어요.
- 김한나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10주기를 맞아 국회 서면브리핑을 통해 추모 메시지를 전했는데요. “모두가 함께 안심하고 살아가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추모 메시지에는 '젠더폭력', '여성혐오' 등 사건의 주요 쟁점에 대해 빠져있었어요.
- 지난 5일, 광주에서 한 고교생이 일면식 없는 20대 남성 장윤기에게 살해당한 사건인 ‘광주 여고생 살해 참사’ 역시, 경찰이 해당 사건을 이른바 ‘분노 범죄’로 분류했지만, 범행 대상과 동기가 여성을 특정했다는 점에서 ‘혐오 범죄’로 인식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어요.
- 10년 전,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당시에도 경찰은 범행 대상으로 여성을 명확히 특정했다는 취지의 가해자 진술에도, 해당 사건을 ‘묻지마 살인 사건’(이상동기 범죄)으로 규정해 논란이 일었어요.
여러 여성혐오 범죄들과 관련해 ‘여성’에 대한 언급이 금기시 되고 ‘모두’의 ‘안전’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구조적 성차별과 젠더 관점의 분석을 은폐하는 문제가 지적되어 왔어요. 지금껏 여성폭력 문제를 젠더갈등으로 축소하거나 논쟁 자체를 회피해왔지요. 반복되는 여성 대상 폭력의 구조적 원인을 제대로 짚지 못한 채 여성들은 여전히 집과 직장, 거리에서 폭력을 마주하고 있어요.
- 🎤 도경은 한국여성의전화 활동가 "수많은 여성들의 생명을 앗아간 이 비극은 개인의 불운이나 우발적인 사건이 아니라, 구조적 폭력이자 국가적 재난이다. 신당역, 신림동, 대전, 의정부, 대구, 부평, 동탄, 남양주, 울산, 그리고 광주. 더 이상은 안 된다. 성차별이 이 끔찍한 재난의 본질임을 인정하고, 피해자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 대책이 마련되고 실행되어야 한다"
- 🎤 민선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 "국가는 강남역 사건을 '묻지마 범죄'라 부르며 가해자 개인의 문제로 축소하고 국가의 책임을 지우려 했다. '우리는 '나일 수 있었다', '우연히 살아남았다'며 저마다의 경험을 끄집어냈고 일상의 차별과 폭력이 보편적 문제임을 확인했다"
- 🎤 윤미영 서울여성회 사무처장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일시적으로 관심은 커졌지만, 여성폭력에 대한 근본적 대책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개별 사건을 넘어 반복되는 여성 대상 폭력의 원인을 사회가 어떻게 규정하고 대응할 것인가. 여성폭력을 단순한 개인 일탈이나 우발적 사건으로만 보지 않고 구조적 문제로 인식하는 것부터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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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의 코멘트
한 사람의 슬픔이 아닌 모두의 슬픔으로 애도하고 기억하는 일. 서로의 슬픔을 혼자 두지 않으며 그럼에도 계속 나아간 10년간의 시간을 멈추어 토닥이고 싶어요. 언니차프로젝트 이연지님은 10년전 수많은 포스트잇이 늘어진 강남역 10번 출구의 모습을 '무수한 사람들이 손잡아 피워낸 꽃'처럼 느꼈다고 해요. 서로 맞잡은 손과 빛으로 연결된 촛불들로 따뜻함을 만들어내었던 날을 기억하며, 이연지님이 그날 포스트잇에 적었던 신동엽 시인의 시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를 당신께 부쳐요.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구름 한 송이 없이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네가 본 건, 먹구름
그걸 하늘로 알고
인생을 살아갔다.
네가 본 건, 지붕 덮은
쇠항아리,
그걸 하늘로 알고
일생을 살아갔다.
닦아라, 사람들아
네 마음속 구름
찢어라, 사람들아
네 머리 덮은 쇠항아리
아침 저녁
네 마음속 구름을 닦고
티 없이 맑은 영원의 하늘
아 엄숙한 세상을 서럽게
눈물 흘려 살아 가리라
-신동엽 (申東曄·1930∼1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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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평등의날 #517 #퀴어
🌈 성소수자 평등의 날로 다시 부르기!
‘성소수자 혐오반대의 날’을 2026년 5월 17일부터 ‘성소수자 평등의 날’로 부릅니다.
- 🎤 한국성소수자인권단체연합 무지개행동 등 126개 단체와 108명 평등위원 “한국의 성소수자 인권 운동은 민주주의에 맞서 광장을 무지갯빛으로 물들였다. 투쟁의 정신을 이어받아 올해부터 5월 17일을 ‘성소수자 평등의 날’로 새롭게 기념할 것이다. 평등사회를 실현할 차별금지법을, 동성 부부에게도 동등한 권리실현을 위한 혼인평등법을, 트랜스젠더의 신체 침해 강요 없이 온전히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는 성별 인정법을 이재명 정부에서 완수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혐오 반대는 물론 평등을 외치는 날로 다시금 의미를 새기게 되었어요. 퀴어 인권단체들이 뭉쳐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성소수자 평등대회 집회가 서울 광화문에서 열리고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는 서울시청 앞에서 ‘우리의 삶에 응답하는 서울시장을 원한다’고 외쳤어요. 이 날을 맞아 곳곳에서 저항하고 외치는 목소리들이 터져나왔습니다.
- 🎤 박환희 인권 변호사 “성소수자의 자살 생각 비율이 일반인의 8배에 달하는 심각한 상황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차별과 배제의 구조가 만들어낸 결과이다. 성별정정과 동성결혼과 같은 기본적인 권리조차 여전히 제도적으로 보장되지 않고 있는 현실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
- 🎤 권순부 모두의 결혼 활동가 “서울은 혐오나 괴롭힘, 가부장적 문화, 지역의 폐쇄성 등 다양한 이유로 고향을 떠난 성소수자들이 터 잡은 도시입니다. 성소수자 인구 비율이 전국 어느 도시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곳이나 서울시정 어디에도 우리를 고려한 정책은 보이지 않는다. 구조적 불평등을 그대로 둔 채 평등한 도시를 만들 수 없다.”
#동성혼재판 #혼인평등
황희연·박여진 부부는 2020년 결혼을 했습니다. 그리고 결혼기념일 4주년을 맞아 관할 시청에 혼인신고를 접수했지만, 처리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이들은 불수리는 위헌이라며 소송을 제기했어요. 이 소송에 부모님들도 진술서를 쓰며 함께했어요.
- 🎤 여진의 어머니 “결혼식 후 법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둘의 관계에 대해 슬픈 마음을 전했을 때, 둘은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으로 증명하고, 보여주겠다고 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둘은 변함없이 서로 사랑하고 위하며 함께 미래를 계획하고 살아나가는 모습을 보여줘 저의 우려를 긍정과 응원하는 마음으로 변모하게 해줬다.”
- 🎤 여진의 아버지 “아버지로서 그리고 한 사람으로서 박여진과 황희연을 존중하고 그들의 의지를 존경한다. 두 사람을 가까이서 바라보는 사람 중 하나로서 동성 간의 부부관계라 할지라도 평범한 부부와 다름이 없음을 느낀다. 서로 다른 점에 집중해 차별하기보다는 근본적인 옳음에 집중하며 포용하는 것이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이후 소송의 심문기일이 열렸습니다! 11년 전, 2015년 김조광수·김승환 부부가 같은 소송을 냈을 때 법원을 소송을 기각했으나 이번엔 달랐습니다. 전해진 바로는 심문 과정에서 판사가 이렇게 말했다고 해요.
- 🎤 판사 “이제 트랜스젠더 성별 정정도 가능하고, 2024년 대법원에서 동성 동반자 건강보험 피부양자 인정 판결이 나왔다. 동성결혼에서도 진전이 없으리라는 법은 없다. 제도적, 사회 전반의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혼인신고 불수리 처분 불복 사건과 헌법소원 등의 경과를 지켜보면서 심사숙고하겠다.”
허나 여전히 법적 인정은 어려운 점이 있어요. 법원은 혼인제도를 ‘남녀 간의 결혼’으로 전제하며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들은 싸움을 멈추지 않을거라고 해요.
- 🎤 박여진 “결혼 관계를 법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면, 내가 이 사람을 온전히 책임질 수 없겠더라고요. 갑자기 희연이가 아플 때 제가 가장 먼저 연락을 받고 싶고, 보호자로 병원에 가고 싶어요. 제가 먼저 세상을 떠나더라도 저희가 함께 다져온 삶의 기반이 희연이를 지켜주기를 바라고요. 저희가 바라는 건 특별한 권리가 아닙니다. 다른 부부들과 마찬가지로 서로 보호하고 책임질 수 있는 최소한의 권리를 인정받고 싶을 뿐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고 싶다는 이 단순한 바람이 걱정과 두려움이 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2024년 7월 동성 배우자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 인정을 발판으로 동성 부부들의 혼인평등소송을 전국적으로 진행되고 있어요. 지난 2024년 10월 서울, 수도권 동성 부부 11쌍이 혼인평등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4월 8일에는 대구, 부산, 울산에서도 동성 부부들이 뭉쳐 소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머지 않아 달라질 법과 제도가 기대되는 시간을 함께 보내고 있어요. 변화를 위해선 당신의 관심과 응원, 지지가 필요합니다! 함께 이 이슈를 살펴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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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수의 코멘트
5월 17일은 기억해야할 날이에요. 강남역 여성살해 사건이 일어난 날이고, 또 성소수자 평등의 날입니다. 혐오문제가 교차하고 겹쳐있다는 것이 이 날에는 더욱 크게 와닿는거 같아요. 그래서 모어데즈에선 여성이나 퀴어만이 아닌 모두의 혐오를 함께 이야기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만들어왔어요. 성별, 장애, 성적지향, 성정체성, 출신국가 등 어떤 이유로 누군가 차별을 겪는다면 모두가 혐오를 받는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차별하는 ‘하나의 이유’를 만들어내는 생각과 마음은 언제든 ‘여러 이유’를 만들기 때문입니다. 요즘 ‘선’이라는 불교 철학을 도반들과 함께 공부하고 배우고 있어요. 여기서 자주 하는 말이 있어요. ‘불이(不二)’ 둘이 아니다, 다름이 없다, 구분이 없다는 의미입니다. 나와 당신이, 너와 내가 다르지 않음을 느낄 수 있나요? 그런 순간이 저마다에게 찾아와 달라진 일상이 살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제가 먼저 답하자면, 저는 느낍니다. 나와 당신이 다르지 않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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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여성이라면, 우리가 일상적으로 흡수하는 자기혐오의 정도를 고려할 때, 기자이자 작가인 쥐디트 뒤포르타유가 힘주어 말하듯이,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펑크적이고, 혁명적이고, 급진적인 것이다"
<사랑을 재발명하라>, 모나 숄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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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어데즈ㅣMORE DAZZ
이메일 hello@moredaz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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