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해보여도 다 다른 존재임을
날이 추워지는 요즘, 그럼에도 아직 가을이 남아있어 자주 걷고 나무를 바라보기 좋은거 같아요. 얼마 전엔 친구들과 저희 동네 숲길을 산책했었는데요. 숲해설을 하는 친구가 단풍이 사실 원래 잎의 색이라고 말해주더라고요. 가을이 되어서 빨갛게 노랗게 바뀐 것이 아니라 그동안 광합성을 해야해서 초록의 옷을 입고 있었던거라고요. 그 이야기를 듣고 자신으로 있는 시간이 너무 짧은 것이 아닌가 싶었어요. 그리고 그 고유한 모습이 다채롭고 아름답구나 여겼습니다. 그제야 단풍잎이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물든 단풍이 하나 하나 같은 것이 없는 것이, 인간도 본래 모습은 정말 다 다르고 다양하겠지 생각했어요. 우리도 사회 생활하며 일하느라, 여러 상황과 관계를 고려해 지내느라 내가 아닌 옷을 오래 입고 있으니 말이죠. 겉보기엔 다 비슷해보여도 모두가 다 다른 존재임을 깊이 느끼는 가을입니다. 당신의 본모습은 어떻게 빛나고 있을까요? (+연말을 맞아 소소한 구독자 티-타임 자리를 준비했어요. 레터 끝까지 읽어주세요💛)
☘️무수한 존재들과 함께 살고 싶은, 무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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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젠더추모의날 #동네북집회 #트랜스컴트루
🤝 잠깐 숨을 고르게 돕는 ‘트랜스젠더 청년 긴급 생활비’
변희수재단 준비위윈회에서 트랜스젠더 청년에게 처음으로 긴급 생활비를 지원했어요.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차별과 혐오를 겪고 취업도 어려워지는 이들을 위한 지원사업이에요. 선정된 8명은 서울∙경기∙충북∙경북 등 다양한 지역에 거주하고 있었고 평균 나이는 25살이었습니다. 한 명에게 최대 300만원이 지원된다고 해요. 이는 주거비, 생활비, 의료비 등 여러 일상에 필요한 곳에 쓸 수 있습니다. 준비위는 지원자들의 어려움에 공감하며 지원 대상자를 더 늘렸다고 말했어요.
- 🎤정민석 청소년성소수자지원센터 띵동 대표 “2024년부터 시작된 ‘트랜스젠더 청년 긴급 생활비 지원사업’에는 오늘을 힘겹게 살아가는 트랜스젠더 청년들이 변희수 하사가 겪었던 어려움을 반복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지원금은 잠깐 숨을 고르게 도울 뿐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교육, 노동, 주거, 의료 등 모든 영역에서 취약한 존재로 살아가고 있는 트랜스젠더 청년의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사회적 방안을 시급히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살았고 살아있는 트랜스젠더를 위해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을 맞아 열리는 집회, 전해진 목소리가 있어요.
- 🥁서울 녹사평역 근처에서 <동네북> 집회가 열려요!
- 11월 22일 토요일 서울 녹사평역 인근 이태원 광장에서 <동네북, 두드릴수록 크게 울리는> 집회가 열려요. 트랜스젠더 단체 포함한 여러 인권단체, 시민들이 모여 혐오에 저항하는 목소리를 크게 외쳐봅니다. 시간이 된다면 함께해요.
- 🎤 트랜스해방전선 “트랜스젠더를 포함한 여러 소수자들에 대한 혐오가 더더욱 목소리를 키우는 와중에 두드릴수록 더욱 크게 울리는 동네북처럼 이 날 하루는 더욱 시끄럽게 즐겁고 떠들썩하게 보내보려 합니다. 우리의 목소리가 더욱 크게 퍼져나갈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당일에는 클래퍼를 나눠드릴 예정입니다. 자유롭게 두드리거나 시끄럽게 외칠 수 있는 다양한 도구를 준비해주세요.”
- 📹무지개행동에서 <나의 트랜스젠더 친구를 소개합니다> 영상을 만들었어요
- 트랜스젠더가 저멀리 낯선 존재가 아니라 내 옆에 친구라면 어떨까요? 무지개행동에서는 트랜스젠더 친구를 이야기하고 함께한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는 영상을 만들어 공유했어요. 집이 근처라 자주 식사를 하며 허둥지둥했던 이야기, 탄핵집회 때 매일 만났던 시간, 풋살을 하며 가까워진 관계. 그 평범하고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 들어봐요.
- 👥한국여성민우회에는 트랜스 인권을 위한 모임 <트랜스 컴트루>가 있어요
- 민우회에서는 2025년 초부터 ‘트랜스 컴트루’ 모임이 시작되었어요. 트랜스젠더 콘텐츠를 찾아보고 나누며 최근엔 트랜스젠더에 대한 정보를 담은 페이지 그리고 ‘동네북’ 집회에서 전할 굿즈 제작도 함께 했다고 해요.
- ✅트랜스젠더 콘텐츠 : 어떤 콘텐츠 읽고 이야기를 나눴는지 궁금하다면 구경해봐요
- ✅트랜스 컴트루 굿즈 : 트랜스젠더 플래그 컬러를 담은 하이파이브 하는 손! 멋진 굿즈 살펴봐요. <동네북> 집회에서도 만날 수 있어요!
- ✅트랜스젠더 더 알아볼 페이지 : 페미니스트가 정리한 트랜스젠더 정보 궁금하다면 클릭해요. 트랜스젠더의 정의부터, 오해와 진실, 인권 이야기까지 어렵지 않은 말로 짧고 명확하게 잘 정리되어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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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안 #이주민 #폭력적인단속
💥 사람을 세세하게 나누고 차별하는 한국
뚜안은 19살에 한국에 왔어요. 베트남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무역 공부를 하고 싶어서 계명문화대 어학당을 수료하고 계명대 국제통상학과에 입학했죠. 그녀는 공부를 정말 열심히 한 학생이었다고 해요. 뚜안은 한국 문화를 좋아하는 사람이었어요. 케이팝을 즐겨듣고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의 팬, 화장품을 모으는 취미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2025년 2월 졸업 후 취업이 쉽지 않아 힘들었어요. 그 와중에 직접 생활비를 벌고자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식당에서, 공장에서. 그러다 구직 비자(D-10)로 일할 수 없는 제조업 공장에 가게 되었어요. 그곳에서 일한지 겨우 2주만에 미등록 이주노동자 단속을 피하다 추락해 숨지게 되었습니다. 저 역시 이주노동자의 모습에 고정관념이 있었습니다. 생계를 책임지는 남성의 모습이 주요했죠. 그런데 기사에 담긴 학사모를 쓰고 해맑게 웃는 25살 뚜안의 모습은 낯설면서도 익숙했습니다. 저와 닮은 모습이니 말이죠. 닮은 얼굴한 그녀가 아르바이트를 하던 도중 죽었습니다. 여기에 강압적인 법무부의 단속이 문제예요. 단속에 책임이 있는 출입국은 회피만 하고 유가족에 사과 한마디 건네지 않았습니다. 이에 많은 이들이 슬퍼하고 분노하며 목소리를 내고 있어요.
- 🎤뚜안의 아버지 부반숭 “현장에 가면, 공장에 가면 내 딸이 살아 있을 것만 같았어요. 딸 얼굴을 볼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싶었어요. 너무 마음이 아파서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어요. 머리가 텅 비었어요…베트남에 이런 말이 있어요. ‘불이 없으면 연기가 안 난다’고. 출입국에서 강하게 단속하지 않았으면 뚜안도 심리적 압박을 이렇게 많이 느끼지 않았을 거예요. 그럼 이런 일이 발생했겠어요?”
- 🎤왕혜연 “뚜안이 체류 비자는 있지만 이번에 잡히면 대학원에도 영향을 미치고 향후 비자 발급에도 문제가 생길까봐 걱정했던 것 같아요. 정말 심리적으로 무서웠을 텐데 그렇게 3시간 넘게 쪼그려서 숨어 있던 게 용감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한국 국적이 있지만 베트남 친구들이랑 함께 있을 때 출입국 직원들을 보거나 경찰을 보면 긴장해요. 정말 무서워하고 긴장하는 걸 알거든요. 저도 그렇게 압박을 느끼는데 뚜안은 얼마나 무서웠겠어요.”
🙏 대구에선 뚜안을 추모하며 행진해요
대구 성서공단역 근처에 뚜안의 영정사진이 그 앞에 국화꽃이 쌓여있습니다. 많은 이주민과 시민들이 그녀를 추모하기 위해 찾아옵니다. ‘우리 친구 뚜안을 살려내라! 이주민 집회’에선 100여 명이 모였습니다.
- 🎤윤다혜 성서공단지회 활동가 “비닐 한 장으로 몸을 감싸서 차가운 바닥에 뉘어 놓았다.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그 이후 제 머릿속에서 그 장면이 사라지지 않는다. 법무부가 사과해야 한다. 한 사람의 미래를 폭력적인 단속으로 빼앗았다.”
- 🎤계명대학교에서 한국어 가르치는 이경규 “한국어를 오래 가르쳤는데, 요즘처럼 자괴감을 느낀 때가 없었다. 학생들을 보면, 비자 문제, 그리고 졸업해도 취업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면서도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말해주기 어려웠다. 뚜안 님이 돌아가셨는데도 학교는 조용하다.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그렇게 학교에 사람들이 계속 온다. 계속 학생들이 졸업하면 취업을 잘할 수 있다고 한다. 현실을 강제 단속이고, 죽음이라며 체류할 수 있는 비자가 있는데도 세세하게 사람을 나누고 차별하는 잘못된 정책이 사람을 숨게 하고 다치게 하고, 죽게 한다. 한국에서 적어도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권리를 지켜주고 싶다. 이제 침묵하지 않고 싸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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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 한잔 할래요? 연말 구독자 티-타임✨
모보이스 뉴스레터 보내는 ‘모어데즈’에서 연말을 맞아 구독자들과 소소한 티-타임 자리를 마련했어요. 모어데즈 만드는 무수와 동료인 메이트 주희, 재찬, 가을과 함께해요!
✨무수 "모어데즈 만드는 무수입니다. 모어데즈를 어떻게 시작했냐고 묻는다면, 저는 외로워서라고 말해요. 저와 비슷한 사람들을 만나고 싶었거든요. 이 활동을 하며 어려운 점도 많지만 덕분에 제 삶을 소외시키지 않아요."
✨주희 "모어데즈 메이트로 참여하는 주희입니다. 요즘에는 혐오문제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는 동시에 실질적인 대안을 실험하고 키워나갈 수 있는 방법에 관심이 많아요."
✨재찬 "모어데즈 메이트로 함께하고 있는 재찬입니다. 제가 문학을 공부하고 소설을 쓰는 사람이라 여러 이야기를 접하고 말하고 상상하고 휘말리는 일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만나서 즐겁게 이야기해요."
✨가을 "모어데즈 메이트라고 소개할 수 있어서 기쁜 가을이에요. 평화를 모두의 것으로 만드는 일을 꿈꾸며 서로의 다름이 배움이 되는 자리를 만들고 있어요. 다양하게 연결되기를 기대합니다."
정말 거창한 자리 아니고요. 저와 동료들이 구독자들과 인사하고 서로를 알아가는 가볍고 다정한 시간일 거예요. 뉴스레터를 읽으며 이걸 만드는 사람이 궁금했다면 놀러와요. 저희도 레터를 읽어준 구독자들이 궁금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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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고픈 이야기가 있다면 전해줘요
이번 모보이스를 읽고 이야기하고 싶은게 있다면 말해요
당신의 목소리가 당사자의 목소리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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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고 환영해요
모보이스의 이야기를 지키며 구독자에게 도움되는 광고를 받습니다. 서로 힘이 된다면 함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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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원 기다려요
후원금은 커피 한잔 정도의 금액으로 받아요. 소중하게 받고 소중하게 쓸게요. 후원하고 싶은데 그게 어렵다면 친구들에게 모보이스 추천해줘요. 후원과 추천 모두 큰 힘이 됩니다!
3333249200220 카카오뱅크 홍슬기(모어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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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살아 있는 사람들의 얼굴 속에서 사랑을 보고 싶다. 이 위험한 세상 한가운데서 홀로 애쓰고 있는 사람은 늘 감동을 준다. 약간이라도 나아지려고 다시 시작하는 사람도 감동을 준다.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면서도 미래를 생각하는 사람도 감동을 준다. 자신이 맡은, 해야 할 일을 해내기 위해 가진 힘을 다 쓰는 사람도 그렇다. 나는 이런 것들을 사랑하면서 버티고 있겠다.
<앞으로 올 사랑> 정혜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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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어데즈ㅣMORE DAZZ
이메일 hello@moredaz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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