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이번 일주일, 당신의 몸과 마음은 어땠나요? 저의 일주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10.29 참사, 런던베이글뮤지엄 노동자의 과로사, 대구 자동차 제조공장에 일하던 베트남 국적의 20대 이주노동자의 추락사. 영화 <세계의 주인>을 보고 또 얼마나 울었는지, 영화관을 나와 집으로 가는 길 내내 복잡하고 슬퍼 멍한 순간도 있었어요. 10월 29일엔 마침 순천에 일이 있어 이동하는 날이었습니다. 기차역에서 기사를 읽다가 울고 눈을 감고 기도를 했어요. 그리고 저처럼 마음이 아플 친구들이 떠올라 연락했어요. 몸은 떨어져 있지만 마음은 함께라 느끼는 이들을 떠올리며 오늘을 어떻게 살아야할까 생각했습니다. 눈물을 애써 감추지 말자, 가라앉는 몸과 마음을 알아주자, 만나는 모든 이들을 귀하게 바라보자. 이런 마음을 되뇌이며 무사히 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협업한 곳에서 마련해준 순천 숙소에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날 아침 순천만 습지에 갔습니다. 거의 10년 만에 온 이곳. 경기도는 추웠는데 이곳은 이제 가을인 듯 했어요. 바람이 많이 불었지만 부드럽고 선선했고 그 바람에 따라 무수한 갈대들이 흔들리고 있었어요. 사람들이 많은 데크 길이 아닌 습지를 둘러싼 인적 드문 흙길로 걸었습니다. 팔을 뻗어 손끝에 가볍게 몽실거리는 갈대를 느끼고, 사르륵 서걱서걱 푸르르 갈대의 소리를 듣고, 갈대 모양의 구름과 무지개를 보았습니다. 잠시 앉아 철새의 움직임도 관찰했는데요. 철새들이 퍼졌다가 모였다가 흩어졌다가 다시 이어지는 모습이 애정하는 컨택즉흥의 모양과 닮아 보였습니다. 저렇게 살면 되려나. 이런 세상에서 어찌 살아야 하는지 자유로이 움직이는 새에게 묻고 싶었어요. 당신에게도 묻고 싶네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어떻게 살아가고 있나요 당신은.
☘️무수한 존재들과 함께 살고 싶은, 무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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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주택총조사 #동성결혼 #퀴어
🏳️🌈 동성 부부도 ‘배우자’로 입력해요
‘인구주택총조사’는 5년마다 진행하는 통계조사로 전국 가정의 20% 표본을 선정해 국내 인구와 가구, 주택의 특성을 파악합니다. 올해 10월부터 11월까지 진행되는 인구주택총조사에서 동성 커플도 입력이 가능합니다! 가구주와 관계에서 성별이 같은 경우에 ‘배우자’로 입력하며 오류 처리가 되었는데요. 이젠 성별이 같더라도 ‘배우자’ 또는 ‘비혼동거’로 응답할 수 있어요. 이는 그간 국가 데이터에 동성 부부가 파악되지 않는다는 목소리를 낸 덕분에 달라지게 되었어요.
- 🎤한국성소수자인권단체연합 무지개행동 “성소수자 시민의 존재가 국가 통계에 제대로 기록되는 첫 번째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국가 통계에 성소수자의 삶을 포괄하는 역사적인 결정이다.”
- 🎤정의당 “동성 부부의 존재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단지 통계 반영을 넘어 동성혼 법제화와 성소수자 권리 보장 등 실제 정책적 반영까지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 🎤박한희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 “성소수자들이 오랫동안 요구해온 것도 바로 그것이다. 함께 살아가는 성소수자 시민을 정확히 인정하는 것, 낙인과 고정관념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 통계를 수집하고 실태를 파악하는 것이 바로 평등으로 가는 출발점임을 이번 인구주택총조사는 보여줬다.”
허나 아쉬운 점도 있어요. 여전히 국민들의 성별 정체성 및 성적 지향을 파악하는 문항이 없기 때문이죠. 더불어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는 비혼 동거, 동성커플이 늘어 조사에 반영했지만 조사 결과를 내년 통계로 발표할 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전했어요.
🤝 결혼을 평등하게
지난해 10월 10일, 11쌍의 동성 부부가 동성혼을 불허하는 민법 조항의 위헌 여부를 묻는 ‘혼인평등소송’을 진행했습니다. 지금까지 11건 중 9건이 헌법재판소에서 심리 중이에요. 혼인평등소송 1년을 맞아 최근 ‘국제 혼인평등 컨퍼런스’가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서 지금 한국의 현황과 동성혼을 법적으로 인정한 나라의 경험, 적극적으로 목소리 내는 이야기도 나누었어요. 일부를 전해볼게요.
- 🎤일본 이시카와 다이가 전 의원 “일본에서는 2019년, 2023년, 그리고 올해에도 혼인평등 법안이 발의됐다.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국민의 70% 정도가 동성혼을 찬성하는 것으로 나온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찬성률이 높은 편이다. 동성혼에 대한 국민의 높은 찬성에도 통일교가 동성혼을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신도정치연맹의 영향도 있다. 신도정치연맹은 일왕을 중심으로 하는 국가 건설을 표방하고 있다. 동성혼 혐오 발언은 자민당 의원으로부터 자주 나온다.”
- 🎤뉴질랜드 루이자 월 전 의원 “태평양 국가들은 동성애를 범죄화하지 않았다. 하지만 뉴질랜드가 영국의 식민지가 되며 영국의 성공회 교회 법률들이 강제됐고, 종교 교리에 의해 사랑과 존중을 상실할 수밖에 없었다. 특정 교회에서 성소수자를 악마화하며 반대 운동을 벌였지만, 오히려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뉴질랜드 시민들이 성소수자를 지지하는 쪽으로 돌아서기도 했다. 정당에 상관없이 실무팀을 만들었고 각 정당 청년위원회, 연예인, 운동선수 등 다양한 인사들의 지지 선언이 이어졌다.”
- 🎤한국 장혜영 전 정의당 의원 “보수 개신교는 차별금지법이 결국 성경이 금지하는 동성혼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놀랍게도 이런 주장이 정치권 안에서도 유의미하게 작용하고 있다. 한국 사회에 정교분리의 원칙이 지켜지고 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국회 조찬 기도회에는 국회의장을 포함해 유수의 정치인이 간다. 다른 종교는 그렇지 않다.”
이 문제에 관심이 있다면 ‘모두의 결혼’ 활동을 살펴봐주세요.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할 수 있는 세상을 위해 다양한 캠페인을 열며 움직이고 있어요. 주변 사람들과 혼인평등 나누기, 지역구 국회의원에 요구하기, 행사 제안도 받고 있습니다. 서명과 후원까지! 함께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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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새 #동물대체시험법 #동물권
🪶 생태행사의 도구가 된 ‘황새’
지난 15일, 경남 김해시에서 화포천습지과학관 개관식 행사가 있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야생동물 1급 황새 3명을 방사했는데 그중 한 명은 날지도 못하고 죽었어요. 이들은 그늘막도 없는 햇볕에서 1시간 넘게 좁은 새장에 갇혀 있었어요. 이에 동물단체들은 공공행사에서 동물이 소품, 도구로 다뤄지는 문제에 목소리를 내고 있어요.
- 🎤 김해환경운동연합 “황새들은 방사 순서를 기다리며 좁은 상자 안에서 갇혀 있다가 결국 한 명이 탈진으로 폐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외부 날씨에 직사광선을 받으면 내부 공기는 훨씬 더 뜨거웠을 것이다.”
- 🎤동물자유연대 “이번 사건의 본질은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동물을 바라보는 인식 그 자체에 있다. 공공기관에서조차 동물을 ‘연출용 오브제’ 정도로 취급해 온 사고방식이 극단적으로 드러난 결과이다. 다양한 동물의 서식지인 습지의 가치를 알리고 보전하기 위해 설립한 시설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이 도구로 이용되다 죽음에 이르렀다는 사실은 지자체의 모순된 시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앞으로 공공기관은 행사에 동물을 동원하지 않을 것을 원칙으로 선언해야 한다.”
이에 홍태용 김해시장은 세심하게 챙기지 못한 점을 사죄하며 앞으로 안전 기준과 체크리스트를 강화하고 유관 부서의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하겠다고 밝혔어요. 현재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홍 시장과 담당 공무원, 수의사, 사육사 등은 경찰에 고발된 상황이에요. 죽은 황새는 정확한 사인을 확인하기 위해 부검합니다.
🔬동물의 고통 없이 시험하기
‘동물대체시험’을 아나요? 이는 기술을 활용해 시험에 동물을 사용하지 않거나, 사용되는 동물을 줄이는 방법으로 부득이하게 동물을 사용하더라도 불필요한 고통을 경감시키도록 합니다. 이재명 정부에서 ‘동물대체시험 활성화법 제정’이 국정과제로 선정되며 논의가 본격화되는 모양이에요. 이에 최근 기후에너지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농촌진흥청은 해당 법 제정을 위해 관계부처 협의체를 구성했어요.
- 🎤농식품부 동물복지정책과 관계자 “국정과제로 2027년까지 동물대체시험법 제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동물실험을 최소화하는 국내외 정책 현안에 발맞춰 빠른 시일 내에 동물복지 향상과 국민건강을 지킬 수 있는 법안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이에 동물단체들은 긍정적인 변화를 환영하며 조속한 입법을 요구해요. 특히 실험견을 구조하는 ‘비글구조네트워크’는 최근 실험견 비글 입양 행사를 열며 동물실험 반대 서명도 진행했어요.
- 🎤김세현 비글구조네트워크 대표 “실험 비글 가운데 실험실 밖으로 나오는 비율은 0.01%에 불과하다. 동물대체시험법의 국회 통과 등 아직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 이 땅의 모든 동물은 평등하고 귀한 생명이며, 입양은 생명을 책임지는 약속의 시작이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현장에서 동물실험 반대 서명 운동도 진행한다. 이번 입양제가 동물권 향상과 생명 존중 문화 확산의 장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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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을 것 같은데 세상은 몹시 말짱하다. 그 말간 얼굴을 한 세상에서 자신과 같은 일을 겪는 사람들이 오늘도 생겨난다. 그러니 말한다. 읍소하고 항변하고 동의를 구하고 지지와 연대의 끈을 찾는다. 사람이라 말하고, 사람에게 말하고, 사람들 속에서 말한다. 품평과 비난도 사람이 하지만, 위로와 연대도 사람이 하는 일이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기까진 언어가 필요하다.
<두 번째 글쓰기> 희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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