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은 다신 아프지 않는 것이 아니에요
은둔고립으로 어려움을 겪는 청년을 지원하는 ‘존재클럽’에서 지난 5월부터 함께하고 있어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매달 5명의 사람을 만나며 멘토로 역할하고 있어요. 존재클럽이라는 프로그램 안에 여러 크고 작은 자리들이 있는데요. 얼마 전엔 ‘글쓰기 클럽’이 마무리되는 발표회에서 은둔고립을 자신의 언어로 쓴 글을 나누었습니다. 어떤 이는 은둔고립 상태를 ‘죽어있었다’고 표현했고, 다른 이는 무채색-선-점으로 무감각해지는 상태라 적었습니다. 내 방이 날 지켜주는 공간이자 날 가두는 벽이 된다, 끝없는 방학이자 휴가, 아무도 들을 수 없는 0.0MHz. 하나의 단어로 퉁칠 수 없는 보이지 않은 시간을 글로 읽고 듣고 느꼈습니다. 낭독 이후 서로 소감을 나누는 자리에서 저는 이렇게 물었습니다.
“글쓰기 클럽도 끝나고, 존재클럽도 10월이면 마무리가 되는데, 또 다가오는 방학엔 어떤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 이 글을 쓴 이후엔 다른 점이 있을 거 같아서요.”
방학을 나를 정비하는 시간, 개학을 기다리는 시간으로 표현하면서도 이를 두려워하는 마음들이 있었어요. 그러자 잘 듣고 있던 한 분이 자신도 아이를 키울 때, 많이 아팠을 때 고립의 시간을 보냈다면 이렇게 말했습니다.
“방학은 또 올 수 있다. 또 아플 수 있다. 하지만 회복은 다시는 아프지 않는 것이 아니다. 지금의 경험으로 같은 아픔이 와도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 말이 함께 자리한 모든 이에게 큰 위로와 힘이 되었다고 느꼈어요. 잘 심어두고 싶은 일상의 태도. 우리는 모두 고립될 수 있고, 아플 수 있고, 실패할 수 있고, 무너질 수 있잖아요. 그 많은 어려움을 무조건 피하는 게 아니라, 내가 그 힘든 시간을 어떻게 마주하고 지낼 것인지가 삶에서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신은 어떤가요. 당신에게 어두운 방학 같은 시간이 온다면, 그 시간을 어떻게 살아가고 싶나요?
☘️무수한 존재들과 함께 살고 싶은, 무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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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 #인권침해 #혐중시위
🇺🇸 미국에서 쇠사슬 채워진 한국인 노동자
지난 4일, 미국 이민 당국이 조지아주에 있는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공동 건설 중인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 급습해 한국인 노동자 300여 명 포함해 약 475명을 체포한 일이 있었어요.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초 미등록 이주민 단속을 시작한 이후 같은 장소 내 최대 규모의 단속이라고 해요. 미국에서 문제로 여겼던 것은 ‘비자’였습니다. 전자여행허가제(ESTA)・방문비자(B1・B2)으로 공장에서 일한 것이 체류 목적과 맞지 않는다는 것이에요. 한국인이 미국에서 취업 비자를 받긴 무척 어려운 일이라 한국 기업들은 대부분이 해당 비자를 활용해 왔어요. 이에 당혹스럽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또한 구금 시설에서 지낸 7일간 인권침해도 문제가 되고 있어요. 특히 당시 구금되었던 노동자의 ‘구금일지’가 공개되었는데 일부 나눠보겠습니다.
- ✔️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은 4일 오전 10시에 갑자기 찾아왔다. 신분증과 여권도 못 챙길 정도로 상황이 급박했다. ICE 요원들은 외국인 체포 영장 관련 서류를 나눠주며 빈칸을 채우도록 했는데, 이 과정에서 서류에 대한 설명도 ‘미란다 원칙’ 고지도 없었다
- ✔️ 서류를 제출 후 풀려나는 줄 알았는데 노동자의 짐을 뺏기 시작했고 손목에는 빨간 팔찌가 채워졌다. 9시간 넘게 대기하다 손목에 케이블타이가 바짝 채워진 채 호송차에 탑승했고 먼저 간 사람들은 쇠사슬로 허리, 다리, 손목까지 채워졌다
- ✔️ 구금 시설에는 이층 침대와 공용으로 쓰는 변기 4개, 소변기 2개가 있었고 시계도, 바깥도 볼 수 없는 열악한 환경이었다. 침대 매트에는 곰팡이가 펴있었고 제공된 물에서는 냄새가 났고 공간이 너무 추웠다
이후 크리스토퍼 랜다우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유사 사태 재발 방식을 약속하며 귀국자들이 미국 재입국 시 어떤 불이익도 없을 것이라 말했어요. 허나 구금 시설에서 자진 출국 서류를 작성한 것이 걸림돌이 될 거란 이야기가 나와요. 특히 이 서류엔 ‘불법으로 미국에 입국한 것이 범죄임을 인정하며, 출국 후 불법 재입국을 시도하지 않을 것을 서약한다’고 적혀있었기 때문이죠. 한국에서도 미등록 이주민에게 ‘자진 출국 시 범칙금 미부과, 재입국 시 불이익 없음’을 강조하지만 기록이 남기에 이후 비자를 잘 발급하지 않고 있어요. 이 지점에서 미국도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 말합니다.
🇰🇷 한국에 사는 이주민이 떠올랐어요
먼 타지 미국에서 한국인이 겪은 이번 구금사태를 지켜보며 저 역시 당황스럽고 걱정스러운 마음이었는데요. 동시에 한국에 있는 이주민들이 떠올랐습니다. 기시감이 들었기 때문이죠. 이번 사태에 우리가 한국인으로 안타까워하듯 한국에 사는 이주민의 일에도 같이 공감하며 마음 아파할 순 없을까요?
- 💥 이주노동자 단속으로 다치는 일이 많아요
- 한국 법무부는 폭력적인 단속을 거듭하고 있어요. 실제로 한국 이주노동자들을 출입국 외국인사무소 단속반 직원들에게 발길질과 주먹질을 당하고, 수갑이 채워지곤 합니다. 어떤 이들은 두려워 단속을 피하다 다치는 경우도 있어요.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고, 기계 근처에 숨다가 기계가 작동해 신체 일부가 잘리는 일.
- 🎤아미노 “보다 안전하고 인도적인 접근 방식이 있어야 한다. 적법한 절차나 신체적 보호, 존엄성 없이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범죄자로 취급하는 것은 개인뿐 아니라 한국의 글로벌 이미지에도 손해를 입힌다.”
- 🎤최정규 변호사 “단속계획서는 형식에 불과하고 실제로 식당, 교회, 통근버스 등 이주노동자가 많이 모이는 곳을 기습적으로 단속해 이주노동자의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다.”
- 🏢 외국인 보호소 인권침해가 빈번해요
- 2021년 화성 외국인보호소에서 심각한 폭력이 있었어요. 감금된 한 이주민은 지시 불응을 이유로 케이블타이・발목 수갑 등 손발이 뒤로 묶여 장기간 방치된 일이 있었습니다. 일명 ‘새우꺾기’ 고문이라 불리는데 문제가 되자 법무부는 악의적으로 편집된 피해자 사진과 영상을 언론에 뿌려 2차 가해를 저지르기도 했어요. 이에 법원에선 국가가 피해자에게 1,1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어요. 꽤 큰 사건이었지만 처벌이 부족하죠. 알려지지 않은 보호소 내 인권침해가 빈번하다고 지적해요. 장기 구금부터 위헌적이죠. 이주민을 가두고 쫓아낼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이주민과 어떻게 살 수 있을지, 왜 많은 미등록 이주민이 생겨나는지, 구조적인 해결이 필요해요.
👥 서울 도심에서 ‘혐중 시위’가 일어났어요
지난 8월 5일 서울 명동 주한중국대사관 인근에서 ‘윤 어게인’을 외치는 이들이 중국 혐오도 함께 드러낸 일이 있었습니다. 이 일을 국무회의에서 나누며 이재명 대통령은 이건 표현의 자유가 아니라 깽판이라 표현했어요.
- 🎤이재명 대통령 “제가 만약에 어느 나라에 갔는데 ‘어글리 코리안’이라고 욕하고 삿대질하면 다신 안 갈 것 같다. 그 나라에 가지 말라고 동네방네 소문낼 것 같다. 일부러 그러더라. 특정 국가 관광객을 모욕해서 관계를 약화시키려고. 관광객들을 상대로 물건도 팔고 살아 보려는데 그걸로 깽판 쳐가지고 모욕하고 욕하고 내쫓아가지고..그거 어떻게 해야 되는 거 아니냐?”
실제로 명동 상권 업체들이 모인 ‘명동관광특구협의회’에서도 명동 내 혐중시위를 제한해달라고 남대문경찰서에 공문을 보냈습니다. 이러한 영향으로 경찰은 명동에서 혐중 시위가 열리지 못하게 제한을 통보했죠. 그러자 이들은 장소를 옮겨 대림동에서 나타났어요. 지난 9월 18일, 서울 대림역 근처에 50여 명이 뭉쳐 ‘중국 공산당 아웃’ 깃발을 들고 중국인 혐오 표현을 했습니다. 대림동에선 지난 7월에도 혐중 시위가 있었어요. 이에 저항해 시민들이 행동하고 있어요.
- 🎤김세광 중국동포한마음연합총회 이사장 “중국 동포들은 죄인이 아니다. 똑같이 일하고 자식을 키우며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평범한 이웃들이다. 정치권은 더 이상 동포를 정치 도구로 이용하지 말라. 차별 없는 사회를 함께 만들어가자.”
- 🎤일본 극우 연구자 “전 세계적으로 극우 세력이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경제 위기, 정치 불안이 심화할수록 조직적으로 움직이려고 한다. 진정한 적은 중국인도, 이주민도 아니다. 평범한 시민들의 생계와 복지를 위협한 책임은 정부, 대기업, 자본가에게 있다. 일본에서 죄 없는 한국인이 차별받으면 안 되듯 한국에 거주하는 중국인과 모든 이주민도 혐오의 대상이 되어서는 절대 안 된다.”
- 🎤지유 중국인 유학생 “혐중 세력을 만나면 이제 놀라지 않는다. 익숙하고 예상된다. 중국 혐오 정서의 계보는 오래됐다. 2017년 사드 문제가 불거지고 영화 <범죄 도시>가 상영하며 촉발됐고, 이후 코로나 시국 때 심각해졌다…이미 혐중 정서에 빠진 사람들을 바꾸는 건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을 지켜보는 다른 시민들에게 잘못된 사안임을 알리고 함께 차별에 맞설 수 있도록 설득해야 한다. 이주민으로서 지금처럼 사람들과 연대하고 함께하는 과정에서 힘을 얻는다.”
- 🎤대림동에서 학교 다니는 고등학생 “혐오에 침묵하면 차별은 더 확장되고 우리 사회의 병이 돼 버립니다. 혐오에 맞서는 건 거창한 운동도, 정치적 입장도 아닙니다. 나의 곁에 있는 이웃을 지키는 당연한 행동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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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차별 #차별금지법 #인권위
🙋🏻차별금지법, 다시 주목해요
최근 한겨레와 한국정당학회는 지난 3~7일 전국 유권자 약 2,200여 명을 상대로 유권자 패널조사를 진행했어요. 여기에 차별금지법 제정에 관한 질문도 있었는데, 제정 찬성이 64%, 반대가 35%였습니다. 2020년대 들어 대부분 조사에서 차별금지법 찬성은 60% 안팎의 지지를 받고 있어요. 더불어 지난 15일 임명받은 원민경 여성가족부 장관은 후보자 때부터 차별금지법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덕분에 다시금 차별금지법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요.
- 🎤 원민경 여성가족부 장관 “모든 국민은 기본권 보장이라고 하는 헌법적 가치에 따라 보호받을 권리가 있으며, 성적 지향・성 정체성 등이 다르다고 하여 차별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차별금지법 제정에 반대하는 의견들의 대부분은 표현의 자유나 종교의 자유 등을 저해하거나 성소수자 등 특정 대상을 옹호하는 법률이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이는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 🎤 몽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 “이재명 정부 들어 원 후보자처럼 차별금지법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가진 공직자 후보는 처음 본다. 새 정부의 다른 공직자들이 반복적으로 취해 왔던 편리주의 입장과는 확실히 다르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보수 개신교 반발보다, 그들 핑계를 대며 회피하는 정치권의 책임 방기가 더 문제다. 광장에서 가장 많이 요구된 개혁 과제 중 하나가 ‘차별 없는 사회 만들기’였던 만큼, 차별금지법은 이제 경중선후를 따질 문제가 안다. 이재명 정부의 장점인 효율성과 속도를 발휘해 구체적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위기의 인권위, 무슨 일 있나요?
혐오에 맞서야할 ‘국가인권위원회’에 문제가 많아요. 그 시작은 2024년 9월 임명된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입니다.
- 😡 인권위원장을 진정한 인권위 직원들
- 지난 15일, 전국공무원노조 인권위지부는 안 위원장을 상대로 진정서를 제출했어요. 이에 안 위원장의 자진 사퇴는 촉구했습니다.
- 🎤문정호 지부장 “지난해 9월 6일 안 위원장 취임 후 위원회의 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다. 직원들이 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을 정도다. 안 위원장이 헌법과 국제인권법의 인권을 수호하고 보호할 수 없다고 판단한다. 인권위 수장으로서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 개탄스럽니다. 안 위원장의 반인권적인 언행으로 인해 인권위가 오는 10월 세계인권기구연합(GANHRI・간리)의 특별심사를 받게 됐다. 매우 위험한 상황이다. 모든 공무원이 그렇듯 소속 직원이 기관장을 진정한다는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다. 하지만 인권위는 독립기구이며 반인권적 정책과 사건을 조사해 바로잡아야 하는 인권국제기관이기 때문에 지부가 결의한 사안이다.”
- 🔎 세계인권기구연합의 특별심사를 앞둔 인권위
- 다가오는 10월 20일부터 31일까지 한국 인권위는 특별심사를 받습니다. 현재는 최고 등급인 ‘파리원칙 A등급’이지만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는 상황이에요. 이에 앞서 36개 인권・시민단체들이 모인 인권위 바로잡기 공동행동은 A등급에 명백한 기준 미달이라며 세계인권기구연합에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어요.
- 🎤공동행동 “지난해 인권・시민단체들이 제출한 특별심사 요청서에서 안창호 위원장이 국회 인사청문회 시에 극단적 기독교 단체와 똑같은 주장을 펴 ‘편향된 세계관과 종교관으로 인권위 업무가 편향되게 처리될 수 있고 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로 대한민국 갈등이 더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담았는데 이는 현실이 되었다. 오는 10월 예정된 특별심사에서 한국 인권위가 A등급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진정한 반성과 성찰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개선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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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고픈 이야기가 있다면 전해줘요
이번 모보이스를 읽고 이야기하고 싶은게 있다면 말해요
당신의 목소리가 당사자의 목소리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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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조용한 시간에는 자신의 이야기를 자신의 말로 전하는 목소리와, 그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듣는 집중밖에 없었다. 신기하게도 그런 시간 동안에는 이야기를 하는 이나 듣는 이 모두 위안을 얻는다.
<타인을 듣는 시간> 김현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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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어데즈ㅣMORE DAZZ
이메일 hello@moredaz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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