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엔 더 마주하고 행동할 수 있기를
지난주 토요일, 서울 퀴어퍼레이드에 찾아갔습니다. 이번엔 특별히 퀴퍼가 처음인 친구와 함께했어요. 2호선 을지로입구역에서 만나 무지개가 넘실거리는 입구를 지나 줄지어 다채로운 부스들을 둘러보며 눈빛이 반짝이며 살아있는, 사랑스러운 사람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친구는 퀴퍼에서 직장 동료들을 우연히 만나 인사하고, 저는 활동하며 알게 된 친구들과 반갑게 만났습니다. 축제 공연을 하고 있는 친구에게 힘차게 손을 흔들어주고, 멀리서 사진을 찍어주기도 했어요. 오가며 짧게 스쳤지만, 그곳에서 만나 더 반갑고 기쁜 만남이었습니다. 친구와 행진도 함께하며 서울 도심에 고공 농성장을 마주하며 힘차게 응원을 보냈고요. 카페 창가에서, 버스 안에서 무지개 깃발을 흔드는 사람들에게 함께 무지개를 흔들었습니다. 행진을 얼추 마무리하며 친구와 식사하며 긴 이야기를 나눴어요. 친구는 늘 퀴퍼에 오고 싶었지만, 기사로 ‘맞불집회’, ‘혐오세력과 갈등’을 보며 주저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와보니 그런 혐오와 갈등은 아주 작아 보였고 이 안에 사랑이 가득했다며 내년에도 또 올거라고 이야기했어요. 또 새로운 사람을 이곳에 초대했다는 마음에 기뻤답니다. 멀리서 볼 때 낯선 것도 직접 경험하면 달라지곤 합니다. 현장이 그렇고, 만남이 그런 거 같아요. 올 여름엔 우리가 멀리 있지 않고 더 마주하고 움직이고 행동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요.
☘️무수한 존재들과 함께 살고 싶은, 무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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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금지법 #동성애
❤️ 사랑을 일으키는 차별금지법
새 정부를 맞아 차별금지법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요. 다만, 여전히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부정적인 의견이 있어 느리게 변하는 정치와 제도를 체감하는 요즘입니다
- 👤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사회적 대화가 필요하다”
- 후보자의 과거 발언이 화제가 되고 있어요. 그는 2023년 기독교계 단체가 주최한 자리에서 스스로 기독교적 세계관을 가진 민주주의자라고 표현하며 차별금지법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 얼마 전 열린 외신기자간담회에선 어떠한 차별도 사회적으로 존재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면서도 차별금지법 입법 관한 질문에 “본인 인권과 관련해 절박하게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고, 개인적・종교적 신념에 기초해 차별금지법을 비판할 때 처벌받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절박한 반대의 목소리도 있다”며 대화가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 📝 혐오표현금지법안에서 ‘성적 지향’ 빠졌어요
- 지난 5월 30일 더불어민주당 조인철 의원 대표 발의로 ‘혐오표현금지법’이 발의되었습니다. 법안엔 차별 금지 이유로 인종・국가・나이・장애・성별 등과 함께 성적 지향이 명시되었습니다. 허나 ‘성적 지향’이 들어갔다는 이유로 보수 개신교인들의 반대 글이 1만여 건이 쌓였습니다. 동시에 찬성 의견도 5천여 건이 올라왔어요. 그러나 조 의원은 혐오로 반대하는 시민, 항의하는 다른 의원들로 인해 ‘성적 지향’을 빼고 재발의했습니다.
- 💥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갈등이 있어요
- 인권위는 2003년부터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인권 과제를 제시해 왔습니다. 허나 이 논의 전부터 인권위가 정상화가 먼저 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어요. 또한 이미 인권위가 정부에 권고했던 차별금지법을 다시 공론화하자며, 전보다 후퇴하는 의견이 나와 마찰이 있었습니다.
- 🎤 이숙진 상임위원 “인권 보장의 최후의 보루라고 할 수 있는 인권위의 정상화를 위한 과제가 추가돼야 한다.”
- 🎤 원민경 위원 “인권위의 과거 회의 과정에서 한 발언에 대한 반성 등 인권위가 환골탈태할 정도의 성찰이 있지 않으면 새 정부에 인권 과제를 제시할 자격이 없다.”
이에 차별금지법은 지금 시급한 법안이라며 목소리를 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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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제연 “차별금지법 제정은 모두가 평등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시대적 과제이다. 이재명 정부는 광장의 외침과 1만 시민이 목소리를 엄중히 받아들여 차별금지법을 국정과제로 채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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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한희 무지개행동 활동가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과거 ‘모든 인간이 동성애를 택했을 때 인류가 지속 가능하지 못하다’라며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발언을 했다는 기사가 나왔다. 인류의, 우리 사회의 지속을 위해서는 이성애가 보편이 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혐오가 없어져야 하는 것 아닐까요. 언제까지 성소수자들은 이 자긍심의 달에서조차 영향력 있는 이들의 입에서 자신을 부정당하는 경험을 해야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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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선혜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처장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선서 연설에서 ‘모든 국민을 아우르고 섬기겠다’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모든 국민에 여성과 소수자가 배제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들의 일상과 현실에 세심한 이해와 응답이 반드시 뒤따라야 합니다. 그 첫번째 응답은 차별금지법 제정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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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대 서명한 시민 “국민의 절반 이상이 어딘가에서 한 번쯤은 차별받아 좌절했던 경험이 있을 겁니다. 우리 모두 평화롭게 사람으로 살 수 있는 그런 사회를 만들어주세요.”
- 🎤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표 “김 후보자의 발언은 동성애를 저출생・인구 재생산에 결부하여 대함으로써, 마땅히 보장되어야 할 인권의 문제를 국가의 이익을 앞세워 반대하는 대단히 시대착오적인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 🎤 김주온 BIYN 활동가・작가 “동성애는 사회를 망치지 않는다. 사회를 망치는 건 혐오가 당연해지고 불평등이 제도화된 문화다. 다양한 사랑과 존재가 만든 촘촘한 그물망은 사회를 강하게 만든다. 혐오를 이기는 건 사랑이고, 그 사랑을 북돋는 것이 차별금지법이다.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마음의 바닥에는 과연 사랑이 있는가? 지난 20년 동안 어떤 대선 후보 득표율보다 높은 동의를 얻은 이 법에 대해 ‘사회적 합의가 부족하다’는 말은 그만 듣고 싶다. 호주제 폐지 뒤의 세대가 성별로 신분이 갈리지 않는 세상을 살아온 것처럼, 차별금지법 제정 뒤의 세대는 혐오 없는 세상을 감각하며 자라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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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 #고변희수하사 #QTQ
🌈 무지갯빛 즐거운 퀴어축제
- 🏳️🌈 지난 14일, 서울에서 퀴어퍼레이드가 열렸어요
- 총 70여 개 부스와 다양한 무대와 흥겨운 행진까지 알차고 재밌는 자리이죠. 양선우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장은 특히 이번엔 지난 남태령 집회에 함께한 퀴어를 기억하며 여러 농민들이 처음으로 퀴어축제를 참여했고 또 처음으로 국가기관인 질병관리청이 함께해 의미 있는 변화라고 말했습니다. 국가인권위는 불참했지만 사내 직원 40-50명이 모인 ‘앨라인모임’에서 부스가 운영되기도 했어요. 종교의 사랑을 담아 ‘무지개 너머 무지개 축복식’이 열리고 성소수자부모모임 부스에선 ‘프리허그’로 사랑을 나누었습니다.
- 🏳️🌈 지난 7일, 대전에서 제2회 대전퀴어문화축제가 열렸습니다
- 개막식으로 불교, 원불교, 성공회, 기독교 성직자들의 합동 축복식으로 열렸고요. 40여 개 부스로 다채로운 시간과 함께 오후엔 1,500여 명이 참여한 행진이 있었어요. 대전 지역에서 2번째 열리는 퀴어축제로 작년보다 더 많은 단체와 사람들이 함께해 확장되는 움직임을 보였어요.
🙏고 변희수 하사의 절대 변하지 않는 마음
대전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는 현충일을 맞아 고 변희수 하사가 안장된 대전현충원에서 추모식을 열었습니다. 변희수 하사 덕분에 세상이 한걸음 또 달라졌다고 말했어요. 실제로 국방부에선 신체검사 항목 내에 ‘성주체성 장애 및 성선호 장애’라는 표현을 ‘성별 불일치’로 바꾸었고요. 변희수 하사 전역 취소 판결 이후 성전환자의 군 복무 문제를 연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 조직위 “배척 없고 포용하는 부대를 만들기 위한 변희수 하사의 마음은 국가가 성소수자인 그녀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해도 절대 변하지 않는 마음이었다. 개인이지만 변화에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했던 변 하사의 바람대로 세상은 앞으로 한 발짝 나아갔다. 정체성과 지향성으로 사람이 사회에서 올바른 대우를 받지 못하면 그녀가 보여준 용기와 자긍심은 사라질 것이다. 용기를 이어나가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
❤️ 퀴어 학생들을 살리고 사랑해주세요
성소수자 교사 모임 QTQ (Queer Teachers with Queer)가 있어요. 이곳은 2022년 전교조 성평등특별위원회에서 시작해 이제는 독립적인 교사 모임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어요. 퀴어에 대한 이해와 지지에 도움이 되는 ‘무지개 배움 꾸러미’를 만들어 배포하고 있어요. 수업어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자료와 교실 환경을 안전하게 꾸밀 수 있는 스티커와 포스터, 여러 상담자료와 콘텐츠 추천이 알차게 담겨있어요. 또 학교 내에서 실천적인 활동을 해나가고 있어요.
- 🌈 학생들이 게이나 레즈 등 퀴어 표현을 조롱을 쓸 때 바로 잡기
- 🌈 혐오 표현에 위축된 학생들에게 지지를 보내기
- 🌈 '부모님’ 대신 ‘보호자’라는 표현을 쓰기
- 🌈 원어민 영어 교사와 다양성 문화 소개하고 차별금지법 이야기하기
- 🌈 성소수자 부모를 담은 다큐멘터리 ‘너에게 가는 길’ 보고 감상문 쓰기
학교를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애쓰는 QTQ 교사들은 학생을 살리고 싶다면 혐오 표현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해요.
- ✨ “많은 교사들이 자신의 교실이나 교무실에는 성소수자가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당연히 학교에도 성소수자가 있다. 퀴어 학생들은 우울감이나 자살 시도 등이 높은 편이다. 이런 학생들이 교사에게 바라는 건 거창하지 않다. 차별하고 혐오하지 않는 것, 그 정도다. 학생을 살리고 싶다면 혐오 표현을 경계해야 한다. 학생들을 살리고, 사랑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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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고픈 이야기가 있다면 전해줘요
이번 모보이스를 읽고 이야기하고 싶은게 있다면 말해요
당신의 목소리가 당사자의 목소리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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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고 환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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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원 기다려요
후원금은 커피 한잔 정도의 금액으로 받아요. 소중하게 받고 소중하게 쓸게요. 후원하고 싶은데 그게 어렵다면 친구들에게 모보이스 추천해줘요. 후원과 추천 모두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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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이야기와 사회의 시스템은 균형 상태에 있을 때보다 불균형 상태에 있을 때가 더 많을 것이다. 그 긴장을 견디는 이들의 이야기가 소중한 이유는 그들의 건강함이 그들의 속한 사회를 또한 건강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타인을 듣는 시간>, 김현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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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어데즈ㅣMORE DAZZ
이메일 hello@moredaz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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