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디스 버틀러가 우리에겐 전한 메시지 EBS ‘위대한 수업'에 책 <젠더 트러블>을 쓴 젠더 이론가이자 철학자인 주디스 버틀러 강의 소식을 알게 되었어요. 모든 일과가 끝난 늦은 밤, 졸린 눈을 깨우고 무거운 엉덩이를 의자에 붙여 그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강의 시작에 한국말로 ‘위대한 수업'이라고 말하는 낯선 그를 보며 이 강의가 정말 한국에 있는 우리를 위해 구성되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의 말은 기억하고 싶은 것이 많아 중간중간 영상을 정지하고 필기를 했는데요. 특히 “자기 자신을 정의하는 방식에 의문을 던지면 안 됩니다”라는 말에 밑줄 치고 별표까지 그렸어요. 우리가 혐오이슈에 관심을 가지는 것 역시 이 말과 맞닿아있다고 느꼈습니다. 당신은 어떤 문장에 별표를 그릴지 궁금하네요. 한 강의당 15분 내외, 총 5강이며 EBS 로그인만 하면 무료로 볼 수 있어요. 어려운 이야기를 쉽게 풀어주셨으니 한번 들어봐요. 무수한 존재들과 함께 잘 살고 싶은🌳무수 드림 이주민이라 임금차별? 여성가족부 산하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일하는 이주여성노동자들이 임금차별을 경험했다고 밝히며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습니다.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지난해까지 최저임금 수준으로 급여를 받았다고 하는데요.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살펴보겠습니다. 💸 10년 일해도 최저임금 받은 이주여성노동자 여성가족부 산하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일하는 이주여성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통번역지원사・이중언어코치로 근무하며 결혼이주여성과 자녀들이 한국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있어요. 허나 이들은 지난해까지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를 받으며 센터에서 가장 낮은 임금을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이주여성노동자들은 임금차별을 없애라며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어요. 시위에 참여한 한가은 이주여성 노동자이자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사무국장은 이주여성들이 다양한 사업에 배치돼 10년 이상 근무하고 있다며 일에 익숙해지고 다양한 역할을 하는데도 선주민 노동자들과 임금차별이 있다고 지적했어요. 이들은 기자회견 후 여성가족부와 청와대로 행진해 항의서한을 전달했습니다. 😤 ‘인건비’가 아니라 ‘사업비’? 이 문제는 여성가족부가 민간에 위탁해 운영하는 산하 기관인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통번역지원사・이중언어코치 직군의 급여를 ‘인건비'가 아니라 ‘사업비'에서 운용하는 데서 시작되었습니다. 선주민 중심 센터 종사자는 사업별 ‘인건비'가 별도로 책정되지만, 통번역사와 이중언어코치의 인건비는 ‘통번역사업', ‘이중언어 가족환경조성사업' 등 각 사업비 안에서 배분된다는 것이죠. 이때문에 노동자의 호봉기준표・승진 최소 연한 등의 규정을 적용하지 않아 유사한 업무를 하는 종사자 간에 처우가 달라지는 불합리한 상황이 발생한다고 지적했습니다. 🔁 임금차별은 반복되고 있다 이주여성노동자의 임금차별은 작년에도 문제제기 되었습니다. 이 목소리 덕분에 올해부터는 이주여성노동자들이 최저임금보다 7% 높은 급여를 받고 있지만 여전히 차별적인 노동환경을 여성가족부와 정부는 방치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대해 권수정 정의당 서울시의원은 작년 서울시 25개 권역 다문화센터에 관련 문의를 했지만 기본급이 여가부 기준을 따르기 때문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며 여가부 탓을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허나 얼마 전 여가부 모든 예산이 기획재정부에서 깎였다며 여가부가 의지를 갖고 예산반영 목소리를 내도 중앙정부의 의지가 없으면 해결이 어렵다고 비판했습니다. 공공기관에서도 반복되는 임금차별 문제. “동일노동, 동일임금"이라는 슬로건이 떠오르는 이슈였습니다. ‘선주민'의 뜻은 먼저 살던 사람, ‘이주민'의 뜻은 다른 곳에서 옮겨 가서 사는 사람입니다. 이 사회에 나중에 들어와 살았다는 이유로 차별받지 않도록 우리 모두 계속 관심 가져봅시다. 8개월째 멈춰진 대구 이슬람사원 이슬람교의 예배와 집회의 장소인 이슬람사원, 영어로 모스크(Mosque)라고 불리는 이곳이 대구에서 공사를 진행하지 못하고 8개월째 멈춰있습니다. 이는 반대 주민들과 이들의 민원으로 공사를 중단시킨 대구 북구청 때문인데요. 시간이 갈수록 이슬람에 대한 혐오수위가 심각해지고 있다고 해요. 이게 어찌 된 일인지 살펴보겠습니다. 경북대에서 가까운 대구 북구 대현동은 수년 전부터 무슬림 유학생들이 주거하고 있었습니다.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나이지리아,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등에서 온 유학생들이 지금은 150여 명 정도 거주하고 있어요. 이에 경북대 무슬림 유학생들은 대현동 한 주택을 구매해 기도소로 활용해오다가 북구청의 허가를 받고 돈을 모아 경북대 서문에 이슬람사원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일부 주민이 ‘이슬람사원 건립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반대운동에 나선 것입니다. 이들은 집단 민원을 제기했고 대구 북구청은 지난 2월 공사중단 행정명령을 내렸죠. 그 후 대화를 통해 중재하려 했지만, 실패하게 됩니다. 그러자 시민단체 등은 공사 중단 행정명령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지난 7월 법원에서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그러나 일부 주민들이 공사 현장에서 집회를 열고, 차량과 집기로 공사장 진입로를 막는 등 격렬하게 반대를 하고 있어 공사가 계속 미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서창호 대구경북차별금지제정연대 집행위원장은 처음에는 공사소음, 냄새 등으로 출발했는데 점점 이슬람을 향한 혐오와 차별로 변하고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습니다. 이 상황에서 가장 답답한 사람은 무슬림 유학생들이죠. 경북대 컴퓨터공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무아즈 라작은 지난 7년 간 주민들과 갈등 없이 잘 지내왔다며 집주인한테 무슬림 세입자를 소개해주는 저희가 갑자기 테러리스트라니, 위협을 가한다니,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무슬림 유학생 세흐르야 이샤크는 주민들이 주변에만 가도 소리를 지른다며 한국어를 아는 친구가 대화를 시도하려 했지만, 주민들이 대화를 거부한다며 어려움을 호소했어요. 이 상황에서 서창호 대구경북차별금지제정연대 집행위원장은 혐오문제를 일으킨 것은 주민들의 민원으로 허락한 공사를 다시 중지시키는 등 오락가락한 행동을 보인 대구 북구청의 책임이 크다고 비판했는데요. 이에 대구 북구청은 법적으로 공사 허가를 내주는 게 맞지만 주민들의 민원을 안 들어줄 수 없지 않으냐는 답변을 했습니다. 대현동엔 반대 주민만 있지 않습니다. 혐오표현이 담긴 현수막 옆으로 “무슬림 동료시민을 환영한다”는 현수막도 걸려있습니다. 지난 2011년 지어진 대전 유성구 어은동 이슬람사원 건립 시에는 이슬람 혐오문제 없이 선주민들과 대화를 통해 잘 해결한 사례도 있습니다. 이에 “저희가 원하는 것은 주민들과 평화롭게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저희가 기도할 수 있는 사원이 있는 것뿐이에요"라는 무아즈 라작의 바람이 무리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이를 위해 지자체가 책임을 갖고 문제 해결에 앞장서길 같이 지켜봐요. 💬 무수의 코멘트 2018년 기준 한국인 무슬림은 6만 명,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을 합치면 우리나라의 이슬람교도는 약 26만 명이라고 합니다. 이에 전국에 이슬람사원은 16개, 작은 규모의 성원인 ‘무쌀라'는 80여 개라고 해요. 그중 서울 이태원에 있는 서울중앙성원이 국내 최초의 이슬람사원이라고 합니다. 1969년 정부가 부지를 제공하고, 사우디아라비아 비롯한 이슬람 6개국이 비용을 지원해 지어진 곳이죠. 이슬람사원은 평화라는 뜻을 가진 ‘꿉바'라는 돔 지붕과 ‘미나렛'으로 불리는 첨탑을 지닌 건축양식을 지니는데요. 신이 있는 하늘에 조금 더 가까워지려는 바람으로 대개 높게 지어진다고 합니다. 이번 이슈를 살펴보며 저 역시 몰랐던 이슬람교에 대해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한 사람의 장애인을 위해, ‘장애인권리보장법' 최근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장애인권리보장법'을 대표발의했습니다. 이 법은 한 사람의 시민인 장애 당사자의 주체적인 권리가 중심이라고 하는데요.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 촉구 시위를 해오던 장애인단체 및 시민단체는 이 소식에 많은 관심과 환영을 보내고 있어요. 이 법이 무엇이고, 왜 중요한지 살펴보겠습니다. 지난 27일,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장애인권리보장법'을 대표발의했습니다. 그는 대한민국 장애인복지의 틀을 결정짓는 장애인복지법이 장애인의 복지와 사회활동 참여증진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나 장애 당사자를 권리의 능동적 주체로 규정하기보다 복지의 대상이자 수혜자로 규정함으로써 자립이 아닌 보호와 재활의 패러다임을 지속시킨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장애인권리보장법'은 기존의 장애복지 패러다임과 체계를 바꿔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장애 당사자의 주체적인 권리를 중심으로 국가와 지자체의 책무를 규정하고, 개인별 맞춤형 지원서비스를 보장하도록 하는 법이라고 밝혔습니다. 법안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자면. ✦ 장애의 정의를 개인적인 차원이 아닌 사회적인 정의로 재규정 ✦ 장애인등록제가 아닌 ‘장애서비스 이용자'라고 규정 ✦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개별화된 맞춤형 복지 서비스를 제공할 책무 구체적으로 명시 ✦ 정책 논의에 당사자 직접 참여하는 ‘국가장애인위원회’ 설치 ✦ 장애인의 권리를 위한 적극적인 지원체계 마련을 위해 ‘장애인권리옹호센터' 설치 이에 장 의원은 문재인정부의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인 ‘장애인권리보장법'이 문재인정부의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제대로 통과될 수 있도록 동료의원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력을 요청했습니다. 🙏“장애인도 존엄한 인간이다” 장애인권리보장법' 발의에 대해 장애인 당사자와 장애인단체, 시민단체들은 환영했어요. 특히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290개 장애인단체와 시민단체로 구성된 장애인권리보장법・장애인탈시설지원법제정연대(양대법안제정연대)는 현재의 장애인복지법이 탈시설, 개별적 서비스 지원체계 등 장애인의 권리를 담지 못하는 낡은 법이며 새로운 법안인 ‘장애인권리보장법'이 필요하다고 요구해왔었습니다. 이에 지난 3월 16일부터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앞 농성을 196일 넘게 진행해왔죠. 권달주 전국장애인차별연대 상임공동대표는 장애인도 존엄한 인간이라며 40년 동안 기다려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고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을 강조했습니다. 최용기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은 복지법에 담아내지 못한 장애인의 자립생활 실현을 이룰 수 있도록 더 많은 노력을 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1981년 제정된 심신장애자복지법, 이를 바탕으로 1989년 장애인복지법이 개정되었습니다. 그 후 2019년 7월 장애등급제 폐지까지 여러 변화를 거쳤지만 여전히 차별적인 구조를 가진 장애인복지법. 이제는 2021년 ‘장애인권리보장법'이 제정을 기대하며 우리 모두가 개개인의 시민으로서 존중받기를 바랍니다. 성차별적인 경찰조직, 대책은? 최근 경찰조직 내 성희롱 실태조사 결과, 여성경찰 3명 중 1명이 성희롱을 겪었다고 답했습니다. 또한 응답자 절반 이상이 성별에 따른 보직의 차이가 있다고 답했어요. 이에 경찰조직 내 성평등을 위해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비판이 이어지고 있어요. 이번 시간에 경찰조직 내 실태조사 결과를 살펴보고 대책을 짚어보겠습니다. 🚨 실태조사로 드러난 성차별적인 경찰조직 경찰청은 성평등기본정책에 따라 2019년부터 ‘조직 내 실태조사'를 진행해왔습니다. 이번 실태조사는 지난해 11월, 경찰 내부 성평등 조직문화・성희롱 피해 경험・성희롱 목격 경험・전담부서와 제도 인지도 등 크게 네가지 범주에서 진행되었는데요. 주요 응답결과를 살펴볼게요. ✦ 최근 3년 동안 경찰 내부에서 성희롱 피해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12.1% 있다고 답했고, 그중 여성이 35%, 남성이 5.3% 차지함 ✦ 응답자 과반(67%)이 성희롱 가해자가 ‘상급자'라고 응답함 ✦ 성희롱 피해를 당했을 때 피해자 75.1%가 ‘참고 넘어갔다'고 답함 ✦ 응답자 절반 이상(52.3%)이 ‘성별에 따른 보직의 차이’가 있다고 답함 ✦ 응답자 과반(60%)이 조직 내 성희롱・성폭력 전담부서와 제도를 모른다고 답함 ✦ 성차별이나 성희롱 고충을 제기하면 불이익을 당할 것 같다는 질문에 여성 55% 동의, 남성 14.3% 동의함 특히 응답자의 성별 차이를 살펴보면 대부분의 항목에서 여성 응답자가 남성 응답자보다 조직문화에서 성차별을 느낀다고 답했으며, 성별에 따라 조직 내 성차별을 바라보는 인식차가 컸습니다. 🗯 성평등한 조직을 위해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경찰조직 내 실태조사 결과에 대해 이은주 정의당 의원은 경찰조직 내 성평등 가치 제고가 크게 향상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지금까지의 정책보다 더 강력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이 수립돼야 한다고 지적했어요. 이에 인식개선과 조직의 성범죄 근절 예방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고, 내부 구성원이 신뢰할 수 있는 기관 내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승희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는 왜 변화가 필요하고, 왜 이런 변화들을 만들게 됐는지에 대한 이해와 참여독려가 필요하다고 전했습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뉴스레터를 읽으며 떠올랐던 생각, 당사자 이야기나 연대의 메시지. 뭐든 보내주세요! 행복은 연결망 위에 놓여 있는 듯하다. 가까운 사람들이 행복하지 않을 때 그 누구도 혼자 행복할 수 없으니까. 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순 없어, 정세랑 모어데즈ㅣMORE DAZZ 인스타그램 @moredazz.official 광고 및 협업문의 hello@moredazz.com 구독하기 Subscribe 수신거부 Unsubscribe |
혐오를 마주하는 당사자의 목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