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지면 어디로 가나요?
해가 지면 어디로 가나요? 저는 요가원으로 갑니다. 계단을 오르고 오르면 작은 입간판이 있는데요. 그곳엔 늘 쌤이 적어둔 글귀가 있습니다. 이번엔 관계에 대해 적혀있더라고요.
“관계가 영원하지 않음에 너무 오래 서글퍼 하거나 너무 미리 겁낼 필요는 없다. 계절 내내 나무는 모습을 달리 하지만, 늘 그 나무인 것처럼, 강물은 늘 흐르지만, 강은 여전히 강인 것처럼. 누군가는 떠날 것이고, 누군가는 올 것이며, 당신은 여전히 당신이다.”
아…좋다. 그렇지 맞지. 고개를 끄덕이고 ‘나는 여전히 나이다’ 작게 말하며 요가원 문을 열었습니다. 쌤과 반갑게 인사합니다. 쌤은 창가 자리에서 작은 책상을 펴고 책을 읽고 필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날따라 일찍 도착해 옷을 갈아입고 요가매트를 깔고 길게 누워있었어요. 여전히 누운 채로 들어오는 도반들과 인사를 했습니다. 타닥타닥 필사하는 키보드 소리, 매트를 까는 움직임, 도반끼리 조잘조잘 대화, 문밖 너머 올라오는 발걸음 사이에 가만히 있는데 웃음이 나더라구요. 편안하다, 좋다, 마음이 평온하게 채워졌습니다. 함께 땀을 흘리며 수련을 하고 친한 도반과 요가원 문 앞에서 “또 만나!” 인사를 하며 손깍지를 꼈습니다. 손가락이 어긋나 어설프게 한번, 손가락 하나 다시 맞춰 두번. 그 순간이 웃겨 까르르하며 헤어졌습니다. 요가원에 가면 돌아왔다는 마음이 드는 건 이런 순간들 때문일 거예요. ‘돌아갈 곳이 많은 삶을 살고 싶다.’ 집으로 돌아가며 꿈꿔보는 밤이 있었습니다. 당신은 어떤 걸 꿈꾸나요? 저에게도 나눠주세요.
☘️무수한 존재들과 함께 살고 싶은, 무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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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종차별철폐의날 #이주민 #외국인보호소
💪이 나라에서 인종차별이 사라질 때까지
오늘 3월 21일은 세계 인종차별 철폐의 날이에요. 196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차별정책 ‘아파르트헤이트’에 반대하며 희생된 69명 기리는 날이 그 시작이었습니다. 한국에 사는 많은 이주민 그리고 이 문제에 공감하는 이들이 지난 21일 서울역에 모여서 목소리를 냈어요. 특히 이 시국에 반중정서로 중국인 혐오가 심해지고 있다며 우려했습니다.
- 🎤윤우 윤석열 퇴진 성소수자 공동행동 활동가 “‘섬짱깨’ ‘중국인은 더럽다’ 등은 어머니와 제가 수없이 들어왔던 말로 반중정서는 늘 있었다. 윤석열은 계엄을 정당화하기 위해 가짜뉴스를 만들어 극우 세력에게 중국 혐오를 부채질했다. 극우・혐오 세력들이 광장과 일상에서 만드는 공포감과 크고 작은 폭력이 한국에서 살아가는 이주민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걱정스럽기만 하다.”
- 🎤김선영 베트남・한국 다문화가정 이주배경청년 “20년 전 베트남에서 한국에 와 저를 키워 주신 어머니는 제겐 자랑스럽고 사랑스러운 어머니이지만 일부 사람들은 ‘너희 나라로 가라’거나 ‘똥남아’ 같은 차별 발언을 한다. 실제 존재하는 사람의 삶을 멋대로 비하하고 재단하는 차별에 상처받았다. 아빠의 나라이자 나의 고향인 이 나라에서 인종차별이 사라질 때까지 목소리를 내고 싶다. 더 이상 참지 않겠다.”
- 🎤우다야 라이 이주노조 위원장 “강제노동과 사업주의 폭행・폭언・협박을 견디지 못한 이주노동자들이 자살까지 하고 있다. 이주노동자는 위험한 노동환경으로 인해 산재사망이 내국인의 3배, 임금체불은 2배나 된다. 돈 벌러 왔다가 돈을 떼이는 현실. 이주노동자도 같은 사람, 같은 노동자로서 임금・근로조건・안전・숙소・건강・사회보장을 동등하게 대해 줘야 한다. 권리 기반의 이민정책을 만들어 이주노동자 인권과 노동권을 보장하고 장기체류와 영주 기회를 주는 정책을 펴 달라.”
- 🎤진정영님 “광장에 나오면서 약자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이주민 관련 집회엔 처음 나와 본다. 과거 반공 구호를 외치던 이들이 최근 중국인 혐오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며 목소리를 크게 내고 있다. 이주민도 저처럼 동등하게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
약 300명 넘는 사람들은 서울역에서 연대발언을 하고 이후 서울 중구 세종호텔 해고자 고공농성장으로 그리고 국가인권위원회까지 행진을 이어갔습니다.
💥몽땅 가둬놓고 괴롭히는 문제
지난 2월 27일 국회에서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이 본회의에 통과했어요. 이후 뒤늦게 정의당, 녹색당, 노동당 등 최소 6개 정당이 공식 성명을 내고 여러 의원들이 사과문을 썼습니다. 그 이유는 개정안이 여전히 헌법불합치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 ⚖️ 헌재는 2023년 3월 어린이・장애인 등을 가리지 않고 강제 퇴거 대상이 되는 것, 재판도 영장도 없이 무기한 구금을 할 수 있는 제도가 헌법이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통과된 개정안은 최대 20개월 동안 구금할 수 있다는 상한선만 생겼을 뿐 위헌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국회의원 274명 중 266명 찬성으로 본회의에 통과되었습니다. 이 법안의 문제를 깨닫고 사과하게 만든 건, 문제를 지적한 공익법단체 두루 이한재 변호사의 경향신문 칼럼이었습니다.
- 🎤이한재 변호사 “대한민국에서는 연간 4만 명이 넘는 사람이 외국인보호소에 구금된다. 출입국 인구 규모가 훨씬 큰 영국(2만 7,000명), 독일(5,000명) 등과 비교해도 지나치게 많은 숫자다. 이렇게 강제력 행사와 구금시설 중심으로 출입국 정책을 운용하는 국가는 세계적으로도 찾기 어렵다. 2024년은 최근 5년 중 가장 많은 이주민이 구금되었고, 부모 없이 갇힌 아동의 숫자도 100명을 훌쩍 넘었다…우리는 지난해 12월, 하마터면 ‘영장 없이 길에서 아무나 끌려가 갇히는 나라’에 살 뻔했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에게는 이미 오랜 현실이다. 이를 바꿔야 한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 앞에서도, 정부는 ‘난민 구금법’ ‘외국인 처벌법’으로 답하고 있다, 이 법이 시행된 후에도 억울하게 갇힐 사람들은 이제 누구에게 구제를 청해야 하나.”
이후 경향신문은 이한재 변호사를 만나 인터뷰했어요. 이 뒤늦은 사과들에 어떤 마음이었는지 나누며 이주민을 가두려고만 하는 법무부의 행태를 지적했습니다.
- ✨”오랫동안 저희는 세상에서 고립된 채로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 기분이었는데, 보이지 않는 곳에 이렇게 공감해주는 분들이 있었구나, 하는 느낌이 든다. 활동가로서 너무 안일한 말일 수도 있지만, ‘사과문 사태’마저도 반가웠다. 또 감사했다. 이렇게라도 주목을 받아본 적이 없는 주제다. 직접 사과하신 분들, 이를 위해 목소리를 내주신 분들께서 앞으로 계속 함께해주시리라 믿는다.”
- ✨”출입국관리법 관련한 법무부의 의도에는 적극적인 악행과 소극적인 악행, 이 두 가지가 섞여 있는데, 그중에서도 소극적으로 뭔가를 안 하고 싶어 하는 측면이 강하다고 생각한다. 1945년 이후와 1950년대 일본의 전술은 일단 불안한 조선인을 몽땅 가둬놓고 괴롭히기만 해서 알아서 본국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것이었는데, 한국이 이걸 그대로 70년 넘게 계승하고 있다.”
- ✨”11월 난민법 개정안 공청회와 1월 출입국관리법 개정안 토론회 때 법무부가 극우 단체들을 따로 초대했다고 들었다. 이렇게 널리 알려질 행사가 아닌데 토론장에 자리가 부족했다. 법무부가 발표한 내용도 독일 극우 단체가 만든 이주민 혐오 유튜브 영상을 인용한 것이다. 심지어 해당 개정안 논의와도 별 관계가 없었다. 법무부가 이렇게까지 노골적으로 이주민 혐오 목소리의 스피커를 자처하는 모습은 최근에 처음 보았다.”
- ✨”우리가 가장 집중하는 것은 이러한 인권침해의 구조를 바꿀 수 있는 일이다. 공항 난민이 개별적으로 구금 시설에서 나오도록 하는 일도 하지만, 핵심 업무는 오히려 그러한 상황이 애초에 벌어지지 않도록 법과 제도를 바꾸는 일이다. 어떤 지점에서는 연구와 캠페인이 필요하고, 어떤 지점에서는 국회나 정부 대응이 필요하기도 하다. 구조를 바꾸기 위해 목소리를 만들고, 이 목소리를 완결된 전문가 의견으로 만들어내는 일을 열심히 한다. 소송 자체도 그런 관점에서 접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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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광동고양이 #제3차동물복지
🐈한 명이라도 더 살릴 수 있게
서울시 용산구 보광동을 아나요? 서울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에서 걸어 15분 정도 거리에 있는 이 동네는 가파른 언덕길과 오래된 주택들이 모여있는 지역이었어요. 2003년 뉴타운 이야기가 나왔고 올해 3월부터 통제가 되고 철거가 시작되고 있어요. 사람들은 떠난 자리에 여전히 남아있는 존재들은 고양이. 이곳의 동물들을 구조해내기 위해 김유진님과 여러 봉사자가 움직이고 있습니다. 용산구에 고양이들이 구조된 후 입양 전에 머물 수 있는 ‘계류지’를 만들어달라고 여러번 요청햇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어요. 그럼에도 한 명의 존재를 살리기 위해 애쓴 덕분에 51명의 고양이를 입양보냈습니다. 30~40만 원씩 사비를 들여 건강검진과 치료까지 도맡았어요.
- 🎤김유진 활동가 “계류지 없는 이주방사는 생존율이 없다고 들었다. 제가 편한 대로 이주방사하면 그건 아이들을 죽이는 것 아니냐. 애들을 좀 더 믿어 보고, 자연스럽게 밥자리를 이동해 나올 수 있게 시간을 끌어서 한 마리라도 더 살릴 수 있게 홍보하고 있다.”
- 🎤박혜빈 봉사자 “직접 발로 뛰어보니 너무 눈물이 날 것 같다.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더 도움을 드려야 할지 계속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아직 더 남은 고양이들이 있습니다. 선량한 개인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움직여준 사람을 알아주고 함께 힘을 보태는 것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소식을 확인할 수 있는 인스타그램과 노션 페이지를 공유합니다. 찬찬히 살펴봐주세요.
📑나아졌지만 아쉬운, ‘동물복지 종합계획’
지난 2월 27일,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제3차 동물복지 종합계획(2025~2029)>을 발표했어요. 긍정적인 변화가 있어 몇가지 소개해요.
- ✅ '사육금지제도’ 도입을 추친해요
-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향으로 관계기간, 동물단체,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사육금지 세부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 ✅ 동물학대 범죄 처벌을 강화해요
- 솜방망이 처벌이 되지 않도록 양형기준을 마련해요. 동물병원/호텔에 반려동물을 맡기고 찾아가지 않거나 동물을 방치하고 이사하는 등 유기 행위에 대해서도 책임을 명확히하고 처벌도 강화한다고 합니다.
- ✅ 반려동물 입양 전 교육을 의무화해요
- 책임감 있는 돌봄 문화를 위해 입양 전 교육을 의무화하며 동물복지 사회 감수성을 높이기 위해 ‘찾아가는 동물사랑 배움학교’ 운영을 지속하고 확대해요.
- ✅ 학교에서 동물복지 교육해요
- 올해부터는 초등학교 늘봄학교 및 중학교, 2026년부터는 고등학교까지 교과과정에 동물복지 교육과정을 도입합니다.
더 나은 변화에 동물단체들도 환영했지만, 여전히 아쉬운 점은 있어요. 논평을 낸 동물권행동 카라와 동물자유연대의 이야기 중 일부를 나눠볼게요.
- ✨ "반려동물 대량 생산과 판매 과정에서 야기되는 학대 문제를 근본적으로 제어하겠다는 기조는 부족한 것으로 평가된다. 대량 생산과 경매장을 통한 유통구조를 그대로 인정하는 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기 어렵다. 선제적 예방에 집중하여 생산업에 대한 과감하고 전향적인 제어 정책이 우선 수립될 필요가 있다.”
- ✨ "농장동물은 이번 제3차 계획에서도 아쉬움이 크다. 과도한 공장식 축산은 동물에게 물리적 정신적 학대와 다름없고 가축전염병을 가속화하는데 일조함은 잘 알 것이다. 그러나 공장식 축산을 축소하는 사전적 예방보다는 대규모 처리, 즉 살처분에 매몰되어 있어 여전히 많은 동물들이 대량 살상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
- ✨ "실험동물 관련해 동물실험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겠다고 하면서도 실제적인 계획은 마련되지 않았다. 동물실험 자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며, 동물실험윤리위원회 역시 거수기 역할에 그치지 않도록 동물실험 기관이 아닌 국가가 설치・운영하고 관리하는 방식의 전환도 반영되지 않은 점은 매우 아쉽다.”
- ✨ "경주마・지역축제・소싸움 등에 이용되는 동물의 불필요한 고통을 최소화하겠다는 내용이 이번 제3차 종합계획에서는 누락되었는데 최근 사회적 관심이 확장되고 있는 사안인 만큼 추가적 마련이 절실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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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고픈 이야기가 있다면 전해줘요
이번 모보이스를 읽고 이야기하고 싶은게 있다면 말해요
당신의 목소리가 당사자의 목소리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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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이 있으면
꼭 용기를 내주세요
<미래의 피해자들은 이겼다> 김승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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