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혐오하며 어떤 고통은 철저히 외면하더라도, 우린 사랑을 합니다. 불투명한 사랑으로 혐오에 맞서고 다양한 존재들과 지내며 서로를 변화시키고 일상을 살도록 돌봐줍니다. 뗄 수 없는 혐오와 사랑. ‘혐오’라는 불순물 섞인 불투명한 사랑. 한 달에 한 번, 매달 네번째 금요일에 구독자들의 사랑 이야기를 전합니다.

한 달 동안 아래 질문을 전하고 이야기를 받았어요.

“사람을 사랑하기가 너무 어려울 때, 어떻게 하나요?”

모보이스에서 뗄 수 없는 혐오와 사랑을 이야기했던 <불투명한 사랑> 레터는 오늘이 마지막 입니다. 한 달에 하나의 질문, 총 여덟 개의 질문을 전하고 구독자들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주로 저만 말하던 이곳에 구독자들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감사했어요. 그중 총 5개의 질문에 눈부신 답변을 보내준 lovelifedance 님에게 특별히 감사를 전합니다. 그동안 나눈 이야기 중 인상적인 글을 남겨봅니다.

• 💌 lovelifedance “서로 많이 다르기에 서로 혐오하지만 그거와 별개로 어쩔 수 없이 사랑하는 면이 있다는걸요. 이번 재회에서는 그런 말을 했어요. ‘우리 이제 노력하지 말자. 그냥 미워하는 감정도 좋아하는 감정도 받아들이자.’ 인간이기에 모자라고 완벽하지 않기에 서로 혐오하고 부족하기에 서로 끌림을 느끼고 사랑한다는걸요.

• 💌 유인 "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사랑의 모양>에서 말하지 못하는 주인공과 해부대상으로 실험실에 갇힌 괴생명체가 서로를 알아보고 사랑을 한다. 그리고 주인공의 이웃집 친구는 동성을 사랑한다. 사랑하는 그들에게 편견 같은 뛰어넘어야 할 벽 따위는 없다. 그저 당연하게 사랑을 한다. 혐오의 대상으로 쉽게 여겨지는 특징도 사랑하게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아무것도 아니게 된다. 결국 내 사랑에만 혐오가 없다. 이옥섭 감독이 너무 미우면 그냥 사랑해 버린다고 했던 말을 기억한다. 사랑을 해서 혐오하지 않든, 혐오하기 싫어 사랑해버리든 결국 사랑과 혐오는 뗄 수 없는 것이 분명한 듯 하다. 여기저기서 사랑을 보여주고 이야기하는 통에 사랑을 생각할 일이 많은 요즘이다. 나는 태생이 사랑이 많지 않게 태어난 데다 불안도 많아서 혐오하지 않기 위해 계속해서 사랑을 노력할 것이다.”

• 💌 수빈 “저는 자기혐오가 저를 덮칠 때, ‘너가 뭘 얼마나 했다고?’, ‘너 지금 이럴 때 아니지 않아?’라면서 스스로를 다그치려 할 때!! 의식적으로 <track 3> 이소라 노래를 들어요. 고요한 밤에 혼자 산책할 때 이 노래를 들으면, 혼자 있는 게 아닌 거 같고 마음이 치유받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내가 지금 되게 힘든데 그걸 애써 외면하고 있다는 걸 알아차리게 되어서 그런가 봐요. 자기돌봄의 첫걸음은 알아차리는 것!!”

• 💌 유랑 “우울과 고통, 미움과 날카로움이 내 일상을 가득 메우고, 찌를 때 사랑이라도 나누지 않으면 내 삶이 너무 슬플 수 있겠다 싶었어요. 사랑을 나누면서 마주하는 표정과 마음들은 이러한 삶도 살아가게끔 해줘요. 고통과 미움 속에서도 사랑은 만들어지고, 그 사랑으로 희망이 싹튼다는 것을 느끼면 우리의 일상 속에 사랑은 계속 되어야 한다고 다짐하게 돼요.”

묻지 않았다면 들을 수 없는 이야기를 전해주어 다시 한번 고마워요. 마음 같아서는 오래오래 질문하고 이야기를 듣고 싶었는데요. 구독자들의 목소리를 받는 것이 어려웠어요. 질문이 어려운 탓도 있겠고 무언가를 오래 생각하고 적기엔 시간이 부족했겠죠. 그래서 고민 끝에 <불투명한 사랑>은 정리하기로 했습니다. 끝이 갑작스럽긴 하지만, 시작한다는 건 끝이 있다는 것과 마찬가지니까요. 자연스럽게 받아주었으면 좋겠어요.

이 자리를 어떤 이야기로 채울지 고민이에요. 구독자들의 이야기를 받고 싶은데 어떻게 두드려야 할지 아직은 떠오르지 않습니다. 혐오이슈를 한 번 더 보내는 것이 나을까, 또 새롭게 시도해 볼만한 게 있을까, 여러 생각을 하고 있어요. 모보이스에서 읽고 싶은 이야기, 바라는 목소리가 있다면 언제든 편히 말해주세요. 이 글을 읽는 당신의 의견이 가장 궁금합니다. 그럼 <불투명한 사랑> 마지막 인사를 하며, 상처받더라도 사랑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