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한 사람이 될 수 있나요?
‘딥댄스’에 참여했습니다. 컨택즉흥을 기반으로 움직이는 시간인데요. 홀로 하는 움직임 명상 같기도 하고 타인과 깊게 연결되는 대화이자 춤 같기도 합니다. 같이 차담을 하고 서로 컨디션을 나누고 몸을 움직였습니다. 몸이 이끌리는 대로 따뜻한 난로와 조명 곁에서 팔로 온기를 감싸안고 다리를 쓸어주었다가 누웠습니다. 안내에 맞춰 내 몸이 액체가 되었다가 진흙이 되다가 돌멩이 그리고 공기 방울이 되기도 합니다. 그렇게 흘러가듯 자유롭게 움직이다가 쉬고 싶어서 벽에 기대어 앉아 있었는데요. 몸이 춥고 허전하기에 온몸을 웅크려 안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그러고 잠시 있는데 누가 날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이 마음에 응답하듯 함께 자리한 친구가 저를 안아주었습니다. 그리고 또 한 사람이 안아주었습니다. 친구는 저를 다독여주며 옆에 있었고 다른 한 분은 제 손과 팔을 오래 쓸어주었습니다. 그렇게 눈물을 흘리며 몸으로 느꼈습니다. 한 사람이 있으면 살아날 수 있구나! 그 한 사람은 친구, 가족, 연인이 될 수 있지만 어떤 관계가 아닌 이가 될 수도 있다는 걸. 눈을 감고 한 사람이 없는 사람을 떠올렸습니다. 자살로 돌아가신 할아버지, 매주 만나는 은둔고립청년들, 어떤 순간의 나. 당신에겐 한 사람이 있나요? 그리고 당신은 누군가의 한 사람이 될 수 있나요?
☘️무수한 존재들과 함께 살고 싶은, 무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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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예배 #대도시의사랑 #퀴어
🙏 ‘예배'라는 이름의 혐오
지난 10월 27일 일요일, 서울광장과 광화문광장에 많은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이들이 모인 행사는 ‘10・27 악법 저지를 위한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 여기서 말하는 ‘악법’은 차별금지법, 동성결혼이었습니다. 특히 동성애 혐오를 단체적으로 드러낸 자리였어요. 종교라는 이름 아래 혐오의 말들이 쏟아졌습니다. 때문에 개신교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어요.
- ⛪️ 53개 기독교 단체 규탄문 “이 집회는 ‘예배와 기도회'라는 이름을 가장하고 있지만, 현실은 철 지난 음모론에 바탕을 두고 성소수자를 향한 차별과 혐오를 선동하는 아주 끔찍하고 추악한 죄악의 현장이 될 수밖에 없다…이번 기도회는 단지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에 그치지 않고, 사회 전반에 걸쳐 차별을 조장하는 문화적 흐름에 동조하고 있다. 혐오 발언은 종교의 자유, 신앙의 자유를 빙자하며 표현되지만, 이는 강력히 규제되어야할 반사회적인 혐오 발언이다…그리스도교의 핵심은 사랑과 정의에 있다. 우리는 이 땅의 교회가 이를 실천하기 위해, 혐오가 아닌 사랑으로 일치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 인간은 왜 사랑 앞에서 아름다워지고 추찹해지는 걸까
우리 사회 한구석은 혐오로 시끄럽지만, 또 그 옆의 세상은 달라지고 있습니다. 최근 퀴어 이야기를 담은 영화, 드라마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어요. 가장 두드러진 작품은 <대도시의 사랑법>이죠. 이를 만든 박상영 작가의 인터뷰 일부를 나눠볼게요.
- ✨“소설을 쓸 때부터 지금까지 늘 한국 땅에 없던 작품을 만들자는 마음이었다. 퀴어물, BL물은 있었지만, 성소수자들의 일상의 온도를 그대로 담아낸 작품은 없었으니, 그걸 보여주자는 포부가 있었다.”
- ✨“이 작품을 20대 탐구 보고서라고 생각하고 만들었다. 20대를 돌아보면 그때 저는 사랑이 너무 중요했고, 사랑에 절실했으며, 사랑을 목적으로 행동했었다. 인간은 왜 사랑 앞에서 이렇게 아름다워지고 추잡해지는 건가에 대한 고민을 담아낸 게 이 소설이었고, 드라마에서도 그 주제를 그대로 살렸다.”
- ✨“처음에는 퀴어 문학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손꼽히는 게 부담스럽기도 했는데, 이제는 객관적으로 봐도 사회적으로 큰 방점을 찍은 작품이 된 것 같다. 무거운 왕관을 쓴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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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수의 코멘트
티빙 OTT에 올라온 <대도시의 사랑법> 시리즈를 봤습니다. 사랑에 진심이고 그만큼 아파하는 인물들을 보며 살아보지 않은 일상에 잠시 푹 빠져들었습니다. 소위 ‘인생 난이도'라는 말을 하잖아요. 누군가의 인생을 단편적으로 잘라 비교하는게 말이 안 되지만, 한국에서 남성으로 사는 것보다 여성으로 사는게 인생의 난이도가 높듯 이성애자보다 퀴어의 인생 난이도가 너무도 높구나 느꼈습니다. 주인공 ‘고영'은 퀴어라는 이유로 엄마가 자신을 정신병원에 가두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과 연인임을 숨기기도 하고요. 매일 사랑을 찾으며 영원한 사랑이 있는지 질문합니다. ‘고영'의 연애가 중심으로 이야기가 그려지지만, ‘고영' 곁에 친구들과 사랑도 가득 담겨 있어요. 같이 살며 가족이 되어준 친구, 죽을 시도를 할 때도 연락을 끊고 혼자 있을 때도 늘 찾아온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연인에게 상처 입고 이별할 때도 그들이 함께였죠. 시리즈 8화를 다 보고, 나를 편히 보여줄 수 있는 사람들을 사랑해야지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되기까지 쌓아온 우연과 시간과 노력과 진심을 존중하며 관계를 소중히 여겨야지 다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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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퐁남 #진주편의점폭행사건 #여성혐오
💥 ‘퐁퐁남' 사용할 때, 이미 시작된 혐오
네이버웹툰 ‘지상최대공모전'에서 여성 혐오를 담은 웹툰이 1차 심사를 통과해 논란이 되고 있어요. 문제의 웹툰은 <이세계 퐁퐁남>. ‘퐁퐁남'은 주방 세제 이름과 남성을 더해 만든 말로, 연애 경험이 많은 여성이 경제적인 조건만 보고 결혼한 남성을 칭하는 속어입니다. 결혼 전 여성의 성 경험을 지저분하다고 취급하며 이를 설거지해야 한다고 쓰이는 혐오 표현이에요. 이에 더해 남초 커뮤니티에서는 여성들이 경제적 이득을 위해 남성을 이용한다는 왜곡 서사 ‘설거지론'에서 ‘퐁퐁남'이 쓰입니다. 혐오표현을 웹툰에 활용한 문제와 함께 이 작품을 심사에 통과시킨 네이버 웹툰에도 비판이 쏟아지고 있어요.
- 🎤위근우 칼럼니스트 “응모작으로서의 <이세계 퐁퐁남>에 가능한 것은 비평이 아니다. 그보다 빨간 펜 첨삭이 적절하다..문제는 특정 사례를 가져왔다면 굳이 ‘퐁퐁남'이라는 단어를 제목에 넣어 자신이 재현하고자 하는 사례를 혐오의 맥락에 위치시키는 짓을 했다는 것이다. 제목을 ‘이세계 이혼남' 대신 ‘이세계 퐁퐁남'으로 선택했을 때 이미 혐오 조장은 시작됐다.”
- 🎤김수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네이버웹툰이 글로벌 스탠다드와 1위 기업의 체면을 위해 이런(혐오표현) 걸 하면 안 된다는 내부 규제를 갖고 지속적인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더 적극적으로 표명해달라는 게 플랫폼의 책임을 묻는다는 것. ‘퐁퐁남' 표현 하나 없앤다고 네이버웹툰의 문제가 사라지는 게 아니다. 해당 표현이 네이버웹툰 플랫폼에서 유통될 때 어떤 효과를 가질 것인지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이 사건으로 네이버웹툰 불매운동도 있어요. 이에 네이버웹툰은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답했지만, 정식 연재작이 아니라 적극 대책을 마련할 수 없다고 공모전 2차 심사를 진행 중이라고 해요.
⚖️ 여성혐오가 인정된 첫 판결!
지난 10월 15일, ‘진주 편의점 폭행사건' 항소심 선고가 있었습니다. 이 사건은 지난해 11월 경남 진주에서 20대 남성이 편의점에서 일하는 여성이 머리가 짧다는 이유로 폭행한 사건인데요. 이번 판결에서 처음으로 여성혐오가 범행동기로 인정되었어요. 이를 위해 많은 이들의 부단한 노력이 있었습니다. 무려 500장의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고 좌담회를 열고 1인 시위를 이어가고 252개 단체와 7만 4천여 명의 개인의 탄원서와 연대성명까지.
- 🎤한국여성변호사회 “여성혐오에 기반한 폭력범죄가 여성의 안전과 존엄을 위협하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상한 시점에서 한 걸음 내디뎌준 법원의 판결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거듭된 노력으로 법원은 피고인의 범행은 여성에 대한 근거 없는 혐오와 편견에 기반한 것으로 비난받을 만한 범행동기를 갖고 있고, 이 사회에서 안전하게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을 무너뜨렸다고 판결했다. 특히 여성혐오라는 범행동기가 특별양형가중인자인 ‘비난할 만한 범행동기'에 해당함을 분명히 했다.”
- 🎤피해자 A 이자 연대자 온지구 “저나 제 사건은 특별하지 않았지만, 연대의 목소리만큼은 특별했습니다. 아직 극복해야 할 문제들이 많이 남았지만, 늘 그랬듯 지난 목소리를 떠올리며 다시금 용기 내어 살아보겠습니다. 이제는 저의 일상이 된 연대의 현장에서 꼭 다시 뵙기를 고대하며, 단지 여성이 여성으로 ‘온 지구' 어디에서나 자유롭고 안전하기를 소망합니다.”
그러나 피고인은 판결문 열람 및 복사 제한 신청했고, 징역 3년 선고에 불복하고 대법원에 상고를 진행했습니다. 긴 싸움을 해나가는 피해자와 연대자들을 응원하며 함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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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역마 #동물권
🐎 도구로만 취급된 말, 다르게 바라봐야해요
동물단체들은 충남 공주시의 경주 퇴역마들이 모인 불법 농장으로 현장조사를 갔다가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곳에서 방치되어 뼈가 드러난 말의 사체, 살아도 사는게 아닌 말의 처참한 현실을 마주했습니다.
- ☑️두달 간 방치되어 사망한 말 8명. 부패해 뼈까지 드러난 말 사체
- ☑️갈비뼈가 보일 정도로 야위고 상처입은 몸으로 굶주린 말 15명
- ☑️해당 농장주는 작년에도 불법 도살로 벌금 선고를 받았으나 개선이 안됨
제주자치경찰단 기마대에서도 치료가 가능한 말을 안락사시켜 문제가 있었습니다.
- ☑️말 31명 가운데 21명 질병 등으로 폐사 또는 방출, 지난 5년간 5명 안락사
- ☑️제골염 진단 받은 말을 5일 만에 안락사
- ☑️깃발이나 차량 등 물건에 심하게 놀라는 기질이 있어 안락사시켰다는 이유도 있음
- ☑️말의 평균수명은 최대 30세이지만 경주마가 된 후 3~5년이 지나면 안락사
이때문에 동물단체들은 ‘말 복지 수립 범국민대책위원회를 만들고 목소리 내고 있어요.
- 말 복지 수립 범국민대책위원회 “공주시 말 집단 학살 사건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말의 처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번에 굶주리다 사망한 말 뿐만 아니라 국내에 있는 모든 말이 어디서 어떻게 죽어도 상관없을만큼 사회의 방임 속에서 방치되고있다. 그 책임의 중심에는 경마를 통해 매년 수조 원을 벌어들이는 한국마사회와 동물복지 담당 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가 있다…범대위 결성은 지금껏 오직 산업의 도구로만 취급되어온 말이라는 동물에 대한 우리 사회 시각을 바꾸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실제로 한국마사회 매출의 16%는 세금으로 내어 매년 약 1조 원 넘는 금액을 징수하지만 퇴역마 복지 위한 정부 예산은 5억 원도 되지 않습니다. 이 심각한 문제를 같이 지켜보고 관심가져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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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고픈 이야기가 있다면 전해줘요
이번 모보이스를 읽고 이야기하고 싶은게 있다면 말해요
당신의 목소리가 당사자의 목소리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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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는 흔했고 죽음은 무작위였다. 하지만 각자의 죽음은 고유했다. 세상에 단 한 명인 존재가 예기치 못한 사고로 생을 멈췄다. 목화는 자기가 아직 살아 있음을 의심했다. 버스나 자동차나 자전거를 수천 번 탔을 것이다. 매일 길거리를 걸었다. 그런데 아직 한 번도 사고를 겪지 않았다고? 저렇게 많은 사람이 죽는데 어째서 나는 살아 있지? 수많은 죽음 앞에서는 살아 있음 자체가 비정상이었다.
<단 한 사람> 최진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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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어데즈ㅣMORE DAZZ
이메일 hello@moredaz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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