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감정이 올라오기 전에 듣는 마음을 가지려고 합니다. 자세히 알면 무작정 미워하게만 되지는 않더라고요. 소통하면 덜 미워할 수 있게 되고, 저절로 사랑이 생기는 것 같기도 해요. 소통은 양방향입니다. 사랑이 저절로 피어나지 않고 돌아봤을 때 슬픔이 더 큰 관계라면 스스로에게 시간을 주셨으면 좋겠어요. 투명한 사랑은 의심해 보아야 하는 마음이라고 생각해요. 불투명함 속에서 작은 사랑을 발견하는 매일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존재가 당신 자신으로서 존재하며 사랑받기를 소망하는 ‘비유’

모든 사람을 사랑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고, 날 아프게 하는 것에는 단호히 선을 긋되, 나와 그들을 용서하고 연민하면 사랑을 잃지 않고 씩씩하게 살 수 있는 것 같아요~

나나

이 세상은 참으로 고달프고 아프니까요. 우울과 고통, 미움과 날카로움이 내 일상을 가득 메우고 찌를 때 사랑이라도 나누지 않으면 내 삶이 너무 슬플 수 있겠다 싶었어요. 사랑을 나누면서 마주하는 표정과 마음들은 이런한 삶도 살아가게끔 해줘요. 고통과 그 미움 속에서도 사랑은 만들어지고, 그 사랑으로 희망이 싹튼다는 것을 느끼면 우리의 일상 속에 사랑은 계속 되어야 한다고 다짐하게 돼요.

다양한 존재들과 연결되어 살고 싶은 ‘유랑’

저녁 먹다 내 귀에 확 들어왔던 대사.

“그럼 김태성이랑 헤어져”

엥 뭐지? 죽음을 맞은 아이돌스타를 살리기 위해 회귀하는 얘기라며? 그런데 왜 쟤는 쟤를 안 좋아한대? 갈등은 이야기를 탄탄하게 만들고 호기심은 독자를 끌어당긴다. 기꺼이 매력적인 이야기 구조에 빠져들었다. 선재는 솔을 세 번 구한다. 그리고 솔은 선재를 살리기 위해 인연을 끊어낼 결심을 한다. 한 존재를 위해 기꺼이 상실을 선택한다. 결과가 바뀌지 않았다면 선택이 바뀌지 않은 것이라며 선재는 솔을 위해 죽음을 마다하지 않는다. 오 헨리 소설 크리스마스 선물 같기도 한 이 두 사람의 선택. 솔과 선재, 김혜윤과 변우석, 훈훈한 두사람 뒤엔 애절하고 먹먹해서 헤어나오기 힘든 촘촘한 이야기가 있었다. 열아홉 풋사랑 같이 보이지만 장애와 실연과 좌절, 사회적 소외를 겪으며 서로를 통해 살게 된 서른넷 사랑이 겹쳐 있었다. 존재해 있다는 것만으로 고마운 사랑.

아직도 완결되지 않은 유리가면이란 만화가 있다. 주인공 마야는 연극 폭풍의 언덕에서 어린 캐서린 역을 맡게 된다.  공연 도중 갑자기 나무통들이 쏟아져 히스클리프가 다쳐 피가 나게 되는데, 마야는 캐서린이라면 어땠을까를 본능적으로 떠올리며 옷을 찢어 상처를 살핀다. 그리고 어린 히스클리프 역을 맡은 상대 배우는 마야에게 빠지고 만다. 연극이지만 히스클리프를 사랑하는 캐서린이 너무나 절실하여 마야와 캐서린을 혼동하고 마는 것이다. 이런 사랑을 받아본 적 있을까. 그는 캐서린에게 받았던 사랑을 현실에서 그리워한다. 한 존재를 지극히 사랑하는 마음을 알아버린 것이다.

한 존재를 지극히 사랑하는 마음, 그냥 그 존재 자체라서 좋은 마음. 영화 늑대소년을 보러 극장에 갔던 날, 같이 간 이들에게 미안할 정도로 울어버렸다. 할머니가 되어 찾아온 순이를 늑대소년이 극진히 맞아주는 장면에서 그만 무너지고 말았다. 40년이 지나 머리가 하얗게 된 순이가 늑대소년 철수에게는 그냥 순이였다. 그냥 순이.

살아있는 모든 존재들에 연결되어 버린 한 마리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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