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월 2일. 첫 모보이스를 보냈어요. 내가 혐오문제에 대해서 말해도 될까? 내게 그런 자격이 있을까? 누구에게라도 쉽게 공격받는 일을 하는 건 아닐까? 여러 걱정과 고민, 두려움을 안고 모보이스를 시작했어요. 그럼에도 무언가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말이죠.
그 후 지금까지, 약 2년 7개월 동안 매주 금요일 당사자의 시선으로 혐오이슈를 정리해 당신의 이메일을 찾아갔죠. 물론 가끔 아프거나 휴일이 겹치면 쉬어가면서요. 수많은 기사와 인터뷰, 글과 영상을 보며 우리 사회에서 지금 일어난 혐오이슈들이 찬찬히 읽히기를 바랐어요. 혐오를 마주하는 존재가 어떤 이슈에선 여성이고, 장애인이고, 퀴어이고, 이주민이고, 동물이었지만 결국의 당신의 문제이자 우리의 문제라고. 이 문제에 저항해 여러 사람들이 목소리를 내고 행동하며 그로 인해 작은 변화가 생겨나고 있다고 말하고 싶었어요. 혐오문제를 당사자의 시선으로 같이 분노하고 또 슬퍼했고 힘을 실어주고픈 당사자의 목소리를 강조했어요. 이게 당신에게 잘 전해졌을까요? 그랬으면 좋겠네요.
모보이스를 보내는 대부분의 시간은 행복했어요. 관심있는 혐오문제를 깊이 알 수 있었고 말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종종 전해지는 다정한 피드백에 해나갈 힘을 얻었어요. 그럼에도 소진되는 순간이 쌓인거 같아요. 멈춰있는 구독자수, 줄어드는 오픈율, 뉴스레터를 보냈지만 전해지는건가 알 수 없는 날, 적은 수익도 내지 못하는 상황. 나만 좋아하는 하는 일 말고 서로에게 필요한 일을 하고 싶었고 그 일을 하면서 저도 생활을 꾸려나갈 수 있기를 바랬어요. 올해 하반기부터 ‘버겁다’, ‘그만하고 싶다’, ‘쉬고 싶다’라는 생각이 잦아졌고 그래서 제 마음의 목소리에 따라 모보이스는 잠시 쉬어가요. 끝의 쉼이 아니고 시작의 쉼이에요. 쉬어가며 고민도 하면서 지낼게요. 그리고 올해 마지막 금요일인 12월 29일 다시 찾아올게요.
🎶Flow Slowly - 윤슬로
https://www.youtube.com/watch?v=UPnQlLNDVY4
당신의 눈부신 일상을 기도하며, 무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