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노력은 산책이에요
길었던 여름이 지나 가을이 느껴지는 요즘, 다시 산책하고 있어요. 집에서 일하던 어제, 오후 4시가 되자 창밖의 풍경이 노란빛으로 변하더라고요. 하던 일을 내려놓고 가벼운 차림으로 밖으로 나섰어요. 늦은 오후 동네의 풍경은 평온했고 천천히 걸으며 소소한 순간들을 발견했어요. 놀이터로 뛰어가는 어린이들, 부는 바람에 톡톡 떨어지는 잎, 나무 아래 작은 꽃을 비추는 햇볕, 복도에 내놓은 화분들. 그리고 누군가의 노력을 지켜보게 되었는데요. 한 할머니가 자신의 보행보조기구를 앞으로 밀치고 걸어갔어요. 밀고 걷고 잡고, 또 밀고 걷고 잡고. 도구 없이 걷기를 조금씩 연습하는 모양이었어요. 할머니의 일상 속 노력을 보며 난 이 하루,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잠시 생각했는데요. 아마도 산책이 제 노력 같아요. 모니터 앞에서 내 많은 시간을 뺏기지 않겠다는 노력이요. 잠깐이라도 무언가를 하지않는 나를 받아주고 지금 여기를 온전히 느끼는 연습이 제겐 산책이라고 생각했어요. 지금 이걸 보는 당신에게도 산책을 추천하고 싶어요. 밖으로 나와요. 천천히 걸어요. 혹시 자신만의 일상 속 노력이 있다면 가볍게 나눠줘요. 언제나 이 글을 읽는 사람이 궁금합니다.
무수한 존재들과 함께 잘 살고 싶은☘️무수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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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생 #성차별 #다양한가족
💰 정부가 저출생 예산을 확대했어요
정부는 2024년 예산안 중 저출생 관련 예산을 2023년보다 약 25% 늘어난 17조 5900억원을 편성했어요. 관련 정책을 살펴보자면요.
✦ 출산한 지 2년 이내 가구의 주택 구입 및 대출 소득요건을 완화했어요
✦ 출산한 가구에 대해 공공분야 특별공급을 신설했어요. 이때 혼인여부와 상관없어 비혼가구도 혜택을 받을 수 있어요
✦ 양육자 모두가 3개월 이상 육아휴직을 사용하면 각각 6개월이 연장해 최장 3년까지 육아휴직을 쓸 수 있어요
✦ 육아휴직 시기에 급여를 추가지원하는 ‘영아기 맞돌봄 특례'기간을 6개월로 늘리고, 급여 상한을 450만원으로 높여요
✦ 육아기 근로단축 가능 자녀 연령을 12세까지 높이고, 급여는 주 10시간 100% 지원, 최대 36개월로 기간을 확대해요
✦ 영세사업장에서 육아기 근로자 시차출퇴근제를 적용하면 월 20만원 장려금을 지원해요
✦ 부모급여도 확대해 0세 부모급여는 100만원으로 1세는 50만원으로 올라요
✦ 난임가구 출산지원 예산이 확대되어 임신・출산을 희망하면 난임 검진과 시술을 받을 수 있어요
허나 이러한 정책은 한계가 있다고 비판해요
🏡 성차별 구조 없애고 다양한 가족을 인정해요
✦ 성차별 구조를 해결해야죠
저출생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강조되는 ‘성차별 구조'. 허나 현 정부에서 이를 외면하고 있어요.
- 2024년 여성가족부 예산을 줄였어요
- 여가부 내 가족정책 예산은 늘었지만, 성평등 예산 중 피해자 지원 예산만 조금 올랐을 뿐 전체적으로 감소했어요.
- 여성가족부가 성 인권 교육 사업을 폐지해요
- 성 인권 교육 사업은 학생이 스스로 성적 주체으로 인식하고 타인의 성 인권을 존중하고 보호하도록 하는 교육이에요. 2013년부터 시작된 이 사업을 여가부는 타부처 사업과 비슷하다는 이유로 폐지한다고 밝혔어요. 전문가들은 성평등 교육이 위축되는 것이라며 우려했어요.
-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회의에서 ‘성평등' 말을 지웠어요
- 정부는 성평등에 대한 비전없이 기존이 출산・양육 지원책에서 대상과 금액을 늘리는 방안을 세웠어요. 때문에 전문가들을 단순한 출산 장려 정책이라 비판했어요.
- 장하나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 “문재인 정부 때는 성평등적 정책을 펴겠다고 방향성을 제시하면서도 이행하지 않아서 비판받았는데 이 정부는 아예 (성평등이란) 말조차 뺐다. 성차별적인 걸 온몸으로 느끼는 사회에서 여성들이 출산을 하지 않게 될 것이다"
-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 “결혼해서 아이를 낳겠다는 여성 비율이 남성들보다 낮은 건 자기 인생 전망이 불투명해진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그런 두려움을 덜어줄 대책이 빠진 대책은 껍데기나 다름없다.”
✦ 다양한 가족을 인정해야죠
저출생을 해결하고 싶다면 이성애 결혼・출산뿐 아니라 다양한 가족을 만들어질 수 있도록 법과 제도, 환경을 만들어야 할텐데요. 여전히 다양한 가족으로 인정하지 않아요.
- 동성부부와 자녀도 가족이에요
- 동성부부인 김규진님과 김세연님은 지난 30일 딸 ‘라니'를 출산했어요. 프랑스에서 지내는 이들은 벨기에 난임병원에서 정자를 기증받아 임신을 해 무사히 출산까지 했답니다. 이들은 한국에서도 임신을 시도하려고 했지만, 부부로 인정받지 못하고 이때문에 정자 공여 시술도 어렵다고 거절당했어요. 엄연히 부부이고, 자식이지만 한국이라면 ‘라니'는 한부모 가정으로 편입된다고 해요.
- 비혼출산을 원하는 이들도 있어요
- 법적으로도 비혼 여성의 단독 출산이 금지는 아니지만, 대한산부인과학회에서 윤리지침상 인공・체외수정 시술대상을 법률혼/사실혼 부부로 한정하고 있어서 어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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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후보자 #관악구의원 #기억의터
😡 대법원장 후보자를 반대해요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9/19-20)를 앞두고 후보자가 과거 성범죄 가해자들을 감형해 준 판결이 드러나면서 비판받고 있어요. 특히 여성단체들은 공동으로 성명을 내 성평등을 후퇴시키는 이균용 대법원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있어요.
✦ “대법원장은 대한민국 사법부의 최고 법원인 대법원을 대표하는 장으로서 막중한 책임과 역할이 요구된다…이 후보자는 성차별적인 관점에서 이루어진 과거 판결을 반성하고 그에 응당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이균용 후보자의 대법원장 임명은 대한민국 입법, 사법, 행정 삼권에서의 성평등이 완전히 후퇴함을 의미한다. 우리는 퇴행을 단호히 거부한다. 국민 모두를 위한 사법정의에 기여할 대법원장이 임명되도록 끝까지 싸울 것이다.”
📢 관악구의원에게 주민을 대표할 수 없다고 외쳐요
‘신림동 강간살인 사건’이후 관악구의 여성안심귀갓길 예산을 삭감했던 최인호 관악구의원에 대해 시민들은 사퇴를 요구했는데요. 지난 29일에도 관악공동행동과 민주노총 관악구지부가 관악구의회 앞에서 모여 목소리를 냈어요.
✦ 박명희 관악여성회 대표 “여성안심귀갓길은 2013년 경찰청이 밤길 여성의 안심귀가와 범죄 예방을 위해 내놓은 정책이다. 최인호 관악구의원은 ‘여성'이라는 단어가 붙은 모든 예산과 정책을 다 공격하며 여성혐오에 기반한 정치를 하고 있다. 그러나 관악구의 모습은 어떤가. 강력 범죄에 불안한 국민들을 지킬 능력도, 안전의 위협에서 시달리는 여성들의 현실을 직시할 의지도 없다면 최인호 구의원은 관악구 주민을 대표할 자격이 없으며, 주민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즉각 사퇴뿐이다.”
✦ 왕복근 정의당 관악구위원회 부위원장 “관악구는 압도적으로 많은 1인 가구와 상당수가 여성으로 이루어진 동네이고, 그 동네에서 여성들이 안심하고 살기가 너무 어렵고 무섭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런 문제에 대해서 최인호 의원은 지난 선거기간 동안 주민들에게 무슨 이야기를 들은지 모르겠다. 이틀에 한 번꼴로 들리는 청년 여성의 이야기가 최인호 의원에게는 들리지 않았던 모양이다. 성인지예산은 단순히 여성만 좋자고 만든 예산이 아니다. 여성의 불평등한 사회적 조건을 개선하고 더 적극적으로 사회적 활동에 나설 수 있도록 예산을 확보하고 만들기 위해 지난 정치과정에서 만들어진 예산이다.”
🪧 '기억의 터'를 철거한 서울시를 비판해요
서울시는 지난 5일 기습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추모공원인 ‘기억의 터’에 설치된 ‘대지의 눈'과 ‘세상의 배꼽'을 철거했어요. 이는 해당 작품의 작가인 임옥상이 성추행 유죄판결을 받았기 때문인데요. 이에 대해 정의기억연대와 여성단체들은 작가의 성추행 범죄에 단호히 대처한 부분은 찬성하지만 서울시가 이 명분으로 일본군 ‘위안부' 역사를 지우려고 하는 것이 아니냐며 비판했어요.
✦ “우리는 임옥상 성추행 사건을 통해 만연한 여성폭력의 현실을 드러내고, 범죄 이후 그의 파렴치한 행보까지 모두 기록하는 방안을 찾자고 하였으나 서울시는 이를 무시하고 기습적으로 철거를 강행했다. 서울시가 철거한 ‘대지의 눈'과 ‘세상의 배꼽'은 임옥상 개인의 작품이 아니다. ‘대지의 눈’에는 고 김순덕 할머니가 그리신 ‘끌려감' 작품과 할머니 한 분 한 분의 생애와 말들이 새겨져 있었다. 결국 오세훈 서울시에 의해 그 기록이 지워지고 부서졌다…기억하고 성찰하여 다시는 잘못된 역사를 반복하지 말자는 반성폭력 운동의 역사 속에서 만들어진 기억의 터가 서울시에 의해 임옥상 개인의 것으로 전락했다. 기억의 터 철거로 일본군 ‘위안부', 반성폭력 운동 역사 통째로 지우려는 오세훈 서울시장을 규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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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개번식장 #동물학대
🐕 화성 개 번식장에서 개 1410명이 구조되었어요
동물단체들이 제보를 접수하고 현장 조사를 나서서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이곳은 합법적인 동물생산・판매업이라곤 하지만 법의 사각지대를 이용해 동물학대가 이뤄지고 있었어요.
✦ 400명 운영하는 곳으로 등록했지만 평소 800~1000여 명을 사육했어요
✦ 1평도 안되는 공간에 개 10여명을 몰아넣거나 사육장을 3단으로 쌓아올렸어요
✦ 개들은 피부병과 영양실조에 걸렸고 불법 제왕절개 수술을 했다고 추정된 개 100여 명이 죽은 채 발견되었어요
✦ 법에선 어미개 출산 간격이 10개월 이상이 되도록 출산횟수를 정했지만, 번식장에선 한명의 개에게 1년에 2~3회까지 출산을 시켰어요
구조된 개들은 경기도와 동물단체에서 나누어 보호 중이에요. 화성시는 해당 번식장 대표를 동물보호법과 수의사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상태입니다. 끔찍한 개 번식장 문제로 정부와 지자체도 변하고 있어요.
✦ 농림축산식품부는 ‘반려동물 이력제’를 확대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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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는 등록대상 동물이 반려견인데요. 이 조항을 2024년 개정해 2026년까지 번식장 어미개 동물등록까지 적용할 계획이라고 해요. 이를 통해 번식장 어미개 숫자를 파악할 수 있고, 불법 번식장이 줄어들 거라고 보고 있어요.
✦ 김동연 경기도지사 “경기도는 즉시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했다. 특별사법경찰단이 현장에 즉각 출동했고, 축산동물복지국이 현장에서 개들을 보호했다. 대한민국 동물복지 수준을 이제 한 단계 더 높여야 한다. 변화의 중심 경기도가 역할을 다하겠다.”
❌ 동물을 사고파는 걸 금지해야해요
허나 동물단체들은 동물을 사고파는 문제, 대량생산과 판매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동물학대는 반복된다고 지적해요.
✦ 김현지 동물권행동 카라 정책실장 “정부는 반려동물 영업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하지만 이번 사건을 통해 허가 영업장마저 편법이 난무하는 것이 확인됐다. 반려동물을 사고파는 구조적 문제, 큰 틀에서의 변화가 없다면 동물을 돈벌이로만 본 끔찍한 현장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 이형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 “동물 영업장 불법행위 문제의 근본적 원인은 대량 생산과 대량 판매이다. 관리만 강화한다고 동물복지가 개선되지 않는다.”
✦ 김성호 양평 개 집단학살 사건 주민대책위원회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동물을 사고파는 문화, 그리고 그것을 허용한 정부에 있다. 2016년 강아지 공장의 열악한 현실이 폭로된 뒤 동물생산업이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바뀌었지만 그 이후 철저한 관리감독은 미비했다. 동물보호법이 전면개정되고 번식장에 대한 점검, 운영 기준, 시설 규정 등이 개선되긴 했지만 여전히 지자체의 적은 인력으로 시설들이 관리되고 있다. 시설 점검 투명성을 위해서는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고 인력을 보강해야 한다. 근본적으로는 펫숍을 통한 동물 거래를 없애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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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보이스 읽고 하고픈 말이 있나요?
당신의 감정과 생각, 이야기를 기다려요
당신의 목소리가 당사자의 목소리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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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할 수 있다는 것은 산책할 여가를 가진다는 뜻이 아니다. 그것은 어떤 공백을 창조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산책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를 사로잡고 있는 일상사 가운데 어떤 빈틈을, 나로선 도저히 이름 붙일 수 없는 우리의 순수한 사랑 같은 것에 도달할 수 있게 해줄 그 빈틈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결국 산책이란 우리가 찾을 생각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을 우리로 하여금 발견하게 해주는 수단에 아닐까?
<일상적인 삶>, 장 그르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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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어데즈ㅣMORE DA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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