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신림동 강간살인' 사건에 목소리를 내기 위해 약 90여 개 여성단체들이 뭉쳐 행동했어요. 추모의 마음으로 검은 옷을 입는 활동가들은 피해자가 살해된 장소를 찾아 묵념했어요. 더불어 현장에서부터 신림역까지 약 1시간 동안 도보행진을 하며 목소리를 냈어요.
✦ 참여자 A님 “사건 얘기를 들었을 때 머리에 빨간 불이 들어오는 것 같았고, 이런 식의 사건이 최근 너무 많이 일어나서 불안했다. 피해자를 추모하는 시간을 가진다고 해서 헌화라도 하고 싶어 오게 됐다.”
✦ 박명희 관악여성회 대표 “관악구 주민으로서, 여성으로서, 생명이 위협받고 불안은 극도로 높아지고 있다. 최인호 관악구의원은 여성이라는 단어가 붙은 모든 예산과 정책을 다 공격하고 지우며, 여성혐오에 기반한 정치를 하고 있다. 여성혐오정치를 하는 최인호 관악구의원은 사퇴하라. 관악구에 여성안심귀갓길 예산을 포함해 안전예산을 강화하고 구민과 여성안전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
✦ 김남영 진보당 인권위원장 “여성혐오를 방관하다 못해 앞장서 조장하고 이용해 온 정부・여당이 여성살해의 공범이다. 여성안심귀갓길 예산을 전액 삭감한 게 성과라고 말하는 정치인이 있는 한 여성혐오범죄와 살해는 이어질 수밖에 없다.”
사건에 책임이 있는 최인호 관악구의원은 21일 기준 약 1200건의 사퇴촉구 게시글을 받았는데요. 비판댓글이 쏟아지자 유튜브 영상의 댓글창 고정댓글로 ‘페미니스트들이 행정적 절차와 사실관계도 파악하지 않은 채 좌표를 찍고 폭언하고 있어 해당 댓글을 모두 고소하겠다' 밝혔어요. 비상벨과 cctv 설치하겠다고 하면서 여성안심귀갓길 예산삭감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에요.
문화체육관광부가 성인지 교육 영상제작을 진행 시 ‘여성혐오' 단어를 금지하고 출연자 성비에도 개입해서 문제가 되고 있어요.
✦ ‘성평등', ‘여성혐오' 단어를 피하라고 지시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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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이유에 대해 문체부는 ‘어딘가 치우쳐 보이거나 누군가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모호한 답변을 전했는데요. 제작팀에서 인용한 기사에 ‘혐오'라는 단어가 담겨있어 이 또한 검열했다고 해요.
✦ 남녀 출연자를 동일하게 출연시키라고 요구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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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체부는 출연자 성비도 지시했는데요. 기계적으로 성비를 맞추라는 맥락으로 남녀 출연자를 동일하게 출연시키라는 요구를 구두로 전했다고 해요.
이에 여성들과 여성단체들을 비판하고 있어요.
✦ 영상 출연한 당사자 “특정 단어 사용 금지는 여성들이 놓인 현실을 면밀히 담는데 당연히 한계가 있다. 특히 성인지 교육 영상이라는 점에서 더욱 문제다.”
✦ 권수현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 “성인지 교육 영상인 만큼 현실을 제대로 담아야 하는데 특정단어를 빼라는 것 자체가 문제다. 페미니즘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결국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는 정부의 기조가 전제돼 나온 가이드라인이다. 앞으로 문체부가 주관하는 행사나 제작 등 문화예술계 전반에 ‘가이드라인'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크다는 점에서 문제적이다.”
💥 대법원장 후보자의 부족한 성인지 감수성을 지적해요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는 성인지 감수성이 떨어지는 과거 판결로 비판받고 있어요.
✦ 2007년 7월 스토킹 살인사건에 대해 피해자 유족들은 현장에 출동한 경찰의 조치가 미흡하다며 국가배상금 청구소송을 했는데요. 당시 1심 재판장이었던 이균용 후보자는 “신고에 ‘여자가 살려달라고 소리쳤다'는 내용만으로는 112신고센터와 지구대가 이 사건을 여자의 생명이 급박한 위험이 있다는 걸 알았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청구를 기각했어요. 허나 이 판결을 항소심에서 뒤집혔고 대법원에서도 경찰의 조치가 부족했다며 판결했어요.
✦ 2020년 12세 아동을 성폭행한 사건 재판에 대해 피의자 20대 남성이 징역 10년 선고한 1심이 부당하다며 항소하자 이균용 후보자는 그의 주장을 받아들여 범행을 자백했고 비교적 젊은 나이라는 이유로 징역 7년으로 형량을 줄였어요.
✦ 2021년 강간사건 항소심에 대해서도 피의자의 사정을 참작해 징역 7년을 3년으로 감형했어요.
이에 대해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균용 후보자가 성범죄에 대해 보수적인 시각이 드러난다고 비판하며 후보자의 성인지 감수성에 대해 면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어요.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의 국회 청문회가 곧 열린다고 해요. 주요한 자리인만큼 같이 관심있게 이 소식을 지켜보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