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단절감에 벽이 생기지 않도록
연일 비가 내리는 요즘이에요. 이런 날에는 한번 밖을 나가는 것도 지치죠. 바지는 다 젖고 안경에 빗방울이 튀고 혹여나 넘어질까 조심조심 걸어 온몸에 힘이 들어가요. 비가 많이 오는 날은 걷기도 쉽지 않기에 오토바이는 어떨까 싶어 배달을 시키지 않는 걸 선택하는 편인데요. 집에 돌아오니 동생이 저녁식사를 배달로 시켰더라고요. 참을까 하다가 가볍게 말해보기로 했어요.
“이렇게 비가 많이 올 때는 배달을 안 시키는게 어때?”
“아…누나 나도 힘들어. 나도 지쳐서 요리할 힘이 없어서 배달시킨거야.”
이 말에 ‘나도 힘들어'라는 대답이 나올 줄은 몰라서 당황스러웠어요. 대충 대화를 마무리하고 제 방으로 돌아왔죠. ‘괜히 말해서 불편하게만 만들었네’라는 마음과 ‘내가 힘들면 누군가도 힘들어야 하는건가'라는 마음이 동시에 들었어요. 그리고 외로워졌고 그 감정에 반작용으로 방문을 더 꼭 닫게 되었죠. 서로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과 사는건 커다란 단절감을 느끼게 해요. 당신도 이런 순간이 있었겠죠. 저는 원가족들과 살며 이런 순간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오래 벽을 쌓아오기도 했는데요. 그럼에도 요즘 다르게 해보는 건 참지 않고 말해보는 것이에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이 대화 이후 제가 느꼈던 감정을 동생에게 다시 말해보려고 해요. 이런 상황에서 당신이라면 어떻게 할 거 같아요?
무수한 존재들과 함께 잘 살고 싶은☘️무수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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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식용종식 #동물권
📢 서울 종로에서 ‘개식용 종식을 위한 국민행동'이 열렸어요
31개 동물단체들과 시민들까지 약 300여명이 모여 목소리를 냈어요!
✦ 개식용 종식을 위한 국민행동 “이미 현행법상 개의 도살과 식용 판매・조리는 불법이다. 무엇보다 지난 4월 동물보호법이 ‘정당한 사유 없이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를 금지함에 따라 개 도살의 불법성이 더욱 명백해졌다. 정부의 개 식용을 위한 사회적 논의 기구가 무기한 연장되는 동안에도 개들의 고통은 지속되고 있다.”
✦ 노혜연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집회를 위해 상경했다. 반려견을 키우는데 아이들에게 개 식용 문제를 알려주기 위해 같이 참가하게 됐다.”
✦ 한정애 의원 더불어민주당 “이미 국민 86%가 개고기를 먹지 않고 반수 이상 식용 금지도 찬성하고 있다. 그러나 환경부, 식약처, 농림축산식품부 등 정부는 개 식용 산업의 불법성을 외면한 채 책임을 떠넘기며 핑퐁게임을 하고 있다.”
🤝 개농장주가 일을 그만하도록 지원하는 캠페인이 있어요
한국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이하 한국 HSI)는 2015년부터 ‘변화를 위한 모델’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어요. 이는 개농장주들이 다른 일을 하도록 설득하며 개농장을 폐쇄하는 것이죠. 캠페인 차원에서 개농장주의 사업 폐업 및 전업을 위해 지원금을 보조하고 개들을 구조해 해외입양을 보내요. 최근 충남 아산시 양모씨도 이 캠페인을 통해 개농장을 접었어요.
✦ 양모씨 “사는 게 늘 죄인 같고 마음 졸이지. 이젠 개 한 마리 잡았다고 신고 들어가면 징역 보낸다, 벌금 물린다 그러잖아.”
✦ 이상경 한국 HSI 팀장 “폐업 의지를 갖고 계셨지만, 현실적 문제로 골치 아파하고 계셨다. 처음엔 저희 제안도 잘 믿지 못하셨지만 계속 농장을 방문해 신뢰를 쌓았다…아산 농장 폐업은 농장주의 협업을 통해 개 식용 없는 미래를 보여준 상징적 변화의 사례다. 현재 발의된 법안들이 통과되면 더 많은 농장들이 안전하고, 인도적인 방식으로 산업을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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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수의 코멘트
중학생 때, 사회문화과목에서 문화상대주의에 대해 배운 기억이 생각나요. 그 예시로 우리나라는 개 식용, 프랑스는 푸아그라가 나오며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해야 한다고 들었던 거 같은데요. 그 후 저는 우연히 개 식용을 반대하는 사람들을 보게 되었어요. 그때부터 어린 저는 무언가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왜 우리는 개는 먹지 말자고 반대하면서 돼지는 먹고 있을까?’ 책 <나의 친애하는 비건친구들에게>에선 이렇게 말해요.
“사람들은 왜 어떤 동물은 먹고 어떤 동물은 먹지 않는지 결코 묻지 않는다. 왜 소의 살은 맛있지만 개의 살은 역겹다고 생각하는지. 왜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와는 교감하지만 돼지나 닭과는 교감하지 않는지. 묻지 않고도 평생을 살 수 있다. 사람들은 대체로 개와 소, 고양이와 돼지가 그렇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어느 정도는 안다. 그렇다면 어떤 동물에게는 마음을 열고, 다른 동물에게는 마음을 닫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이 바로 육식주의다. 육식주의는 모순적인 사고방식을 만든다.”
페미니즘이 가부장제와 싸우는 것이라면, 비거니즘은 육식주의를 비판해요. 개식용 종식도 분명 이뤄져야 하는 것이지만, 다른 동물들 역시 개와 다르지 않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요. 우리가 매일 먹는 끼니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관심가져본다면 분명 당신도 조금은 달라질 거라고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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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 #국가인권위 #성별입력
🪧 퀴어혐오발언을 한 이충상 위원의 사퇴를 요구해요
이충상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은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한 사람으로 임기 시작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어요. 그동안 그는 퀴어혐오뿐 아니라 이태원 피해자 및 유가족 인권침해,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에게 좌편향이라는 말까지 문제가 많았어요. 그럼에도 그가 7월 국제인권회의에 참석한다고 해요. 이에 국내 인권단체과 함께 아시아 국가인권기구 감시 NGO 네트워크 ‘ANNI’에서도 공개서한을 보내 우려를 전했어요.
✦ 인권정책대응모임 “이충상씨의 그간 언행을 돌아볼 때, 과연 제4차 국가별 인권상황 정기검토(UPR)에서 지적된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노동권, 난민 및 이주민 문제를 포함한 여러 인권문제에서 국제인권기준이 무엇인지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무엇보다 이충상씨의 문제는 국제인권기준에 대한 이해가 아니라 반복적으로 인권위 상임위원으로 어울리지 않는 비상식적인 행동을 한다는 점이다.”
✦ ANNI “이 위원이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감을 노골적으로 표현하고, 이를 위원회의 결정에 반영하려고 시도한 것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 더 나쁜 것은 이 위원은 자신의 발언이 혐오발언이 아니라며 성소수자 커뮤니티 비하발언을 정당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권위원이 직권을 이용해 반인권적 언사를 퍼뜨리는 행위에 대해 조속한 조치가 취해지길 촉구한다.”
🏳️🌈 퀴어학생들이 답안지 내 성별 입력을 비판해요
문제는 전국연합학력평가에서 일어났는데요. 국어, 수학, 영어 답안지에 없었던 성별 입력란이 한국사 영역 답안지에 있었다고 해요. 이에 퀴어학생들은 차별이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넣었어요.
✦ ㄱ님 “시험문제보다 성별 표기를 어떻게 해야할지 신경이 더 쓰였다. ‘여'로 표기하고 싶었지만, 이를 빌미로 선생님께 불려가는 등 무슨 일이 일어날까봐 용기가 나지 않았다.”
✦ 장서연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진정인들은 자신이 원하지 않는 성별로 성별 기재를 강요당하거나, 성적 결과표에 성별이 표시되는 경험을 통해 다른 응시자들과 달리 시험을 치르기 전부터 혼란과 우울, 사기저하 등의 차별과 배제를 경험하게 된다. 이는 평등권을 명백하게 침해하는 것이다.”
✦ 청소년성소수자위기지원센터 띵동 “이제껏 불합리한 성별이분법을 나름의 용기로, 체념으로, 재치로 넘겨왔던 트랜스젠더퀴어 청소년들은 비어있는 OMR 답안지를 바라보며 한참을 망설인다. 지정성별대로 체크할 수는 없다. 그것은 ‘사회가 나를 보는 시선으로 내가 나를 인정하는 꼴이기 때문'이며, ‘나는 나를 알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반대의 성별로 체크할 수도, 이번만큼은 남녀의 중간에 설 수도, 아예 비워둘 수도 없다. 애써 공부한 결과를 정당하게 받아보지 못할 위험과 아웃팅의 위험을 모두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띵동은 8명의 청소년 성소수자 진정인과 함께 대표 진정인으로 나섰다.”
인권위 진정과 함께 띵동은 교육부에 답안지에 성별 입력 삭제를 요구하며 성별 수집하거나 표기하지 않는 정책을 촉구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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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등록이주민 #혐오와폭력 #곁을만드는사람
💥 최근 경기도 포천에서 10대 청소년들이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폭행했어요
피해자는 베트남에서 온 30대 나이의 사람이었어요. 가해자들은 피해자의 오토바이에 번호판이 없는 걸 보고 가로막으며 ‘지갑이 있느냐', ‘불법 체류자 아니냐. 신고하겠다'고 1시간 가까이 협박과 폭력을 했어요. 경찰은 가해자 10대 청소년 4명을 폭력 협의로 조사중이에요. 피해자는 무면허로 확인되어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입건하고 양주출입국사무소에 구금된 상황이에요. 미등록 이주노동자라는 이유로 가해진 폭력이라 심각한데요. 더 문제는 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불법체류자 같이 잡자'는 글이 올라오며 미등록 이주민을 찾아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흔하게 일어나고 있어요. 이에 대해 이주민 단체, 활동가들은 정부가 미등록 이주민을 불법으로 여기며 강력한 단속과 ‘내국인에게 피해를 준다'는 혐오발언이 폭력을 발생시키는데 영향을 줬다고 비판해요.
✦ 포천 샬롬의집 관계자 “가해 학생들이 이전에도 다른 미등록 이주민을 협박하거나 돈을 뺏었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다. 매체 등을 통해 ‘미등록 체류자는 신고해도 항의를 못한다'는 점을 학습하고 범행을 저지른 것 아닌가 생각한다…그동안 이주민을 많이 접한 사업주나 일반 시민에게는 차별이나 혐오 정서가 많이 눈에 띄지는 않는다. 하지만 올해부터 상시로 미등록 이주민에 대한 단속이 진행됐는데 여기에 언론 보도와 개인 방송이 편승하면서 차별적인 발언이나 행동이 확대된 경향이 있다.”
✦ 섹 알마문 이주노조 수석부위원장 “미등록 체류자에 대해 정부가 앞장서서 마약・불법・단속과 연결 짓다 보니 시민들도 미등록 체류자를 일종의 범죄집단으로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 "미등록은 그냥 서류예요. 사람의 가치에 관한 말이 아니에요"
혐오에 맞선 이주활동가들의 이야기가 담긴 책 <곁을 만드는 사람>이 있어요. 최근 대구 2호선 계명대역 쉼터에서 이 책의 북토크가 열려 이주활동가 섹알마문, 또뚜야, 차민다님이 이야기를 나눴어요. 미등록 이주민을 혐오하는 사건이 벌어지고 있지만 동시에 이주민을 위해 활동하는 이들도 있다는 걸 알리고 싶어요. 북토크에서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일부를 전해볼게요.
✦ 또뚜야 “미등록이란 건 그냥 서류예요. 사람의 가치에 관한 말이 아니에요. 처음 일한 공장에서 친구가 두 손이 절단됐는데, 그때 그 사장은 처벌도 안 받았어요. 그런 걸 불법이라고 하는 거예요. 친구 대신 기계 앞에 서니 선택의 여지가 없었어요. 팔이 잘리는 악몽을 꿨고 무서웠어요. 제가 경찰서, 법원 가서 도와달라고 할 수 있겠어요? 내 생명을 구하기 위해 미등록이 된 거예요.”
✦ 차민다 “한국에 와서 노조를 만나고 나서야 이주노동자 권리에 대해 배웠어요. 노동과 권리를 이해하고 되돌아보면 저는 한국에서 노예처럼 살았다고 생각해요. 단지 피부가 다르다는 이유로요. 권리는 결국 스스로 요구해야 얻어낼 수 있어요. 차별받는 이주노동자가 한국에서 생활을 바꾸기 위해, 지금은 노조 활동가로 살고 있어요. 우리는 똑같은 사람이에요. 여기 오신 분들도 마찬가지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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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수의 코멘트
미등록 이주민이라는 이유로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충격적이에요. 누군가를 일부러 찾아내고 폭행하고 경찰에 신고하고, 이런 일이 어떤 커뮤니티에서는 응원받는 일이 된다는 게 참담한 마음이었습니다. 허나 혐오문제를 관심갖는 당신이라면 ‘그럼에도'라는 말을 떠올릴거라고 생각해요. 그럼에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느껴요. 미등록 이주민의 목소리를 찾아 듣는 일, 친구/지인과 이야기 나누다가 ‘불법체류자'라는 단어를 쓰거나 이주민에 대한 혐오발언을 듣는다면 그걸 고쳐줄 수도 있겠죠. 독서모임에서 책 ‘곁을 지키는 사람'을 선정해 읽고 말해보는 일, 이주민 단체에 후원하는 일, 이주민 인권에 관한 기사나 글을 SNS에 올려보는 일. 할 수 있는건 많아요. 커다란 벽처럼 느껴지는 혐오에 잠시 무너질 때도 있겠지만 외면하지 말아요. 그럼에도 해볼 일을 같이 찾아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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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츠 추가 모집해요(~7/17)✨
'수치심 쓰고 대화해요' 라이츠를 열고 2주간 열심히 모집했는데요. 아쉽게 오프라인은 참여자 부족으로 취소했고, 온라인은 진행해볼 수 있게 되었어요! 그런데 그 사이 스피커 중에 취소한 분도 있어서 오는 월요일인 7월 17일까지 라이츠 모집을 추가 오픈해요. 관심있다면 살펴봐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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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보이스 읽고 하고픈 말이 있나요?
당신의 감정과 생각, 이야기를 기다려요
당신의 목소리가 당사자의 목소리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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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을
우리가 만들 수밖에 없었어요.
만들고 나서
'아, 이것이 우리가 원했던 것이구나'
알았어요.
<슬픈 세상의 기쁜 말>, 정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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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어데즈ㅣMORE DAZZ
광고 및 협업문의 hello@moredaz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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