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외로움을 숨겨왔어요
가수 시와의 뉴스레터를 구독하고 있어요. 뉴스레터라기보다 편지인데요. 언제 올지 모르고 어떤 이야기를 할지도 모르지만, 편지가 도착하면 반갑고 읽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더라고요. 이 편지를 구독하게된 건 언젠가 시와가 인스타그램에세 올려준 이야기 때문이었어요. 지금의 제 마음 같아서 홀린 듯이 읽고 구독까지 했답니다. 거기엔 이렇게 적혀있었어요.
“저는 그만큼의 심리적 거리를 두면서 살아왔어요. 다정하고 친하게 지내지만 아주 가까워지지는 않는 사람. 아마 제 친구들이 저를 그렇게 느껴왔을 거라고 생각해요. 또한 저 자신은 그것에 만족하며 지낸다고 생각해왔어요. 너무 가까이 오는 거 싫어. 이만큼이 좋아. 그 마음에는 ‘이 이상으로 가까이 오면, 쟤는 나에게 질릴 거야, 나를 싫어할 거야.’ 라는 두려움이 있었고요. 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반대의 경우도 다르지 않았어요…관계에는 적정한 거리와 온도가 있는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동시에 제 안에는 뜨겁고 너덜너덜한 마음도 있다는 걸 모르고 지내다가 최근에 알게 되었습니다.”
그 뜨겁고 너덜너덜한 마음이 가난한 마음처럼 느껴져서 자꾸 숨기려 했던 거 같아요. 그런데 숨긴다고 달라지지 않고 이 마음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에 요즘엔 외롭다고 말해보고 있어요. 그리고 누군가를 기다리지 않고 먼저 다가가거나 연락을 해봐요. 친한 친구와도 갖고 있던 거리감을 좁히려 문득 생각이 나면 카톡을 보내고 시시콜콜한 이야기도 더 많이 나눠요. 가끔은 작은 엽서에 마음을 써서 주기도 하고요. 관계라는 건 혼자서 만드는 게 아니니까 상처받고 두렵고 불안하지만, 할 수 있는 걸 해보는 중이랍니다. 인간에게, 우리의 일상에 친밀한 인간관계가 참 중요하고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어요. 이를 위해 당신은 무엇을 하는지 혹은 어떤 두려움을 갖는지 궁금하네요.
무수한 존재들과 함께 잘 살고 싶은☘️무수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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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퀴어문화축제 #퀴어 #프라이드
🏳️🌈 이번주 토요일,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열려요!
오는 7월 1일 제24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열려요. 서울시의 혐오로 서울광장 대신 을지로2가에서 만납니다. 다채로운 부스와 행진이 있어요. 간단히 소개해 볼게요.
✦ 무지개빛 60여개 부스를 구경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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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톨릭 퀴어인권단체, 여성단체, 장애인단체, 인권단체와 함께 다양한 소모임도 부스를 열어요. 퀴어를 지지하는 단체와 사람들을 만나며 작은 행동을 함께 해볼 수 있어요.
✦ 서울 도심을 무지개로 물들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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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후 4시 30분부터 6시까지 퍼레이드가 진행됩니다! 을지로2가사거리부터 명동, 을지로, 종로를 지나 다시 축제 자리로, 자유롭게 무지개를 흔들며 같이 춤추고 환호해요. 평소 차로 가득했던 도로를 다함께 걸어가는 기분은 정말 신나요!
🎉 국내 최초로 성공회대 교내 퀴어퍼레이드가 열렸어요!
교내 행사를 준비한 성공회대 미니퀴어퍼레이드 조직위원회는 서울광장을 불허한 서울시를 비판하며 이 자리를 기획했다고 해요. 다니는 학교에서만큼이라도 자유로울 수 있도록 말이죠. 부스행사와 수다회 및 공연, 저녁 광장 행진까지 작지만 알찬 시간을 보냈어요. 이 자리 역시 혐오를 피할 수 없었지만 함께 목소리 낸 이들이 있었어요.
✦ 윤영우 성공회대 미디어콘텐츠융합자율학부 학생부 ‘닿음' 회장 “미디어콘텐츠 학부 학생회가 퀴퍼에 연대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성소수자는 미콘 학부에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퀴퍼 개최는) 학생 권리보장과 복지라는 익숙한 권리 중 하나다.”
✦ 오은송 성공회대 실천여성학회 ‘열음' “학교 구성원 누구라도 이용이 가능한 광장에서 퀴퍼가 허용될 수 없다면, 그건 학교가 성소수자를 허용하지 않는 공간이고, 성소수자에게 안전하지 않은 공간이라는 뜻이다. 오늘의 행사를 시작으로 차별과 혐오가 없는 안전한 공간으로서의 학교로 발돋움해야 한다.”
✦ 박경석 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 “장애는 치료의 문제가 아닌 차별철폐의 문제고, 성소수자의 문제도 치료의 문제가 아니라 차별철폐의 문제이다. 혐오와 차별에 맞서 당당한 연대 투쟁으로 살아있는 권리를 쟁취하자.”
🎬 “퀴어의 이야기이며, 여성의 이야기이다"
오는 7월 열리는 인천여성영화제에 인천시가 퀴어 영화를 배제해달라고 요청했어요. 이에 인천여성영화제는 시의 지원도 거부하고 자체 예산으로 영화제를 치르기로 했어요. 더불어 지난 22일 인천시청 앞에 모여 차별적인 행정을 비판했어요
✦ 손보경 인천여성영화제 조직위원장 “시는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만큼 관리 차원에서 영화 목록을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이게 바로 검열이며 명백한 갑질행정이다. 제외 요청 받은 영화는 여성의 이야기이면서 성소수자의 이야기로, 여성영화제 취지에 무엇보다 적합하다. 그런데도 해당 영화를 상영작에서 제외하지 않으면 예산집행 승인을 하지 않겠다고 한 건 성소수자를 혐오하는 담당자의 개인 생각이 반영된 몰상식한 행정이다.”
이에 퀴어혐오를 한 여성정책과장 징계와 책임자의 사과를 요청하며 재발방지대책 촉구 의견서를 인천시장실에 제출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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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수의 코멘트
작년에 이어 올해도 서울퀴어축제에 놀러가요! 작년엔 오프라인 참여가 처음이라 긴장하는 마음이 컸는데요. 그날 자유로운 사람들과 자유로운 분위기를 가득 느끼며 신나게 놀았기에 이번엔 전혀 두렵지 않아요! 혹시 아직 한 번도 가보지 않았다면 무지갯빛 사랑이 넘치는 퀴어축제를 즐겨보길 바래요. 그곳에서 우리가 만난다면 더 반갑고 기쁠 거 같아요. 마주치게 된다면 인사 나눠요. 언젠가는 이 축제에 모어데즈의 이름으로 더 많은 사람과 이야기 나눠볼 수 있기를 꿈꿔봅니다. 응원해줄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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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혐오 #2차가해 #사이렌
📢 “더 이상 한 여성의 살아갈 권리를 빼앗지 말라"
오는 8월에 개봉하는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다큐멘터리 영화 <첫 변론>에 대해 여성단체들과 시민들을 2차 가해라고 비판하며 개봉 취소를 촉구했어요.
✦ 여성단체 “가해자가 사망하고, 국가기관으로부터 직장 내 성희롱 피해를 인정받았지만, 피해자는 그 후 3년이 지나도록 아직까지 2차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왜 피해자의 일할 권리, 일상으로 돌아갈 권리, 잊혀질 권리, 2차 피해를 당하지 않을 권리에 대해서는 한 치의 고려도 없느냐.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더 이상 한 여성 노동자의 살아갈 권리를 빼앗지 말라.”
✦ 김세정 들꽃 노동법률사무소 공인노무사 “박원순을 믿는다는 사람들의 언행은 성폭력 사건에서 성인지 감수성과 피해자 중심주의를 가져야 한다는 사법부 입장을 정면으로 배척하는 것이다. 대법원은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제작진의 주장은) 피해자에게 피해 사실뿐만 아니라 무결함까지 증명하라는 책임을 씌우는 것이다.”
✦ 박지현 전 민주당공동비대위원장 “박 전 시장의 3주기를 앞두고 반 전 시장의 성폭력 사실을 미화하는 다큐멘터리가 공개된다는 소식이 있었다. 그러나 민주당에선 그 누구도 비판하지 않는다. 민주당은 지자체장들의 권력형 성범죄로 이미 국민에게 많은 신뢰를 잃었지만, 여전히 권력형 성범죄를 끊어내지 못했다. 연이은 권력형 성범죄는 당의 부끄러운 과오이다.”
💪 “다 바꿔보자. 뒤집어엎어보자. 뭔가 만들어 보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사이렌: 불의 섬>을 아나요? 경찰관, 소방관, 군인, 경호원, 스턴트맨, 운동선수 여성 24명이 모여 명예를 걸고 싸우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에요. 평소 미디어에서 볼 수 없었던 여성들의 건강함과 강인함이 가득해 인기가 엄청났어요! 그중 소방팀의 리더로 주목받은 김현아 소방관의 인상적인 인터뷰를 일부 나눠봐요.
✦ “모든 직업이 다 비슷하겠지만, 경찰・소방관・군인 같은 남초 직장의 여성들은 젠더 갈등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죠. 제가 소방공무원이 막 됐던 2013년에는 그렇게 심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요. 점점 여성 소방관이 여성혐오의 대상이 되기 시작하더라고요…제가 왜 (소방기술경연대회)에 나갔냐면요. 제가 현장에 나가면 보호자 등이 ‘무슨 여자가 들 것을 들어?’ ‘여자 두명이서 왔어요?’ 이래요. 불신의 눈빛이 온몸에 느껴져요…나는 앞으로 계속 보여줘야 하는구나. 나는 항상 입증해야 하는 사람이구나. 무시를 시작으로, 이겨낸 뒤 완성을 해야 하는 사람이구나. 이게 제 숙제라고 생각해서 대회에 나간 거예요.”
✦ “저 이후에 다른 시도 본부에서 여성 소방관들도 최강소방관 대회에 나간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대견스럽고 멋있었어요. 원동력이 됐구나, 욕을 온몸으로 받았지만 그걸로 이제 움직이기 시작했구나. 다 바꿔보자. 뒤집어 엎어보자. 뭔가 만들어 보자. 이번 프로그램 출연으로도요. 젠더 갈등 해소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 “전 대단한 사람이 아니에요. 그저 소방관 중에 한 명이고, 숟가락 하나 얹었을 뿐이죠. 계속 현장에 남아 있을 거예요. 멋있고, 힘세고, 특이한 소방관이 되고 싶고요. 지금은 한 100분의 1쯤 보여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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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 #피난처의집 #출생미등록아동
🏡 24년 동안 이주민의 안식처가 되어준 곳이 있어요
바로 경상남도 창원 의창구 팔용동에 경남이주민센터 ‘피난처의 집'입니다. 이곳엔 올 4월까지만 해도 약 1260여명의 이주민이 찾아왔다고 해요. 특히 경남 지역 내 조선업과 농촌은 부족한 일손을 이주민 노동자들과 함께 채워나가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이주민을 지원하는 공간이 부족해요. 그러나 피난처의 집 덕분에 이주민들은 작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해요.
✦ 라이 어제이 “피난처의 집이 없었다면 대구나 다른 지역으로 일자리를 찾으러 가야했을 것이다. 지금은 이곳에서 머물면서 조선소에서 일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 라이 던라즈 “네팔에서 지난 3월에 입국해 얼마 전까지 경기도 김포에서 수레를 만드는 공장에서 일하다가 새로운 일을 구하러 왔다. 아직 무슨 일을 할지 정하지는 못했는데, 쉼터에 머물 수 있어 큰 도움이 되고 있다.”
✦ 이철승 경남이주민센터 대표 “피난처의 집이 처음 개소한 1999년 당시에는 이주민들이 폭행, 산재, 질병, 해소, 실직 등 심각한 문제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고 공장 밖을 나온 이주노동자들은 당장 잠자고 쉴 곳이 필요했다. 피난처의 집은 이주민의 인권을 지키기 위한 마지막 보루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거처할 공간을 확보하는 것은 국적과 인종, 피부색을 떠나 모든 인간의 기본 조건임을 강조하고 싶다.”
👶 출생신고조차 되지 못한 아동들이 있어요
최근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외국인아동의 출생등록법안'을 대표발의했어요. 한국의 아동출생등록은 신고 대상이 한국 국민으로 한정되어서 외국인 아동의 경우 출생등록조차 어려워요. 이에 법안은 국내에서 출생한 모든 외국인 아동이 부모의 법적 신분과 관계없이 출생등록될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때문에 보편적 출생신고 네트워크는 더 이상의 비극이 없도록 입법을 촉구하고 있어요.
✦ 보편적 출생신고 네트워크 “학대 피해를 당한 이후에야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아동이 지금도 2천여명 가까이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은 가히 충격적이다. 애초에 국내 출생신고가 불가능한 외국 국적 아동에 대하여는 추산치조차 없으니, 출생미등록 아동의 위기 가능성은 그 이상일 것이다…출생신고가 이루어지지 못했던 아동과 그 가족을 지원해야 할 사회 공동의 책무를 떠올려야 할 것이다. 국회와 정부는 출생통보제의 도입을 위하여 조속한 입법과 행정상 조치를 다하라"
유엔아동권리협약은 아동은 출생 후 즉시 등록되어야한다고 명시하고 있어요. 이 권리가 아직도 한국에선 이뤄지지 않는게 안타까운 현실이에요. 함께 관심갖고 입법까지 지켜봐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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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츠 빛이 켜졌어요✨
'수치심을 쓰고 대화해요' 라이츠가 스피커의 사랑으로 또다시 열렸어요!🎉지난 5월 라이츠 이후 참여자인 스피커들에게 만족도 조사를 했었어요. 다들 라이츠가 안전한 곳이라 느끼며 내 목소리를 내고 사람들과 연결되었다고 말해줬어요. 이 감사한 후기와 함께 직접 이야기 나누며 경험한 라이츠의 순간들이 저에게도 뭉클하면서도 단단하게 힘을 주어 라이츠를 계속 만들어봐야겠다고 다짐하게 했어요.
서포터 사날과 고민하며 7주로 깊고 길게 나누는 라이츠를 시작해보고 싶었는데 아직 두렵더라고요. '사람들이 모일까?', '높은 참가비가 부담이지 않을까' 여전히 좋은 사람들과 연결되기위해 다소 부담스러운 비용을 내야하는 것에 많은 고민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이번에 다시 한번 원데이 라이츠로 더 많은 이들을 만나보자며 오픈했어요.
오프라인과 온라인 모두 열어두었으니 편한 쪽으로 참여해요. 2번 다 참여해도 충분히 좋은 경험되도록 고민했어요. 2번 다 오면 참가비 할인혜택도 있답니다! 아차차! 선착순 6명에게 사날의 책 <수치심 탐구 생활>을 선물해요. 아직 자리 남아있으면 함께하고 선물도 받아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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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보이스 읽고 하고픈 말이 있나요?
당신의 감정과 생각, 이야기를 기다려요
당신의 목소리가 당사자의 목소리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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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깨달음은 고통스럽고 두려울 수 있으며, 오직 베개에 대고 속삭일 수밖에 없는 공포를 안겨 줄지도 모른다. 그것을 감지한 순간부터 모든 사건에는 새로운 감수성이 더해지고 당신은 과격하리만치 잔인한 세상을 새로이 목도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당신은 그 안에서 살아가야 한다.
<다정한 서술자>, 올가 토카르추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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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어데즈ㅣMORE DA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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