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비건페스티벌에 다녀왔어요!
지난 주말, 비건페스티벌에 다녀왔어요. 작년에 이어 이번에도 커다란 나무들과 북한산이 품어주는 서울혁신파크에서 열렸어요. 일찍 갔는데도 이미 많은 사람들이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더라고요. 젊은 사람뿐 아니라 어린이, 노인, 외국인, 장애인, 반려동물들이 평화롭게 함께인 풍경이었어요. 5월치고는 더웠지만, 빛나는 햇빛과 부드러운 바람에 기분이 무척 좋았어요! 페스티벌 곳곳엔 택배박스를 찢어 만든 알록달록한 팻말들이 있었어요. 다 다른 말과 그림이었지만 결국 ‘함께 살아가자'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죠. 그곳에서 동물의 얼굴을 제대로 마주하는 시간을 보냈어요. 특히 동물해방물결 부스에서는 달뜨는보금자리에 사는 꽃풀소들의 포토카드를 주었는데요. 저는 뽑기로 머위가 나와서 머위의 포토카드를 받았어요. 머위의 얼굴을 바라보고 카드 뒷편을 보니 2019.10.12 #호기심 #찐활발 #핵인싸 라고 적혀있었어요. 얼굴이 있는 모든 존재는 저마다의 사랑스럽고 울퉁불퉁한 성격과 특징을 가졌다는 걸 다시 느끼는 순간이었답니다. 비건페스티벌은 매년 열리니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꼭 놀러가봐요. 저도 갈거니까 그곳에서 만나요!
무수한 존재들과 함께 잘 살고 싶은☘️무수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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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시설 #장애인
❤️ 김성희님과 이경남님이 결혼식을 올렸어요
이들은 대구광역시 행복진흥원 소속시설 희망원에서 동료 거주인으로 24년 인연을 이어오다 21년 9월 함께 탈시설해 혼인신고하며 함께 살게 되었죠. 결혼식을 상상만 했던 이들에게 정순천 행복진흥원 원장은 지역 기업들과 힘을 모아 결혼식을 마련해주었어요. 이 결혼식 자리엔 이들의 자립을 지켜본 희망원 동료들과 자립주택 동료 입주장애인, 행복진흥원 직원, 대구시민 등 100여명이 참석해 축하했어요!
✦ 이경남님 “성희 씨와 같이 살 수 있는 것도 꿈만 같은데 결혼식까지 하게 되다니 믿기지가 않습니다. 도움주신 분들께 보답하는 마음으로 남은 평생을 행복하게 살겠습니다.”
✦ 정순천 행복진흥원 원장 “수십 년간 시설에서 생활했던 장애인이 사회로 나와 보통의 가정을 꾸리며 지역주민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가장 이상적인 탈시설 모델이다. 앞으로도 더 많은 시설 거주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
🏡 “여기가 내 집이에요"
경기 김포시 양촌읍에 장애인거주시설 향유의집이 폐지되고 장애인 자립지원 매입임대주택 ‘여기가'가 지어져요! 향유의집은 21년 4월, 시설거주인 전원이 탈시설을 외치며 시설을 폐지했었죠. 이 자리를 국토교통부가 사들여 장애인 매입임대주택 ‘여기가'가 만들어졌어요. 총 28가구가 들어올 수 있고, 놀이터와 산책로 조성되어요.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편히 지내도록 단차 없는 출입구, 자동문, 휠체어 이용이 가능한 화장실이 만들어져요. 이 변화는 탈시설을 외쳤던 이들 덕분이죠.
✦ 김진수 전국탈시설장애인연대 공동준비위원장 “20년간 향유의집에서 살다가 환갑이 다 되어 ‘내가 탈시설하고 잘 살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다. 그럼에도 우리는 마로니에공원에서 노숙 농성을 했고, 시설 법인의 비리를 척결했다. 탈시설장애인들이 김포에서 살 수 있는 ‘여기가' 착공식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 김정하 프리웰 이사 “예전에 탈시설한 어느 발달장애인이 집들이에 저를 초대해서 ‘여기가 내 집이에요'라고 말씀하셨다. 수십 년간 시설에서 생활할 땐 하지 못한 말이다. 모든 장애인이 시설에서 나와 자기 집을 소개하는 기쁨과 행복을 느끼셨으면 한다.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다.”
✦ 박래군 4・16재단 상임이사 “석암베데스다요양원을 거쳐 향유의집 폐지까지 정말 힘든 과정을 이겨낸 결과다. ‘여기가'가 장애인이 한평생 시설에 갇혀 살아야 하는 현실이 잘못되었음을 알리고, 장애인과 지역 주민이 더불어 살아가는 주거 모델이 되었으면 한다. 이곳에서 장애인운동의 새로운 역사가 피어날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탈시설 이야기가 이제야 시작이지만, 그럼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어요. 얼마전에도 경기도 장애인탈시설지원조례 제정을 촉구하기 위해 장애인 당사자, 가족, 활동가들이 경기도청 앞에서 목소리를 냈어요. 같이 이 목소리를 들어주고 관심가져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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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수의 코멘트
대학생 때 연합동아리도 한 봉사동아리에서 활동했어요. 봉사는 남일인 것처럼 지내다가 관심이 생겨서 들어갔었죠. 그곳에서 여러 시설에 봉사하러가고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났어요. 그때는 스스로 좋은 일을 한다고 여기며 뿌듯했는데요. 지금 돌아보니 그때 저는 누군가를 가둔 시설에서 봉사했더라고요. 특히 봉사캠프로 ‘서울시립영보자애원’에 갔는데요. 이곳은 제2의 형제복지원이라고 불리며 길거리 정화라는 이름으로 강제입소라는 국가폭력・인권침해가 행해진 곳이에요. 이에 피해자 가족들은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고 서울시는 영보자애원을 포함한 노숙인생활시설 인권실태 조사를 하겠다고 했어요. 그때를 종종 떠올려요. 단지 ‘좋은 일'이라고 했던 것이 정말 ‘좋은 일'이었는지, 이 일이 정말 그들을 위한 일인지 세심히 살펴야 한다는 걸 깊이 배웠어요. 그렇기에 가끔은 당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면 좋겠어요. 그게 진짜 좋은 일인지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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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이슬람사원 #이주민 #인종차별
🕌 이슬람 이웃을 위해, 서로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구 이슬람 사원 공사. 이 문제에 힘을 보태기 위해 경북대 학생과 교수, 교직원들은 ‘이슬람 혐오를 반대하는 경대인의 모임'을 만들어 행동하고 있어요. 매주 월・목 낮 12시 30분부터 경북대 본관에서 북문까지 현수막과 손팻말을 들고 행진해요.
✦ 이슬람 혐오를 반대하는 경대인의 모임 “이슬람 사원 건립을 반대하는 일부 주민들이 삶은 돼지머리를 전시하거나 돼지고기를 나눠 먹는 행사를 여는 등 경북대 사회와 지역사회는 인종차별과 인권침해로 고통받고 있다. 경북대인의 행진은 혐오와 차별로 점철된 지난 2년 반 동안 함께 고통을 겪었을 이슬람교도 유학생, 경북대 학생, 교직원, 지역주민들이 서로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자리다.”
✦ 육주원 경북대 사회학과 교수 “이슬람 이웃이라는 펼침막은 한국 학생들이 유학 간 학교 앞에 코리안 이웃이라고 적힌 것이나 다름없다. 이슬람교도 유학생도 우리 구성원이기 때문에 여러 학내 구성원들이 이런 심각한 혐오문제에 대해 함께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행진을 시작하게 됐다.”
🌏 태어날 곳을 고른 것도 아닌데, 미등록 이주아동의 일상
최근 한국일보 기사에서 미등록이주아동 하윤님의 이야기가 전해졌어요. 베트남에서 온 미등록이주민 양육자는 하윤님을 낳았지만, 출생신고를 할 수 없어 일상의 차별이 만연해요.
✦ 초등학교도 입학하지 못할 뻔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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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학통지서가 발급되지 않아 문의하니 지자체는 학교장의 재량이라고만 해다고 해요. 이에 관련 서류를 들고 학교에 찾아갔지만 미등록이주아동을 받아본 적이 없다며 안된다는 말을 들었어요. 3개월 가까이 항의하여 겨우 입학허가를 받았죠.
✦ 건강보험 가입이 안 돼 부족한 병원비를 사비나 주변 이들의 도움으로 처리해요
✦ 주민등록번호가 없으니 휴대폰 개통도 먼 이야기죠
✦ 아동학대 등 범죄에 노출되는 경우가 있어요
현재 미등록 이주아동이 얼마나 되는지도 모르며, 보건복지부의 ‘위기아동 발굴시스템' 역시 건강보험 납부 등의 정보를 기반으로 진행되어서 신고가 없다면 아동학대를 알 수 없어요.
✦ 하윤의 양육자 A님 “스스로 태어날 환경을 고른 것도 아닌데 왜 고통을 받아야 하느냐"
✦ 울산 한 아동복지시설 관계자 “다문화 가정 출신 보호아동이 점점 늘어 지금 전체 15~20%에 이른다. 출생신고나 추가 지원책을 당장 시행해야 한다.”
✦ 석원정 이주인권활동가 “한국인 정체성을 가진 미등록 이주아동의 정착을 돕는 건 아이에게도, 인구 감소 위기를 겪는 한국에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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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 #당사자 #혐오발언
🔥퀴어혐오발언한 이충상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의 사퇴를 촉구해요
퀴어 당사자와 퀴어단체들은 혐오발언을 한 이충상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의 사퇴를 국가인권위원에 제기했어요. 혐오를 막아야할 인권위 내에서 일어난 일이라 심각한데요. 문제는 이충상 위원은 군대 내 두발 규제가 인권침해라는 걸 훈련병에게 알려주어야 한다는 이야기에 반대하며 게이 관련 혐오발언을 했기 때문이에요. 이에 대해 다른 상임위원들이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 혐오표현이라며 소수의견을 공표를 반대했죠. 이로 인해 퀴어단체들은 이충상 위원이 인권위원으로 자격이 없다고 비판해요.
✦ 퀴어단체 “이런 인식을 공식적인 결정문에 담으려 한 것 자체가 인권위원으로서 자격 없음을 명백하게 드러낸 것이다. 군대라는 조직이 두발을 강요하는 결정의 사안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내용에다가 성소수자 혐오를 선동하는 단체들이 퍼트리는 혐오발언일 뿐이다.”
✦ 나현필 인권정책대응모임 활동가 “지금 유엔에는 성소수자 인권 특보가 있다. 성소수자의 인권을 존중하겠다는 유엔차원의 합의가 있었다면, 당연히 한국의 국가인권위 인권위원도 그런 기준에 대한 동의가 전제로 되는 사람을 뽑는 것이 너무 상식적인 일이다.”
✦ 국가인권위원회 인권교육분야 전문위원들 “자신의 혐오표현과 행태에 당장 사과하고 사퇴하라.”
이에 대해 민주당 의원들도 이충상 위원의 사퇴를 촉구했는데요. 이 위원은 바로 삭제했기 때문에 사퇴할 내용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발언에 대한 사과도 없었어요. 인권위 내부에서는 해당 사건의 진정에 동의하며 유의해서 보겠다고 답했어요.
🌈 우리의 일상, 다르지 않아요
5월 17일 성소수자 혐오반대의 날과 6월 프라인드 먼스(Pride Month) 맞아 퀴어 당사자의 다채로운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어요.
✦ 박한희 무지개행동 집행위원・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 “가족에게도 정체성을 쉽게 말할 수 없는 성소수자들은 고립되기 쉽다. 축제는 이들이 모여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힘이 되어주는 장소이다…나의 동료, 나의 가족, 길을 가다가 만나는 누구든 성소수자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것이 나의 숙제다.”
✦ 소성욱님 “지금 사는 집을 소개해 준 공인중개사 대표가 메시지를 보내왔어요. 뉴스 봤다고 너무 축하드린다고요. 저희가 성소수자로서 제대로 커밍아웃하지도 않았었는데 말이에요. 주변 사람, 내 이웃이 성소수자라고 느끼는 순간, 혐오는 힘을 잃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 김은하님 “엄마가 초현이에게 ‘얼굴을 보니까 마음이 놓인다, 딸과 만나줘서 고맙다'고 했어요. 초현이가 아픈 게 가장 무서워요. 사회적 보호의 울타리가 없잖아요. 결혼한 사람들은 신혼부부 제도 혜택이 있지만 우리는 아무것도 받을 수 없으니까 열심히 살아야죠…저희의 일상, 한번 보러 오세요. 다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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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트랜스젠더를 배척하는 말을 들었어요. 성평등에는 관심 없다는 말로 너무 노골적으로 혐오를 드러낸 말이었는데요. 당사자도 아닌데 그 말에 놀랐어요. 그리고 그 사람이 안티 페미니스트가 아니어서 더 충격으로 다가왔던 것 같아요. 이럴 땐 어떻게 저를 다스려야 할지 고민하게 되는 것 같아요. 아예 혐오문제에 관심도 없는 사람이라면 사실 타격도 없을 텐데, 오히려 페미니스트라고 하니까 더 어렵더라고요. 이런 순간에 무수님은 어떻게 하시나요? 궁금해서 길게 적어봤어요.
모보이스는 저와 함께 고민해줄 수 있다는 믿음이 가득해서요. 오늘따라 제 메일함에 도착해있는 뉴스레터가 참 고맙고 그러네요. 더워진 날씨에 건강 조심하시고요. 앞으로도 함께해 주세요!
💌 익명의 구독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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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님, 고민되었을 이야기 전해줘서 고마워요. 저도 비슷한 일을 겪은 적이 있어서 그때 느꼈을 혼란과 아픔, 분노와 슬픔이 공감되어요. 아마도 페미니스트로서 서로 여성혐오에 대해서는 비슷한 마음으로 이야기를 나눈 사이일 거 같아요. 나와 가깝다고 느낀 사람이 혐오표현을 했을 때 이걸 어떻게 말해야할지 혹은 이 사람과의 관계를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죠.
구독자님과 그분의 관계를 알 수 없어 말하기가 조심스러운데요. 친한 친구라고 생각한다면, 저는 친구의 혐오표현에 간접적으로든 직접적으로든 반대한다는 표현을 할 거 같아요. 침묵하기, 정색하기, 눈 마주침을 피하기, 반박하기, 내 가치관을 밝히기 등이 있겠죠. 당장 대화가 잘되지 않을거 같아 걱정이라면 한참 시간이 흐른 뒤에 이야기를 해봐도 괜찮아요.
결국 누군가를 바꿀 수 있는 건 그 사람 자신이라고 생각해요. 우린 서로에게 크고 작은 영향을 주고받을 뿐이죠. 근데 그 영향이 서로 아끼는 관계에서 오는 것이라면 힘이 큰 것 같아요. 그러니 괜찮다면 그 사람을 단번에 끊어내진 말아요. 조금 더 길게 두고 직접 영향도 주고 그 사람이 달라질 기회도 줘봐요. 만약 구독자님이 좋은 사람이라는 걸 느낀다면, 구독자님과의 관계를 소중하게 여긴다면, 그 사람도 조금씩 영향을 받으며 변할 수 있을 거예요. 물론 괜찮지 않다면 힘을 잃은 관계는 정리하는 것도 방법이에요.
‘함께 고민해줄 수 있다는 믿음이 가득하다' 말이 너무 감사해요. 내 고민을 나눌 존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잖아요. 모보이스로 작지만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어서 뿌듯해요. 그러니 언제든 기쁜 일, 슬픈 일, 힘든 일 같이 나눠요. 앞으로도 함께해요!
☘️ 무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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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보이스 읽고 하고픈 말이 있나요?
당신의 감정과 생각, 이야기를 기다려요
당신의 목소리가 당사자의 목소리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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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사람을 변화시킨다. 사랑으로 사람이 변화하는 가장 큰 이유는 수치심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수치심은 사람들의 가슴과 머릿속의 어두운 골방에 몸을 숨기고 그들을 휘두른다. 그러나 사랑의 환한 빛 아래에서는 수치심의 어둠이 존재할 수 없다
<나의 친애하는 비건친구들에게> 멜라니 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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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어데즈ㅣMORE DA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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