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중요한 건 할 수 있다는 마음이더라고요
2022년 새롭게 시작한 게 있나요? 저는 1월부터 요가를 하고 있어요. 이번 주 월요일에는 극락조 자세를 처음 배웠는데요. 시연해주시는 선생님의 동작을 보고 지레 겁을 먹었어요. ‘저걸 내가 할 수 있다고?’ 의심하니 따라해도 금방 주저앉았어요. 그런 저를 보던 선생님이 쉽게 포기하지 말라고 하시더라고요. 저도 그러고 싶지 않은데 멋쩍게 웃으며 요가원을 나왔어요. 그리고 집으로 걸어가는 15분 동안 왜인지 포기하지 말라는 말이 떠올라서 머릿 속으로 자세를 복기했어요. 그리고 집에 도착하니 할 수 있을 거 같더라고요. 요가매트 대신 카펫 위에서 다시 극락조 자세를 해봤어요. 몸을 구부리고 오른쪽 어깨를 오른쪽 다리 쪽에 걸고, 등 뒤에서 오른손으로 왼쪽 손목을 붙잡고, 등을 채운 다음 조금씩 무게 중심을 왼쪽으로 옮겼어요. 그리고 거기서 똑바로 일어났어요. 해낸 저 자신이 얼마나 기특하던지요. 그리고 이 경험으로 깨달은 게 있어요. 가장 중요한 건 할 수 있다는 마음이라는 것이죠. 내 앞에 놓인 걸 쉽게 포기하지 말고, 할 수 있다고 말해봐요. 그럼 진짜 할 수 있을 거예요.
무수한 존재들과 함께 잘 살고 싶은🌳무수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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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도역참사21주기 #장애인이동권
🕯 21년 전, 1월 22일 오이도역 참사가 있던 날이에요
설을 맞아 이동하던 장애인 노부부가 오이도역 리프트에서 추락한 것이죠. 이로 인해 한 분은 사망하게 되고, 한 분은 크게 다쳤어요. 이 사건을 계기로 장애인 이동권에 대한 목소리가 커졌는데요. 여전히 우리는 지하철을 이용하다가 다칠까봐, 죽을까봐 불안한 사회에 살고 있어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행동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이들은 오이도역 참사 21주기를 맞아 4호선 지하철을 타고 오이도역으로 향했어요. 1호차부터 3호차까지 열차 세 칸에 타 ‘지하철 여행'으로 장애인 이동권을 말했어요.
✦ 1호차에서는 장애인 이동권 투쟁 다큐멘터리 <버스를 타자!>를 봤어요
✦ 2호차에서는 기획재정부 예산 투쟁 공부교실이 열렸어요
✦ 3호차에서는 알록달록 미러볼을 번쩍이며 노래를 불렀어요
이들은 오이도역에 도착에 참사 피해자를 떠올리며 묵념의 시간을 가졌어요. 그와 함께 장애인 권리에 대해 목소리를 냈어요.
✦ 이영봉 포천나눔의집장애인자립생활지원센터 소장
- “20년 내내 똑같은 싸움을 하고 있다. 지난 20년간 수많은 국회의원과 지자체장이 지나가고 대통령도 여러 번 바뀌었는데 장애인의 삶은 달라진 게 없다. 달라질 때까지 투쟁할 것이다.”
✦ 이형숙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
- “장애인에겐 세상 좋아진 거 전혀 없다. 우리는 아직도 지하철과 버스를 타다가 죽을 걱정을 해야 한다. 언제까지 지하철 탈 거냐면, 기재부가 예산 반영할 때까지 탈 거다.”
형숙님 말처럼 최근 장애인단체들은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예산편성을 하지 않는 기획재정부 비판하고 있어요. 이에 기획재정부는 관련 부처와 먼저 협의하라는 입장이에요. 이를 같이 지켜보고 목소리 내봐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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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채용성차별
😡 KB국민은행 채용과정에서 여성 112명의 점수가 낮춰졌어요
국민은행 전 인사팀장 오모씨는 2015년 신입 행원 채용 과정 서류 평가에서 남성 지원자 113명의 점수를 높이고 여성 지원자 112명의 점수를 낮췄어요. 이유는 남성을 더 많이 뽑기 위해서였어요. 더불어 2015년~2017년 인턴 채용 과정에서 청탁대상자 20명의 평가등급이나 면접점수를 조작해 부정 합격시킨 일도 있었어요. 이에 재판부는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어요.
✦ 재판부
- “불법적인 조작으로 점수가 변경돼 당락이 달라진 지원자의 규모가 상당하다. 성별이 편중되지 않게 지원자를 선정하려 했다고 주장하지만 이와 관련한 기준도 마련하지 않았고 여러 사정에 비춰봤을 때 피고인들이 공모한 사실과 업무 방해 고의가 인정된다. 또한 죄질이 좋지 않음에도 범행을 반성하지 않고 있다.”
재판부는 관련 인사담당자들도 1년 내외의 징역을 선고 내렸고요. 국민은행에는 벌금 500만원을 확정했어요. 이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이라고 비판하고 있어요.
☄️ “KB국민은행은 피해자를 구제해야 한다”
금융시민단체 금융정의연대는 사회적 공정성을 훼손한 채용 비리를 엄중하게 벌하지 않았다고 지적해요. 특히 남성 지원자 합격비율을 높일 목적으로 여성 지원자의 점수를 낮추는 심각한 행위가 사회에 미칠 파장을 고려하면 관대한 형량이라고 비판했어요. 이에 부정 입사자의 채용을 취소하고 피해자를 구제하라고 목소리를 냈어요. KB국민은행 노동조합 역시 국민은행이 당장 피해자 구제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어요. 아직까지 KB국민은행은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는 상황이에요. 이와 함께 하나금융지주도 ‘채용비리’ 재판이 진행되고 있어요.
🤯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 채용비리를 저질렀어요
하나은행장 재직 당시의 일인데요. 그는 남녀비율을 4대 1로 해 남자를 많이 뽑으라고 지시했고, 고위 관계자의 자녀에게 채용 특혜를 줘 재판이 진행되고 있어요. 이에 검찰은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며 징역 3년・벌금 500만원 구형했어요. 또한 범행에 가담한 장기용 전 하나은행 부행장에게 징역 2년, 하나은행 법인에는 벌금 500만원을 구형했어요. 해당 재판의 선고 공판은 오는 2월 25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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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수의 코멘트
금융회사의 채용 성차별을 포함한 채용비리 문제가 꽤나 심각해요. 문제의식 없이 오랜 관습처럼 여겨진 것 같아 매우 안타까운데요. 저는 과거 금융권 취업을 준비했던 경험이 있었는데 그때 취업스터디를 하면서 여러 이야기를 들었었어요. ‘금융회사는 여자를 잘 안 뽑는다.’, ‘여자가 뽑히려면 남자보다 몇 배는 잘해야 한다.’,'이번에 합격한 누구가 누구의 자녀이더라' 등 같은 말이요. 실제로 취업 준비를 하면서 왜인지 여자들이 자꾸 떨어지는 걸 경험하기도 했어요. 그 당시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내가 더 노력해서 이겨내야지’라며 개인의 문제로 여겼었어요. 이번 금융회사들의 채용 성차별 이슈를 정리하며 그때의 기억들이 스쳐 가요. 어쩌면 내 문제가 아닌 걸 얼마나 내 탓을 하고 부족하다고 좌절했는지 말이죠. 그런 측면에 부당하게 떨어진 사람들에 대한 보상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더불어 채용 성차별을 방치한 금융회사에 벌금 500만원은 정말 아닌 거 같아요. 이 정도로 달라지기 어렵잖아요. 이 문제에 계속 관심을 가지며 함께 지켜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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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아베스틸 #성폭력 #직장내괴롭힘
👤 세아베스틸 직원이 성폭력과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해요
이는 2018년에 일어난 사건이었는데요. 피해자인 유모님의 유서에는 입사 직후부터 상사로부터 성추행과 괴롭힘을 당한 일이 담겨있었어요. 그가 숨졌던 당시 입사 6년 차였으니 정말 오랜 시간 동안 힘겨움을 겪었던 것인데요. 피해자가 사망한 후 회사는 가해자를 제대로 징계하지 않았다고 해요.
✍️ 노무법인 조사 결과 유서가 모두 사실로 드러났지만
그러나 회사는 가해자 반장 지모씨에게 정직 3개월, 선배 조모씨에게 정직 2개월의 징계로 그쳤어요. 관리책임이 있던 팀장은 어떤 징계도 받지 않았어요. 가해자들은 정직이 끝난 후 복귀해 회사에 다니고 있다고 해요. 유가족들은 가해자가 장례식장에 와서도 2차 가해를 하며 반성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어요. 그러나 사건이 보도되자 세아베스틸은 뒤늦게 사과를 했어요.
🏢 김철희 세아베스틸 대표가 사죄했어요
✦ 김철희 세아베스틸 대표
“결코 벌어져서는 안 되는 일이 일어나고 있었음에도 회사가 미리 파악하고 제어하지 못했고, 힘든 직원이 목소리를 표출할 통로가 부재했으며 무엇보다 소중한 구성원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사실에 무겁고 참혹한 마음입니다. 이번 사건과 상처를 반면교사 삼아 잘못된 부분은 바로잡고, 두 번 다시 이와 같은 불행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각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또한 사건에 책임을 지고 박준두 세아베스틸 대표와 김기현 세아베스틸 제강담당 이사가 자진 사퇴했어요. 한편 유가족들은 검찰에 재조사해달라고 요청하며, 가해자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어요. 부디 가해자들이 합당한 처벌을 받고 진심으로 반성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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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 #어선원 #임금차별
⛴ 인도네시아에서 온 ㄱ님은 2018년부터 선박의 선원으로 일해왔어요
바다로 나가 오징어 등을 잡는 일을 했는데요. 그해 12월 그는 그물을 올리다가 오른손이 기계에 빨려 들어가 사고를 당했어요. 손가락과 손등뼈가 부서져 분쇄골절 진단을 받고 2020년 4월까지 일하지 못한 채 치료를 받아야 했죠. ㄱ님은 경주이주노동자센터의 도움을 받아 산재신청을 해 수산업협동조합으로부터 상병급여 약 240만원과 장해급여가 약 1300만원을 받았어요. 그러나 이 급여가 한국인 선원에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했다고 해요.
💵 이유는 외국인 선원의 최저임금이 한국인 선원보다 훨씬 낮았기 때문인데요
한국인 선원의 최저임금은 해양수산부에서 결정해요. 바다에서 장시간 근무하는 어선원의 특성을 고려해 육상노동자보다 높은 최저임금로 정해져 있죠. 그러나 이주어선원의 최저임금은 해양수산부가 아닌 수산업협동조합과 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에서 정해요. 이로 인해 이주어선원의 최저시급은 육상노동자의 최저시급보다 낮아졌어요. 이에 ㄱ님은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를 상대로 소송을 냈어요.
📢 “한국인 선원과 동일하게 보상해달라"
ㄱ님의 요구는 한국인 선원의 최저임금고시를 기준으로 상병급여와 장해급여 등을 달라는 것인데요. 법원도 ㄱ님의 요구가 타당하다고 판결해 승소했어요. 재판부의 판결을 살펴보면,
✦ 재판부
- “최저임금이란 일에 대한 정당한 보수의 최저선을 정한 것이다. 위임의 한계를 일탈해 외국인 선원에 대해서만 단체협약으로 최저임금을 정하도록 한 것을 허용할 수 없고, 현재 대한민국에 적용되는 관련 국제규범 및 해양업 규모, 외국인 선원 종사자 비중 등에 비춰보면 선원 최저임금 등 관련 규정 체계에 대한 전반적인 보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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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수의 코멘트
“사실 어업을 둘러싼 제도가 복잡하기도 하고, 다른 산업 분야보다 눈에 띄지 않는 직종이기도 하잖아요. 반면에 한국의 수산물 소비량은 지구촌에서 가장 많은 축에 속하거든요.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의무감이 들었어요.”
지난해 <누가 내 생선을 잡았을까?> 캠페인을 진행한 조진서 공익법센터 어필 활동가님의 말이에요. 해당 캠페인을 통해 총 6,000여 명의 시민들의 탄원서를 해양수산부에 보내고 이주어선원들의 인권침해 문제를 알렸어요. 그 덕분에 최근엔 이주어선원의 최저임금 차별을 2026년까지 해결하겠다는 해양수산부의 계획을 얻었어요. 정말 멋지죠! 이 캠페인은 앞으로도 계속된다고 하니 같이 관심 가져주시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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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님, 이야기 전해주셔서 감사해요. 저도 이 소식을 접하고 안타까운 마음이었어요. 말씀해주셔서 이 문제를 지적했던 ‘동물자유연대' 홈페이지를 들어갔는데요. 다행스러운 후속 소식이 올라와 있더라고요. 이처럼 문제를 알리고 관심을 가지며 목소리를 내는 용기님과 같은 사람들 덕분에 내일은 더 나아질 거라 희망을 품게 되어요. 감사합니다.
동물권에 관한 이야기도 다뤄주면 좋겠다는 의견도 주셨는데요. 저도 처음부터 이를 고민해왔었어요. 지금은 인간 동물이 겪는 혐오이슈 중 특히 한 인간이 겪는 여러 혐오에 대해 집중하고 있어요. 여자라서 겪는 혐오, 장애인이라서 받는 차별 등을 구분 짓지 않고 함께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이에요. 사실 이것도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방법을 찾는 과정인 거 같은데요. 비인간 동물까지 확장하는 것도 계속 고민해보겠습니다. 생각해보니 전해주신 의견은 모어데즈에서 새롭게 구상하고 있는 서비스로 풀어갈 수 있을 거 같아요. 살짝 알려드리자면, 목소리 내는 사람들을 위한 커뮤니티거든요! 특정한 누군가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목소리 내는 사람이 될 수 있기를 꿈꾸며 준비하고 있어요. 모든 게 다 처음이라 쉽지 않은데요. 그래도 좋은 분들과 힘을 모아 늦지 않게 찾아오도록 할게요.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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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레터를 읽으면 떠올랐던 경험이나 생각, 감정
무엇이든 좋아요. 언제든 보내주세요💌
당신의 이야기가 당사자의 시선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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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긍심은 분노, 힘, 기쁨을 북돋는다
자기혐오를 자긍심으로 바꾸는 일은
근본적인 저항 행위다
<망명과 자긍심>, 일라이 클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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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어데즈ㅣMORE DAZZ 광고 및 협업문의 hello@moredazz.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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