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아있기에 상처받을 거예요
요즘 라이츠 모집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요. 돌아보니 1달 사이에 연달아 3개의 라이츠를 열었더라고요. 무엇보다 어려운 건 사람을 모으는 일이에요. 모어데즈는 아직 너무 작고, 유명인이나 인플루언서가 있는 것도 아니고 게다가 당장 필요한 기술이나 노하우를 알려주는 모임도 아니기에 쉽지 않아요. 많은 애씀에도 무관심을 마주하면 어떤 연예인이 왜 무플보다 악플이 낫다고 말했는지 조금은 이해가 되기도 해요. 그러다 문득 모니터 앞에 붙여둔 말, ‘산산조각', ‘힘빼기' 바라보고 깊은 숨을 내쉬어봐요. 그러면 몸과 마음에 조금 여유가 생기더라고요. 일하는데 성과가 나지 않는 건 쉽게 실패라고 느껴지고, 그건 일하는 사람에게 상처가 되어요. 허나 우리는 살아있기에 실패하고 상처받을 거예요. 그래서 상처를 피하지 않고 마주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 시간을 버티고 있어요. 이 버팀에 큰 힘이 되어준 ‘산산조각’ 시를 여기 남길게요.
산산조각 / 정호승
룸비니에서 사 온
흙으로 만든 부처님이
마룻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
팔은 팔대로 다리는 다리대로
목은 목대로 발가락은 발가락대로
산산조각이 나
얼른 허리를 굽히고
무릎을 꿇고
서랍 속에 넣어 두었던
순간접착제를 꺼내 붙였다
그때 늘 부서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불쌍한 내 머리를
다정히 쓰다듬어 주시면서
부처님이 말하셨다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을 얻을 수 있지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으로 살아갈 수 있지
산산조각으로 살아가는 당신을 진심으로 응원할게요.
(+오늘은 어린이날, 그 다음 주말까지 연휴예요. 모든 사람이 쉬는 날은 아니지만, 이 시기 저를 포함해 한숨 돌리는 이들이 많을 거 같아 혐오이슈 2가지만 정리했어요. 조금 더 여유롭게 읽어봐요.)
무수한 존재들과 함께 잘 살고 싶은☘️무수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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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금지법 #혐오표현 #인권
👥 차별금지법・평등법이 발의된 지 벌써 3년이 지났어요
최근 국가인권위원회는 ‘대한민국 혐오차별 현실 진단 대토론회'를 열었어요. 법이 제정되지 못하는 사이 인권 문제가 더욱 심각해졌다며 목소리를 냈어요. 그 이야기 일부 전해볼게요.
✦ 우돌 학생인권법과 청소년인권을 위한 청소년-시민전국행동 “학교 안에서 성추행, 성희롱, 차별적 언행 등 인권 침해들이 쌓이고 곪아 터져 ‘스쿨 미투 운동'이 일어났을 때에도 학교는 스쿨 미투로 인해 교권이 실추, 침해된다는 방식으로 응대했다. 결국 스쿨 미투 운동은 학교 밖에서는 떠들썩하게 주목받았지만, 학교 안을 변화시키지는 못했다. 인권이 살아숨쉬려면 어느 공간이 든 최소한의 언로를 막지 않아야 하고, 신체의 자유가 존중되어야 하며, 수직적인 문화가 없어져야 한다.”
✦ 배진경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 “그 어떤 노동에 대해 감히 월 100만 원 월급을 법제화하겠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여성의 노동이라서, 가사노동이라서 이렇듯 함부로 차별하는 것이다. 조정훈 의원이 100만 원 미만의 임금으로 이주 가사노동자를 고용하겠다는 취지설명도 맞벌이 돌봄 문제 해결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 했다. 너무나 뻔뻔하고 노골적인 혐오와 차별의 조장이다.”
✦ 이형숙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 협의회장 “차별을 겪어도 차별인지도 모르고, 입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살아왔었다. 음식점에 갔다가 쫓겨나는 일, 지하철 엘리베이터에서 왜 길을 막냐 욕을 먹는 일은 일상.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나 서울교통공사에서 장애인에 대한 혐오성 발화를 전한 후에 시민들의 눈빛이 더 매서워졌다.”
✦ 정성조 성소수자차별연대 무지개행동 집행위원 “대부분의 성소수자는 직장 등 곳곳에서 차별을 경험해도 개인적으로 감당하곤 한다. 차별금지법을 논할 때 ‘동성애 찬성 여부'를 묻는 혐오적인 문답이 반복될 때 차별이 거듭될 때마다 성소수자가 과연 시민으로 인정받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 15년 된 장애인차별금지법, 이젠 바뀌어야 해요
장애인 당사자와 단체들이 뭉친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는 장애인차별금지법 전부 개정안을 외쳤어요. 장애인차별금지법은 2008년 목소리 낸 이들의 노력으로 제정되었어요. 허나 15년이 지난 지금 법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며 달라진 사회에 맞춰 변화해야 한다고 말해요. 어떤 부분이 달라져야 할지 이야기 전해볼게요.
✦ 장애를 사회적인 기준으로 정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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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 전 - 장애라 함은 신체적・정신적 손상 또는 기능상실이 장기간에 걸쳐 개인의 일상 또는 사회생활에 상당한 제약을 초래하는 상태
- 수정 후 - 장애라 함은 다양한 장벽과의 상호 작용으로 인하여 다른 사람과 동등한 완전하고 효과적인 사회참여를 저해하는 장기간의 신체적, 정신적, 지적 또는 감각적인 손상 또는 기능 저하
✦ 차별을 유지하게 해주는 조항은 삭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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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조 4항 “시설물의 단계적 범위 및 정당한 편의의 내용 등 필요한 사항은 관계 법령 등에 규정한 내용을 고려해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삭제
- 관계법령은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로, 바닥 면적이 약 15평 미만인 공중이용시설은 장애인편의시설 설치 의무가 면제됨
- 시설물 소유・관리자가 제공해야 하는 정당한 편의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추가
✦ “장애를 이유로", “정당한 사유" 문구 삭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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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를 이유로”를 삭제하고 “장애인에게", “장애인에 대한"으로 수정했어요. 이에 차별한 사람들의 책임회피를 막아요
- “정당한 사유"를 삭제해 차별의 범위를 확대했어요
✦ 탈시설 정의를 추가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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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탈시설이란 장애인 생활시설에 거주하는 장애인이 장애인 생활시설에서 나와 지역사회에 통합되어 개인별 주택에서 자립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받으며 자율적으로 살아가는 것을 말한다.’ 정의 추가했어요
이와 더불어 장애인차별금지법 전부 개정안을 발의할 의원을 찾고 있다고 해요. 장애인 당사자의 목소리가 담긴 법 개정이 추진되도록 관심가져봐요.
📱혐오표현을 삭제하는 ‘혐오표현 자율정책 가이드라인' 생겼어요!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 KISO는 온라인 혐오표현을 피해를 막고 건강한 문화를 만들기 위해 ‘혐오표현 자율정책 가이드라인'을 공개했어요! 전체 가이드라인은 여기서 확인할 수 있어요. 일부 항목을 살펴볼게요.
✦ 혐오표현이란 인종・국가・민족・지역・나이・장애・성별・성적지향이나 종교・직업・질병 등을 이유로 특정 집단이나 그 구성원에 대하여 차별을 정당화・조장・강화하거나 폭력을 선전・선동하는 표현이다
✦ 특정 집단이 혐오표현으로 인하여 차별・배제되지 않도록 보호하여 우리 사회의 다양성을 보장함을 원칙으로 한다
✦ 일반에게 공개된 영역에 대하여 적용함을 원칙으로 한다. 단, 비공개영역이라도 신고를 통하여 피해구제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적용할 수 있다
✦ 회원사는 인터넷 환경 내에서 유통되는 혐오표현으로 인한 피해로부터 이용자를 보호하여 이용자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받으며 안전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이에 대표적으로 네이버, 카카오 등은 가이드 적용을 받아요. 이 변화를 통해 온라인에서 혐오표현으로 힘든 일이 사라지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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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유엔난민기구
🪧 "9년 동안 너무 심한 고통을 겪었다"
이집트에서 온 ㄱ님은 2013년 8월 이집트 카이로 라바 광장에서 시위에 참여했다가 6개월간 구금되었어요. ‘라바 시위'는 무르시 대통령 복귀를 촉구한 시위인데요. 여기서 600명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었고, 1주일 동안 이집트 전역에 1천 명의 사망자가 생겼다고 해요. ㄱ님 역시 수배 상태로 쫓기다 결국 2014년 한국으로 와 난민 신청을 했죠. 허나 9년째 난민신청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어요. 그는 지난한 이 과정에서 단식농성을 하며 목소리를 내고 있어요.
✦ ㄱ님 “9년 동안 너무 심한 고통을 겪었다. 길거리에서 자고 쓰레기통에서 음식을 찾아 먹고, 어려운 노동 현장에서 일하다 어깨 인대가 찢어졌다. 여전히 법무부의 비타협적 태도가 계속되고 있다.”
단식으로 저혈당이 우려되지만, 병원가는 것도 거부하며 법무부 앞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어요. 허나 모순적이게도 얼마 전 박용민 외교부 다자외교조정관은 질리안 트릭스 유엔난민기구(UNHCR) 최고 대표를 만나 난민 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하겠다는 이야기를 나눴어요. 이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해요.
🏫 “난민에게 다른 길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미얀마에서 온 ‘리안 티안 눈’은 미얀마 소수민족인 친족이었던 아버지가 독립운동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표적이 되어 미얀마를 떠나왔어요. 처음엔 말레이시아에서 지내다가 유엔난민기구(UNHCR)의 제안으로 한국에 왔어요. 이유는 한국에 가면 고등학교까지 무료이고 대학도 갈 수 있다는 말 때문이었어요. 한국에 와보니 난민으로 학교를 다닌다는 건 무척 어려운 일이었다고 말해요. 그럼에도 난민 학생들에게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어서 대학 입학을 이뤘죠.
✦ 리안 티안 눈 “공부를 하고 싶어해도 어려운 가족들을 돕기 위해 일부터 하는 난민들에게 다른 길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저와 같은 난민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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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수의 코멘트
질리언 트릭스 유엔난민기구 최고대표보는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어요.
✦ 질리언 트릭스 최고대표보 “각국 상황이 달라 신중히 판단해야 하지만, 왜 (난민)인정률이 낮은지 건설적 논의는 필요해 보인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해 수단・시리아・미얀마 등 전 세계가 전례 없는 상황에 놓여 있어 난민협약 계승과 인권적 시각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난민을 포함한 이주 문제에 있어 통합을 장려할 수 있는 제도와 리더십이 한국사회에도 이익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난민을 이야기하면 우리 독립운동가들 역시 난민이었다고 말해요. 아시아에서 최초로 난민법을 제정하고 시행한 나라이기도 하죠. 그럼에도 지금 한국이 난민을 대하는 태도를 보자면 보여주기식이 아닌가 안타까워요. 이미 러시아인 난민 신청자가 약 1,000건을 넘어 지난해 1년보다 많다고 해요. 앞으로 더 많은 난민이 생겨날 것이고, 우리가 난민이 되지 않을 보장도 없어요. 그렇다면 어떻게 같이 살아가야할지 진지한 고민을 해야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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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심 쓰고 대화해요✨라이츠
with 서포터 사날
내가 나에게 가장 가혹하다는 말을 하잖아요. 스스로 평가하고 비난하는 건 수치심과 관련이 있어요. 이번 라이츠에선 그게 당신만의 문제가 아니며 수치심을 느끼게 만드는 사회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고 해요.
✨하루 라이츠에서 만나요
• 5월 26일(금) 저녁 7시 30분
• 오프라인, 공간 사뭇
• 최소 5명 ~ 최대 1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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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가두는 시선에서 자유롭게, 완벽하지 않아도 충분할 수 있어요
❝내 속에 찌꺼기처럼 남아있는 무언가는 수치심과 연관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어요. 그때 나는 어떻게 느꼈을까, 나는 어떤 모습으로 보이고 싶지 않았던 걸까, 내 안에 어떤 메시지가 들어앉아 평가하는 걸까. 차례로 탐구해 나가보면 나를 더 잘 알게 되고, 이해하게 되어요❞
❝수치심은 개인과 사회의 상호작용에서 생겨나요. 비슷한 수치심을 만나면 반가움과 안심을 얻고, 다른 수치심을 만나면 인간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거 같아요❞
❝내 안의 불편한 마음, 찜찜한 마음, 어두운 마음, 들춰보고 싶지않은 마음, 무시해버릴 수 없는 그 마음을 같이 쓰고 말해봐요. 함께라면 더 용감해질 수 있어요. 나를 가두는 시선에서 조금 더 자유로워지길 바래요❞
💌서포터 사월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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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보이스 읽고 하고픈 말이 있나요?
당신의 감정과 생각, 이야기를 기다려요
당신의 목소리가 당사자의 목소리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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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너 없으면 아무것도 아닌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을 거예요. 반대로 그렇기에 모두가 소중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테고요.
<읽는 슬픔, 말하는 사랑>, 황인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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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어데즈ㅣMORE DAZZ
광고 및 협업문의 hello@moredaz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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