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읽는 당신도 응원해요!
얼마 전, 친구가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내가 고기도 많이 먹어서 비건지향이라고 말하기도 어렵더라고.”
비건지향이라고 생각했던 친구, 고기를 먹는 걸 불편하게 느끼는 친구가 한 말이 새삼 놀랐고 속상했어요. 그래서 전 이렇게 답했던 거 같아요.
“이렇게 비건식당을 찾아오고 식물성 식품들을 찾아 먹는데 왜 비건지향이 아니야? 처음부터 나도 이렇게 되지 않았어. 차근차근 변하는 거 같아. 그러니 너도 비건지향이라고 말해도 돼.”
비거니즘, 페미니즘 등을 이야기할 때 완벽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듣는 거 같아요. 처음엔 저도 그 목소리를 그대로 수용하며 스스로를 검열하고, 타인을 쉽게 판단하기도 했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잘 모르겠더라고요. 실수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고, 완벽한 사람은 또 누구인지 말이죠. 이 혐오 가득한 세상에서 그렇지 않으려고 노력해도 어려움을 마주하게 되잖아요. 그건 노력하는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문제이죠. 그래서 전 애쓰는 사람을 힘껏 응원하려고 해요. 그게 작은 행동이라도, 소소한 변화라도 말이죠. 이 글을 읽는 당신을 응원해요. 그리고 같이 애쓰는 사람에게 힘을 실어주기로 해요.
무수한 존재들과 함께 잘 살고 싶은☘️무수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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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차별철폐의날 #장애인활동가
🔥 4월 20일은 장애인차별철폐의 날이에요
장애인으로 마주하는 혐오와 차별, 사회구조를 외치는 날을 맞아 장애인 당사자와 장애인단체들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냈어요.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출근길 지하철 행동을 했어요
- 서울 4호선 삼각지역에서 뭉쳤는데요. 이 자리에서 권달주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지하철을 타면서 장애인권리예산을 보장하라고 1년 넘게 외쳤지만 답변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어요. 22년 동안 외쳤던 목소리가 허공에서 맴돌지 않도록 싸워나가겠다고 외쳤는데요. 승강장에서 40분 정도 선전전으로 진행하고 삼각지역에서 지하철을 타려고 했으나 경찰과 서울교통공사가 막아 탑승할 수 없었어요. 명동역에서 긴급 시위에선 더 격한 충돌과 다른 시민들로부터의 혐오발언도 있었다고 해요.
✦ 장애인 당사자들이 지자체에 버스정류장 차별 구제 청구소송을 제기했어요
- 시・청각장애인과 지체・뇌병변장애인 당사자 8명은 버스를 이용하다가 차별을 겪고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이하 장추련)에 상담을 신청했는데요. 이 차별경험을 모아 지차체에 차별구제청구소송을 제기했어요. 구체적인 차별경험을 일부 전해보자면요
- 버스정류장에 점자블록이 없거나 파손되어서 버스정류장 자체를 찾기 어렵다
- 점자노선도가 없어서 어떤 버스를 타야 하는지 알 수 없다
- 음성안내 장치가 부정확해서 잘못 타는 경우가 많다
- 버스정류장에 전자문자안내판이 없어 승차에 어려움이 있다
- 버스정류장 진입로가 너무 좁고 울퉁불퉁해서 휠체어로 접근이 힘들다
- 소송을 진행하는 장추련은 보편적 대중교통서비스 안에서 장애인이 고려되지 않아 심각한 차별행위라는 걸 이야기하고자 한다고 밝혔어요
✦ 발달장애인 당사자들이 뭉쳐 목소리를 냈어요
- 이들을 삼각지역 11번 출구 앞에 모여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촉구대회를 열었어요. 이 자리에서 다양한 차별경험을 외쳤어요.
- 김대범 피플퍼스트서울센터 활동가 “우리도 같은 시간 일하는데 왜 더 적게 주나. 발달장애인의 시간을 왜 공짜로 쓰려고 하나"
- 남태준 피플퍼스트성북센터 활동가 “발달장애인이 쉽게 이동하기 위해서는 이상하게 쳐다보는 사람이 없어야 한다.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발달장애인 스스로 길을 찾기 쉬워야 한다. 발달장애인이 이해하기 쉬운 표지만, 앱이 필요하다.”
😎 “내가 한 일이 참 멋지게 느껴졌죠"
비마이너에서는 장애인해방운동가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어요. 최근엔 이규식님의 이야기가 올라오고 있는데요. 그중 일부를 전해볼게요.
✦ “1998년 5월 야학에 입학했는데 너무 재밌었어요. 야학 교사들한테 푹 빠져서 걔네들 보러 다녔어요. 비장애인과 그렇게 격의 없이 어울려 본 건 처음이었어요. 야학 사람들을 따라 집회에 가게 됐어요. 평택에바다복지회에서 운영하는 청각장애인 시설에서 폭력과 비리가 있었는데 그걸 해결하라고 투쟁하는 거였어요. 그날 이후 여러 집회에 갔는데 점점 재미있어졌고 경찰과도 싸울 용기도 생겼어요. 전혀 몰랐는데 나에게 저항 정신이라는 게 있었더라고요. 투쟁하는 건 딱 내 스타일이었어요. 콩알만 하던 간이 점점 붓기 시작했어요.”
✦ “경찰이 불법이니까 해산하지 않으면 체포하겠다고 아무리 경고해도 박경석은 끝까지 개겼어요. 나는 그렇게 살아본 적도 없고 그런 장애인을 본 적도 없었어요. ‘감히 장애인이 어떻게?’ 하고 생각했죠. 그런데 박경석은 억울하면 개겨도 되고 부당하면 싸워야 한다는 걸 알려줬어요. 내가 버스를 멈출 수도 있고 지하철을 세울 수 있고 세상을 마비시킬 수도 있다는 걸 야학이 가르쳐줬죠.”
✦ “발바닥행동에서도 수많은 싸움을 했지만 여기서 나는 소모품처럼 쓰이지 않고 존중받으며 활동한다고 느꼈어요. 해외의 중증장애인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발달장애인들의 탈시설은 어떻게 실현할 수 있는지 등을 배우러 일본・영국・미국으로 연수도 갔고 간 김에 그랜드 캐니언, 라스베이거스 같은 곳도 관광했어요. 발바닥행동에 들어와 다양한 경험을 쌓고 세상을 배우는 게 좋았어요. 새롭게 보고 들은 것들에 자신감을 얻어 더욱 뜨겁게 싸울 수 있어요. 살면서 제일 잘한 일을 꼽으라면 주저 없이 발바닥행동에 들어간 거라고 말할 거예요. 이동권연대가 나의 기반을 닦아줬다면 발바닥행동은 나를 위로 확 끌어 올려줬어요.”
✦ “저는 요즘 학점은행제로 사회복지학을 공부해요. 사회복지법제론 같은 과목들은 이름만 들어도 무슨 소린지 머리가 아팠는데 듣다 보니 어디선가 다 들어본 내용이에요. 전부 우리가 싸워서 만든 법과 제도들인데 그게 대학의 사회복지학 교과서에 기록되어 있어서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가르친다는 게 신기했어요. 내가 한 일이 참 멋지게 느껴졌죠. 우리가 그 욕을 먹으면서 이런 걸 만들었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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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수의 코멘트
모보이스를 만들며 목소리 내고 행동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종종 읽곤 해요. 특히 현장에서 행동하는 활동가들의 이야기는 읽을 때마다 배우는데요. 한편 그들 역시 두려워하는 사람이구나 깨달아요. 두려움을 느끼지 않을 사람은 없을텐데, 격렬하게 목소리 내는 이를 보면 그 기세가 엄청나 날 때부터 나와는 다른 심장을 가진게 아닌가 생각할 때가 있어요. 그런데 활동가의 이야기를 찬찬히 읽다 보면 그들 역시 처음이 있었고, 그 처음을 만들어 준 존재들이 곁에 있었더라고요. 이규식님 역시 박경석님을 만나고 또 이동권연대와 발바닥행동 동료들과 연결되며 말하는 사람이 되었어요. 혹시 나도 목소리 내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 속상하다면, 곁에 행동하는 친구들을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친구의 모습을 보고 따라하면 점점 당신도 달라질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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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인권조례 #청소년퀴어
🏫 “학생인권조례는 학생도 인권이 있다는 내용이에요"
학생인권조례를 2010년 10월 경기도에서 최초로 제정되었는데요. 이후 서울, 광주, 전북, 충남, 제주까지 6개 지역에서 제정되었어요. 최근 학생인권조례 폐지가 논의되고 있어 비판해요.
✦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여전히 많은 초・중・고에는 불합리하고 반인권적인 규칙이 있고, 많은 학생이 폭력과 차별을 겪고 있습니다. 학생인권조례의 내용은 특별히 대단한 게 아닙니다. 학생도 인간으로서 기본적 인권이 있고, 자신의 몸과 마음의 자유가 있다는 내용입니다. 부당하게 폭력이나 차별을 당해선 안 된다는 것입니다.”
✦ 충남청소년인권더하기 “최근 유엔인권이사회에서는 서울시와 충남에서 진행되는 학생인권조례 폐지 시도에 심각한 우려를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학생을 위한 인권조례인데, 학생들에겐 묻지 않고 폐지를 시도하는 것 역시 학생을 동등한 시민으로 대우하지 않는 차별입니다.”
🌈 이 상황에서 청소년 퀴어의 고민이 깊어져요
학생인권조례에는 성적지향과 성별 정체성 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는 권리도 명시하고 있어요. 허나 지금 폐지가 논의되는 상황에서 교육부는 ‘성소수자', ‘성평등' 표현을 삭제한 2022 개정교육과정을 확정했죠. 이때문에 청소년 퀴어들이 더 힘들어하고 있어요. 최근 청소년 성소수자 위기지원센터 ‘띵동'이 ‘2022년 상담・위기지원 분석 보고서’를 살펴볼게요.
✦ 청소년 퀴어의 진로・학업 상담 건수가 지난해 130건으로 60% 증가함
✦ 진로・학업 고민이 커지는 주요 이유로 퀴어를 인정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음
✦ 청소년 퀴어들은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지 고민한다. 이 고민은 학생 인권이 후퇴하고, 교과 과정이 성소수자를 배제하는 과정 안에서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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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금지법 #사회적합의
💥 차별금지법이 없는 이유는 사회적 갈등 탓이 아니에요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에서 차별금지법 관련 질문에 이렇게 답했어요.
✦ 이재명 대표 “차별금지법은 필요한 법안이다. 그러나 이게 새로운 사회적 갈등의 단초가 되고 있다. 사회적 합의를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가고 가능한 빠른 시간 내 입법하는 게 필요하지만 무리해서까지 밀어붙일 사항은 아니다. 특히 정치권 내에서 여당과 야당, 또 각 당 내부의 입장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여서 정리를 위한 노력들을 계속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 발언에 대해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비판했어요.
✦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사회적 갈등의 단초' 같은 표현은 평등법안을 3개나 발의한 당 대표가 할 말은 아니었다. 시민들은 끊임없이 차별금지법을 알려내며 이 사회에 가장 필요한 법으로 위치시킴으로써 ‘사회적 합의는 끝났다'는 선언에 이르렀다. 합의를 운운하는 민주당은 여당을 설득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가. 그런데도 차별금지법이 ‘아직'인 것을 자신과 당의 책임이 아닌 있지도 않은 ‘사회적 갈등' 탓으로 돌리는 이재명 대표. 부디 올 상반기에는 단 한 번도 내어놓지 못한 민주당의 차별금지법에 대한 입장을 내어놓으시길 바란다.”
💬 “차별금지법이 적극적 조치가 실현될 토대를 만든다"
다양한 단체들이 함께 뭉친 연대체 ‘차별금지법제정연대(이하 차제연)는 지난 3월부터 연속토론회를 열고 있어요. 총 5회차 토론회를 통해 차별의 구조를 짚고, 목소리 낸 이들의 역사와 연대방안을 고민했고 1회차에는 구조적 성차별과 여성할당제 그리고 적극적 조치에 대해 이야기 나눴어요. 이 토론회를 여성신문에서 기사를 냈는데 그중 일부를 전해볼게요.
✦ 김경희 성공회대학교 교수 “할당제는 채용이나 승진 등에서 여성이나 특정 사회적 집단의 수나 비율을 정해서 소수 집단에 적극적으로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다. 적극적 조치는 어떤 직업이나 직종에 특정 성의 비율이 낮으면, 보이지 않는 차별이 존재했다고 가정하고 그것을 변화시키기 위해 일정한 목표치를 정하는 것이다. 적극적 조치는 차별이 아니다. 이것은 구조적 차별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 박한희 변호사 “적극적 조치는 공동체를 다시 평등하게 만들기 위한 보상이고, 사회 구조 자체를 바꾸기 위한 조치다. 차별금지법이 차별의 구제나 국가의 조치를 통해서 적극적 조치가 실현될 수 있는 토대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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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주인공 되는 말해요✨라이츠
with 서포터 모자란다
4월 20일 장애인차별철폐의 날을 맞아 기획한 이번 라이츠는 다음주 월요일(4/24)까지 모집해요! 라이츠에선 당신이 스피커예요. 함께 말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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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포터 모자란다 인터뷰✍️
❝'모두가 주인공 되는 말'은 나와 같은 평등한 존재로, 나와 함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빛 가운데로 나오는 장면을 이미지화하다보니 떠올리게 된 표현이에요.❞
❝예전에는 아무렇지 않게 사용됐던 단어가 지금은 몰상식한 표현이라고 여겨지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요. 그런 표현이 지양될 수 있었던 건 '그건 혐오다'라고 알리고 대항언어를 찾아 바꿔쓴 과거의 스피커들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스피커가 되고 싶지만 주저하셨던 분들이 안심하고 많이 오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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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에 있던 이들을 떠나보내는 건 괴로운 일이다. 그러나 그들과의 관계를 통해 몸에 흡수되고, 마음으로 전달되어 작동하던 힘은 '희망의 물리적 토대'가 되었다. 죽은 이들은 흔들리는 세상에서 손가락만을 보지 않고 달을 바라보며 지금을 견뎠던 힘이었다.
<유언을 만난 세계 : 장애해방열사, 죽어서도 여기 머무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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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어데즈ㅣMORE DA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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