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경찰은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 대표를 체포하고 하루만에 석방시켰어요. 그의 체포혐의는 서울교통공사의 업무방해, 기차 등 교통방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 등이에요. 이에 대해 박경석 대표는 조사가 아니라 출석을 거부했다며 경찰서에 장애인편의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문제를 지적했어요. 더불어 우리는 불법이 아니라고 외치며 철창에 가둬진 모습으로 서울경찰청 앞에 나타났어요.
✦ 박경석 대표 “우린 불법을 저지른 게 아니다. 불법 사회에 저항하고 있는 것이다. 경찰은 집시법, 철도안전법 등 오만 법률로 우릴 심판하려 하지만 우린 헌법, 세계인권선언, 수많은 장애인권리법안, 유엔장애인권리협약으로 당당히 맞서겠다.”
경찰의 박경석 대표 체포를 비판하며 많은 장애인단체 활동가, 시민들이 목소리 냈어요.
✦ 박철균 전장연 활동가 “우리는 조사를 거부한 적 없다. 출석을 거부한 것이다. 장애인편의시설 설치계획을 수립하고 예산을 확보하면 조사받겠다고 거듭 말했다. 우리에게 불법을 얘기하며 잡아간다고 하기 전에 경찰부터 불법을 하지 말아야 한다.”
✦ 이형숙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 “남대문서 한 곳에 장애인편의시설 만들어놓고 거기에 장애인들 데려다가 조사받으란 게 말이 되나? 너무 억울하다. 우리의 불법을 지적할 거면 경찰부터 먼저 법을 지켜라. 우리는 단 한 번도 지금 당장 장애인편의시설을 설치하라고 한 적 없다. 설치계획이라도 밝혀 달라는 거였다. 그런데 경찰은 이조차도 거부했다.”
✦ 변재원 작가・소수자정책연구자 “지금 이 시점, 박경석은 한국 정치의 가장 뜨거운 불꽃이다. 존재 그 자체가 뜨겁다는 의미도 있지만, 그를 쥐려거나 길들이려는 자는 모두 델 것을 각오해야 한다. 그는 사람을 골라가며 온도를 조절하지 않고, 장애인 차별 철폐라는 신념만을 믿으며 활활 타는 불꽃이다. 그의 거침없고 변함없는 뜨거움은 소수자 인권을 이벤트쯤으로 여기던 한국 정치에 거대한 논란의 공론장을 형성했다.”
🗯 “우리가 원하는 건 대화다"
어제였던 23일, 전장연은 서울지하철 1호선 시청역에서 다시 지하철 행동을 시작했어요. 지하철 탑승시위에 앞서 박경석 대표는 대화를 원한다고 말했어요.
✦ 박경석 대표 “서울시가 전장연 회원단체를 상대로 강압적인 탈시설 전수조사를 시작했다. 우리가 원하는 건 대화다. 오세훈 시장은 전장연 죽이기에 나서지 말고, 전장연과 대화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한다.”
서울시의 무응답으로 전장연은 오전 8시쯤부터 지하철 탑승 시위를 진행했는데요. 전장연 활동가들은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의 저지로 6번이나 지하철을 탈 수 없었어요. 이후 전장연은 오전 11시 다시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서울시가 대화의사를 밝혀 지하철 탑승은 하지 않고 4월 20일 장애인차별철폐의 날까지 1호선 시청역에서 천막을 치고 농성하며 대화를 해나가겠다고 밝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