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사람과 쓰는 사람에게 필요한 이야기
왜 시작은 항상 어려울까요? 첫 뉴스레터의 발송 버튼을 누르는 것도, 매주 빈 페이지에 첫 문장을 적는 것도 쉽지 않았어요. 어려운 시작이 반복되면 나아질거라 생각했는데 조금씩 고민이 쌓여갔어요.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무기력에 빠지지 않는 쪽으로 우리 주변의 혐오이슈에 관심 갖고 같이 이야기를 나누고자 시작한 뉴스레터가 그 역할을 잘해주는지 모르겠더라고요. 이야기가 무겁기만 한 건 아닌지, 너무 어렵지는 않은지, 다정하게 말을 걸어주는 거 같은지 궁금했어요. 종종 전해주신 피드백으로 그래도 도움이 되고 있다는 걸 느꼈지만, 더 많은 구독자분들의 생각이 궁금해요. 그래서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그런 의미에서 다 함께 볼 수 있는 롤링페이퍼를 만들었어요. 좋은 점, 아쉬운 점, 기대하는 점 등 무엇이든 좋아요. 피드백 나눠주세요. 읽는 사람과 쓰는 사람, 모두에게 필요한 뉴스레터를 전하고 싶습니다. 남겨주신 이야기가 이 바램을 이루는 커다란 단서가 될 거예요. 한마디 적어주실래요? 이쪽이에요.
무수한 존재들과 함께 잘 살고 싶은🌳무수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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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성폭력 문제는 ‘군’ 그 자체
공군 성폭력 피해로 사망한 이 중사. 그리고 또 한 명의 성폭력 피해 사망자가 있었습니다. 이는 군인권센터 조사결과로 뒤늦게 드러났어요. 심각한 군 성폭력 문제와 이를 숨기려는 군 조직에 대한 이야기 전해드릴게요. 반복되는 문제라 우리가 같이, 계속 이야기해야할 거 같아요.
👤 공군 성폭력 피해자가 또 있어요
지난 5월, 상관의 성폭력과 군의 2차 가해로 공군 이모 중사가 사망했었어요. 그런데 군인권센터 조사결과 그 시기 또 한 명의 성폭력 피해 사망자가 있었다고 해요. 가해자는 상관인 이 준위. 그는 피해자 A씨에게 업무와 관계없는 연락을 하고, 거부의사에도 불쾌한 스킨십을 하고 여러차례 집을 찾아갔다고 해요. 가해자 이 준위는 A씨와의 통화 기록만 삭제해 증거를 없애는 시도도 했어요. 그러나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어요.
🌫 성폭력 사건을 숨기는 ‘군'
이 준위를 조사한 군경은 사망사건 결과에 강제추행 사실을 반영하지 않았어요. 조사 보고서에 적힌 사망 원인으로 ‘보직 변경으로 인한 업무 과다’ , ‘코로나19로 인한 우울감'만 있었고 가해자 이 준위는 공동주거침입, 주거수색, 공동재물손괴 등 협의만 기소되었어요. 이에 의구심을 가진 유가족은 이 준위를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으로 수사해달라고 요청하고 수사기록 정보공개를 요구했고 공군은 그제서야 가해자 이 준위를 ‘군인 등 강제추행'로 입건했어요. 군인권센터는 군 상부가 피해자 A씨의 강제추행 피해를 알고도 은폐했다고 지적했어요. 이에 가해자를 처벌하고 사건 은폐와 축소를 도운 수사 관련자에 대한 처벌도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어요. 군 성폭력을 덮으려는 군 문제는 이번 사건만이 아니에요.
😡 녹취록으로 드러난 축소수사, 2차 가해 정황
피해자 A씨 뿐 아니라 이모 중사 사망사건에도 공군의 축소수사, 2차 가해 정황이 확인되었어요. 이는 군인권센터가 공군 보통검찰부 검사들의 대화 녹취록을 공개해 드러났어요. 녹취록을 보면
✦ 가해자 불구속 수사, 압수수색 최소화 지시 정황
- 군검사 ㄱ “그러니까 제가 구속시켜야 한다고 몇 번을 말했어요. 범행 부인에 피해자 회유 협박에, 2차 가해에 대체 왜 구속을 안 시킨 거예요? 구속시켰으면 이런 일도 없잖아.”
선임 군검사 “실장님(전익수 법무실장)이 다 생각이 있으셨겠지. 야 우리도 나가면 다 그렇게 전관예우로 먹고살아야 되는 거야. 직접 불구속 지휘하는데 뭐 어쩌라고? 피곤하다. 그만 얘기하자. 입단속이나 잘해들.”
✦ 2차 가해 정황
- 군검사 ㄴ “무슨 변태도 아니고, 피해자 사진을 왜 봐요?”
선임 군검사 “사진 올리라면 올려야지. 무슨 소리야. 그것도 다 수사업무의 일환이라고" 군검사 ㄷ “어차피 그거 보고 무슨 짓 하는지 다 아는데 왜 피해자 여군 사진을 올려야 되냐고요?” 선임 군검사 “니가 안 올리면 수사관 쪽이 올리겠지. 싫음 말아.”
이에 전익수 공군 법무실장은 군인권센터가 발표한 녹취록이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법적 대응하겠다고 밝혔는데요. 군인권센터는 군사법체계에 누적된 전관예우의 오랜 적폐가 한 사람의 명예로운 군인을 벼랑 끝으로 내몬 것이라며 즉시 서욱 국방부 장관을 경질하고 특검을 통한 재수사를 지시해야 한다고 강조했어요.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군 성폭력의 주범은 군 자체라며 이번 사건뿐 아니라 그동안 의혹이 제기된 군 내 성폭력 및 폭력 사건 일체를 재점검해야 한다고 비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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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이유가 '생리대' 때문일 수 있어요
생리대로 인해 월경(정혈) 관련 통증을 발생할 수 있다는 ‘생리대 건강영향' 결과가 나왔어요! 월경(정혈) 통증이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걸 밝힌 것인데요. 이 시작에 여성환경연대의 문제의식이 있었다는 걸 아시나요? 문제를 찾아낸 여성환경연대의 이야기와 2017년 생리대 파동부터 생리대 건강영향 결과가 미뤄지고 있는 상황까지 전해드릴게요.
🩸 문제는 '일회용 생리대'
최근 일회용 생리대로 인해 외음부 가려움이나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는 ‘생리대 건강영향조사' 결과가 나왔어요. 생리대 사용량과 휘발성 유기화합물과 같은 유해물 노출량이 월경(정혈) 관련 증상을 발생시킬 가능성을 높인다고 밝힌 것이죠. 이로인해 월경(정혈)로 인한 불편이나 통증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생리대의 문제라는 것이에요. 근데 오랫동안 생리대를 써왔는데 왜 이제서야 이런 결과를 알아낸 것일까요? ‘생리대 건강영향조사'는 2017년 생리대 파동으로 시작되었어요. 혼란스러웠던 그때 기억하죠?
🔬 여성환경연대 덕분에 생리대 유해성이 알려졌어요
2017년, 일상적으로 사용하던 생리대가 유해하다는 실험 결과가 밝혀지면서 생리대 파동이 발생했었죠. 이 실험 결과는 여성환경연대의 문제의식에서 시작되었는데요. 2000년대 중반쯤 여성환경연대가 면 생리대 워크숍을 열곤 했는데, 참여한 많은 여성들이 일회용 생리대를 쓰다가 면 생리대를 쓰니 생리통이나 생리불순 등 문제가 줄었다고 이야기를 했다고 해요. 이후 정부에 일회용 생리대에 대한 유해물질 조사를 요구했지만, 개인적인 문제라거나 증거가 없다는 반응을 받았죠. 그래서 여성환경연대가 직접 강원대 환경융합학부 연구실에 생리대 10종의 유해물질 방출시험을 의뢰한 것이죠. 그 결과 전 제품에서 유해물질 22종이 검출됐다고 밝혀냈어요. 이 덕분에 생리대로 인한 불편과 아픔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어요. 수많은 생리대 피해경험들도 쏟아졌어요. 결국 정부가 ‘생리대 건강영향조사'를 시행하게 되었고, 그게 최근 발표된 생리대가 월경(정혈) 증상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결과이죠. 그런데 이 결과는 계획대로라면 올해 4월에 발표돼야 했어요. 그런데 왜 미뤄졌을까요?
😤 식약처와 질병청 때문에 미뤄진 ‘생리대 건강영향조사' 결과 발표
조사결과 발표가 미뤄진 이유는 식약처와 질병청이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이에요. 설문조사와 패널조사로 진행된 본조사가 개별 여성들의 주관적 평가를 바탕으로 해서 연구결과를 신뢰하기 어렵다고 밝혔는데요. 허나 이 조사방법은 해당부처가 민관협의회와 논의한 사안이라고 해요. 2017년 식약처는 생리대 내 함유된 유해물질이 인체에 유해한 수준이 아니라고 발표했었는데, 이와 다른 조사결과가 나와서 괜한 문제를 삼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요. 이에 대해 이안소영 여성환경연대 상임대표는 민간위원과 협의를 거쳐 진행한 연구결과가 나왔다면 그 결과는 협의회에 보고하고 연구 함의와 개선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게 합당한 절차라고 생각하지만 협의회 회의가 1년 가까이 열리지 않고 특정 부처의 의지에 따라 연구 발표도 미뤄지고 있는 것 같아 답답하다고 전했어요.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연구결과가 문제가 있다고 나왔으면 발표한 뒤 공정이나 함유 물질을 바꾸도록 해 관리하면 될 일인데 왜 6개월 넘게 미루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어요.
생리대 건강영향조사 주관부처인 환경부는 부처 간 협의 중이라면 조속히 협의를 마치고 발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해요. 더는 생리대 유해물질로 우리가 아프지 않길 바라며 향후 공개될 조사결과도 관심 있게 지켜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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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수의 코멘트
2017년 생리대 파동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어요. 가지고 있던 생리대는 다 버리고 싶었는데, 안전하게 믿고 살 수 있는 생리대가 뭔지 몰라서 답답했어요. 이때부터 월경(정혈)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는데요. 특히 누가 만들었는지, 믿고 쓸 수 있는지를 꼼꼼하게 살펴봤어요. 그러면서 신뢰하게 된 브랜드가 있어요. 바로 ‘해피문데이'와 ‘이지앤모어' 랍니다. 이 브랜드 덕분에 매달 다가오는 월경(정혈)의 힘듦이 덜어질 수 있었어요. 당신이 믿고 쓰는 브랜드도 궁금해요. 무수에게 전해주시면 같이 공유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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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에 500여 명의 장애인이 모였어요. 왜일까요? 지역사회에 살고 싶고, 자유롭게 이동하고 싶다는 당연한 권리를 요구하는 소식과 모든 장애인에게 적합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장애서비스법' 발의까지 전할게요.
📢 장애인이 모여 당연한 권리를 외쳤어요
지난주 금요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 500여 명의 장애인이 모였어요. 이유는 당연한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서예요.
✦ #탈시설, 지역사회에 살고 싶다
- 장애인을 시설이나 집안에 갇히게 하는 건 국가적 폭력이라고 말하고 있어요. 탈시설은 권리이며 발달・중증장애인을 위한 24시간 지원체계를 촘촘하게 만들어 지역사회에 시민으로 함께 살아가도록 해야한다고 요구했어요. 이와 관련해 작년 12월,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발의한 ‘장애인탈시설지원법'을 국회에서 제대로 논의하라고 강조했어요.
✦ #이동권, 자유롭게 이동하고 싶다
- 저상버스는 차체 바닥이 낮고 출입구에 경사판이 설치돼 휠체어를 이용하는 사람이 승차가 가능하죠. 그러나 우리나라의 저상버스 보급률은 30% 미만이에요. 또한 지하철 이용에 필수적인 엘리베이터도 모든 역에 100% 설치되지 못했어요. 이에 항의하며 약 30분 정도 지하철 5호선 여의도역에서 전동차 문을 휠체어로 막아서는 시위를 진행하기도 했어요. 더 나아가 버스 저상버스를 의무 도입과 지역 간 이동을 편리하게 만드는 각각의 ‘교통약자 이동편의증진법 개정안’을 올해 안에 통과시켜 자유롭게 이동하도록 촉구했어요.
더불어 당연한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충분한 예산이 필수적이라며 장애인예산 인상을 강조했어요. 이와 함께 장애인의 권리를 위한 새로운 법안이 발의되었어요.
🙆 모든 장애인에게 적합한 서비스를 제공해요
이는 ‘장애서비스법'이에요.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발의했죠. 이는 기존의 장애인복지법 개정안으로 장애인의 사회참여와 자립적인 삶을 국가 및 지자체가 보장하는 걸 목적으로 한 법이에요. 이에 장애서비스 이용자라는 개념을 도입해 장애서비스가 필요한 모든 장애인에게 각자 장애 특성과 욕구에 적합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내용이 담겨있어요. 구체적으로 보자면,
✦ 복잡한 장애인 등록 및 심사 전면 개편
✦ 서비스별로 분절된 심의 체계 전면 개편
✦ 지역장애서비스센터로 일원화 체계 재구축
장애서비스법을 대표 발의한 장혜영 의원은 장애인 권리를 기반해 서비스 체계를 재구조화한 것이 이 법이라고 전했어요. 이에 정부가 임기말 생색내기 식으로 장애인권리보장법을 제정할 게 아니라면 본 법안 그대로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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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수의 코멘트
우리가 바라는 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걸, 직접 행동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했어요. 문제를 지적하고, 비슷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뭉쳐 한 목소리를 내고, 당사자의 이야기를 담아 법안을 제시하는 일 말이죠. 이 문제를 관심있게 바라보는 당신도 있으니, 우리 사회가 분명 나아질 수 있다고 확신하게 돼요. 당신도 그런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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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뉴스레터를 읽으며 떠올랐던 생각, 당사자 이야기나 연대의 메시지. 뭐든 보내주세요! 레터에 대한 피드백도 있다면 전해주세요. 꼼꼼히 살피고 더 나은 모습으로 찾아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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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에든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자가
어디에도 영향을 끼칠 수도 있는 법이다
글쓰기의 최전선, 은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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