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사람들과 함께라면 눈부실 거예요!
지난 주말, 포근한 금목서 향 나는 통영에서 글쓰기 모임을 함께한 이들과 은유 작가님 북토크에 참여했어요. 은유 작가님의 글쓰기 이야기, 책<크게 그린 사람>에 나온 이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는데요. 은유 작가님의 말은 유독 사라질까 아쉬워 붙잡아 적고 싶은 말이 많아요. 그때 붙잡은 문장들을 다시 찬찬히 읽으며 이런 말에 밑줄을 쳤어요.
“나한테 좋은 게 뭔지 아는 게 중요하다.”
“내 주변에 누가 있는지가 삶의 질에 중요하다."
“싸우는 사람이 되니 주변에 싸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다같이 만나서 경험했을 때 자기 탓을 하지 않게 된다.”
결국 내가 누군지, 내 주변에 누가 있는지에 따라 삶의 경험이 다르게 펼쳐진다는 말이라 생각했어요. 그러면서 저를 돌아봤는데요. 페미니스트로 비건지향으로 점점 무수한 존재들이 제 시선에 담기면서 한때는 솔직한 내 모습을 나눌 사람이 적어진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자주 외롭다고 생각했는데요. 지금 그때를 다시 해석하자면 나에게 중요한 것, 좋은 것이 만들어지면서 달라진 제 모습에 맞춰 주변 사람들도 달라지는 시간을 가졌던 거구나 싶어요. 그래서 전 지금의 제 모습도 제 주변 사람들도 좋아요. 요즘은 더욱 나와 비슷한 삶을 그리는 이들을 곁에 많이 두고 싶다고 생각해요. 당신은 어때요. 당신에게 좋은 게 무엇인지 잘 알고 있나요? 주변에 어떤 이들이 있나요? 분명 그리는 세상이 비슷한 사람들과 함께라면 그 하루는, 그 삶은 눈부실 거예요!
무수한 존재들과 함께 잘 살고 싶은🌳무수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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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개정교육과정 #전국교직원노동조합
📄 올해 8월 말, 정부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을 발표했어요
이후 지난 8월 30일부터 9월 13일까지 2022 개정 교육과정 국민참여소통채널에서 국민의견도 모았어요. 허나 이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요. 어떤 이야기가 있는지 살펴볼까요?
✦ 생태교육이 축소했어요
- 지난 9월 개정 교육과정에 대한 긴급토론회에서 이재영 공주대학교 교수는 환경, 생태, 생태전환, 기후, 지속가능이라는 용어가 이전 교육과정에선 76번이었지만, 해당 개정 교육과정에선 5번으로 낮아졌다고 밝혔어요. 2023년 3월부터 환경교육 의무화가 실시되는 상황에서 교육부가 기후위기를 대응하는 생태전환의 메시지를 지우고 있다고 비판해요.
✦ 노동교육이 후퇴했어요
- ‘학교부터노동교육운동본부'는 국회에서 제대로 된 노동교육을 외치며 긴급좌담회를 열었어요. 이 자리에서 이소희 동작초등학교 교사는 “2015년 개정 국가교육과정 각론과 비교했을 때 노동교육 반영이 감소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어요. 이에 대해 여러 시민, 시민단체가 요구했던 내용과도 다르고 그동안 국회에서의 여러 법제화 노력에 반하는 결과라고 비판해요. 24세 미만 산재사망 노동자가 4,000명이 넘는 문제와 졸업하면 노동하지만 ‘노동자가 되기 싫다'고 답하는 학생들의 사연을 전하며 실질적인 노동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해요.
✦ 성평등 기반한 성교육이 필요해요
- 2022년 개정 교육과정은 국민과 함께 교과과정 개정을 이루겠다며 국민참여소통채널에서 의견을 받았는데요. 주요 의견으로 알려진 것이 문제적이에요. ‘성평등을 양성평등으로 수정해야', ‘동성애, 성전환, 낙태 등 사례가 포함되지 않도록 조치'와 같은 의견이 많았다고 해요. 이에 윤나현 서울시립동작청소년문화센터장은 인천투데이 칼럼을 통해 비판했어요.
- 윤나현 서울시립동작청소년문화센터장 “이러한 주장이 정말 국민 다수가 지향하는 성교육, 성평등 교육에 대한 의견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혀 그렇지 않다. 성교육 현장에서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이 입을 모아 이야기하는 것은 인권과 성평등에 기반한 성교육의 필요성이다…교사들의 성평등 의식이 필요하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2021년 2월 교육자격검정령이 개정돼 올 8월 졸업자부터 성인지 교육을 필수적으로 이수해야만 교원 자격을 취득할 수 있게 된 것도 이러한 외침의 결과였다. ‘더 나은 미래, 모두를 위한 교육'은 지난 몇 년간의 수많은 사람들이 노력한 결과를 되돌리지 않고, 변화를 만들어온 사람들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추진해야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행동해요!
✦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적극적으로 나섰어요
지난 4일, 전교조는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2 개정 교육과정'을 ‘교육개악'이라 언급하며 대책을 촉구해요. 이들은 5일부터 매주 수요일 집회를 열고, 오는 11월 12일엔 전국교사대회로 모여 적극적으로 투쟁하겠다고 밝혔어요.
- 전희영 전교조 위원장 “우리의 요구는 명확하다. 끝없이 퇴행하고 있는 교육, 윤석열 정부가 벌이고 있는 교육개악을 당장 중단하는 것이며, 공교육을 황폐화시키고 학생들을 무한경쟁의 고통으로 몰아넣은 이주호 교육부장관 후보자 지명을 당장 철회하는 것이다.”
- 신정섭 전교조 대전지부장 “학교 교육과정 총론에서 노동교육, 생태전환교육을 삭제하고, 민주시민교육을 축소한 것은 자본과 기득권의 이익을 보장하고 사실상 우민화교육을 실시하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교육부는 지금이라도 미래 세대 아이들에게 균형 잡힌 내용을 가르칠 수 있도록 교육과정 총론의 방향을 원래대로 되돌려 놓아야 할 것이다.”
✦ 성평등한 교육과정을 위해 목소리 내요!
전교조・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등 22개 단체가 뭉쳐 ‘포괄적성교육권리보장위한네트워크' 만들었어요. 이들은 서울 용산 대통령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평등 가치를 실현하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을 만들라고 촉구하고 있어요. 이에 ‘시민사회 요구안'을 발표했는데요. 여기에 함께 힘을 보탠 175개 단체와 1,154명 시민의 이름이 담겨있어요.
- 포괄적성교육권리보장위한네트워크 “여성혐오에 기반한 여성 살해와 성소수자 혐오가 버젓이 살아있는 지금 교육의 역할은 자명하다. 성평등 가치를 반영하고 현실에서 실현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면밀히 검토하고 구현해야 한다…교육부는 혐오와 차별을 선동하는 세력에 좌지우지하지 말고 모든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하는 교육의 본질을 잊지 말아야 한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11월 8일까지 공청회를 한 뒤, 국민참여소통채널을 통해 2차 국민 의견을 수렴한다고 해요. 이후 여러 수정과 보완, 국가교육위원회 심의와 의결을 거쳐 연말에 최종 확정돼요. 당연한 걸 당연하게 배우도록 당신의 관심과 목소리가 필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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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특별기여자 #명예살인
🇦🇫 아프가니스탄 난민, 한국에 산 지 1년
작년 8월,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이 철수하고 탈레반이 집권하면서 수많은 난민이 생겨났죠. 이에 책임이 있는 우리나라 역시 아프가니스탄 난민을 특별기여자 자격으로 받아들였어요. 최근 ‘아프간&코리아 커뮤니티 컨설테이션'에선 그 1년을 돌아보며 특별기여자가 난민보다 더 불안하다는 문제점을 짚었어요. 구체적으로 보자면요.
✦ 안정적 체류 보장받지 못한다
✦ F-2비자 받은 난민 인정자의 경우 2년 후 요건이 충족되면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지만, 특별기여자는 영주권 신청까지 5년을 기다린다
✦ 타국에 있는 배우자・가족의 입국허가 조항이 없다
✦ 자격인정이 안되서 전문직 종사자들이 공장에 취업했다
이에 이일 공익법센터 어필 변호사는 특별기여자와 난민을 동일한 대상으로 이해하고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어요.
🇵🇰 명예살인 위기에 처한 파키스탄 부부가 난민으로 인정되었어요!
‘명예살인'이란 가족・공동체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가족 구성원이 여성을 살해하는 행위를 뜻해요. 파키스탄의 경우 차별적인 가부장 문화로 인해 해마다 1천 명 이상의 명예살인이 행해지고 있는데요. 이번에 난민으로 인정된 파키스탄 부부는 신분(카스트)가 다르다는 이유로 가족이 반대하는 결혼을 해 명예살인 위협을 받고 있었어요. 이에 한국에 난민으로 인정해달라고 요청했는데요. 1심 판결을 뒤집고 최근 난민 인정 판결이 내려졌어요.
✦ 재판부 “난민 신청인이 가족 의사에 반해 사회계급이 다른 상대방과 결혼했다는 이유로 생명, 신체에 대한 위협 등 인간의 본질적 존엄성에 대한 중대한 침해나 차별이 발생하는 경우 난민협약에서 말하는 박해에 해당한다…파키스탄으로 돌아갈 경우 박해받을 우려가 있다는 충분한 근거 있는 공포를 느끼는 사람들에 해당한다. 파키스탄 정부나 수사・사법기관은 이들에게 효과적인 보호를 제공할 의사나 능력이 충분하지 않다.”
이에 파키스탄 부부를 대리한 김종철 변호사는 해당 판결이 최초의 사례이자 좋은 선례가 될 거라고 언급했어요.
✦ 김종철 변호사 “결혼을 둘러싼 사회의 규범을 어겼다는 이유로 명예살인을 당할 사람을 난민으로 인정한 최초의 사례로, 명예살인의 배후에 있는 가부장적 사회 규범을 인정했다는 의미가 있다. 박해의 범위를 넓게 인정해 성적 자기 결정권 및 결혼의 자유를 포함하는 자유에 대한 위협도 박해로 본 것이다. 이 판결이 확정되면 가족 간 명예살인 사건에 대해 좋은 선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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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의 코멘트
‘명예살인' 기사를 가끔 접하지만 먼 나라의 일처럼 느껴져 현실감각이 없어요. 지금도 누군가는 명예살인의 위험에 처할텐데, 한국에 있는 나는 이런 일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는지 멍해져요. 이 간극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명예살인'을 검색해 여러 기사와 글을 읽었는데요. 우리나라 언론은 이 문제를 다소 자극적으로 사용해 안타깝더라고요. 그런 글 사이로 ‘명예살인'을 조금 더 이해해볼 수 있는 이야기를 덧붙여 볼게요.
✦ “명예 없는 삶은 가치가 없다"라는 이 뿌리 깊은 관습은 인도와 파키스탄에서 매우 심각해요
✦ 명예살인의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지르가(jirga)’를 말해요. 이는 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 등 부족 원로회의로 주로 중앙정부 사법 시스템이 약해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는 외딴 지역에서 ‘지르가'가 법보다 우위를 점하며 부족원의 문제에 명예살인・강제결혼・집단강간 등의 반인권적인 행동을 해결법이라고 내려준다고 해요
✦ 파키스탄 관습법에 따라 살인 가해자가 피해자 가족에게 보상금을 지급하면 혐의를 없앨 수 있어요. 명예살인처럼 피해자의 가족이 가해자일 경우에는 가족들이 사면을 받고 처벌을 받지 않을 수 있죠
✦ 명예살인반대 쿠르드여성행동은 “살인에는 명예가 없다"며 목소리를 내고 있어요
✦ 참파 파텔 국제엠네스티 동남아시아국장은 “어떤 상황이라도 여성을 살해하는 것으로 얻을 수 있는 명예는 없다. 정부는 여성이 보복이나 폭력을 당할 우려 없이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여성의 생명권과 평등권, 존엄성을 존중하고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어요
혹시 ‘명예살인'에 관한 좋은 글이나 책, 영상 등을 알고 있다면 알려주세요. 더 많은 이들이 보도록 같이 나눠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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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퀴어축제 #인천퀴어축제 #퀴어
🏳️🌈 대구에서 퀴어문화축제가 열렸어요!
지난주 토요일, 대구 중구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열린 제14회 대구퀴어축제의 슬로건은 ‘퀴어가 대세다'. 퀴어가 더 이상 자극적인 소재가 아닌 일상이라는 의미를 담았어요. 이번 퀴어축제엔 군인권센터・비온뒤무지개재단・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세월호참사를 기억하는 대구4.16연대 등 약 40개 단체들이 부스를 마련했고 참석자 약 1천 명은 2.4km 퍼레이드 행진도 했죠. 모두 퀴어와 장애인 혐오를 멈추고 차별금지법 제정을 하라며 함께 목소리를 냈어요.
✦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 관계자 “이 축제를 통해 성소수자들이 사회에서 겪는 차별과 혐오의 상처를 치유하고 서로 응원하고 지지할 수 있기를 바란다.”
✦ A님 “퀴어축제 참석을 위해 다른 지방에서 연인과 동행했다. 이번 행사의 취지처럼 퀴어도 더 이상 누구인지 설명해야 하는 존재가 아닌 일상적인 모습 그대로 봐줬으면 좋겠다. 나 자신부터 용기를 내고 드러내야 더 많은 발전이 있을 거 같다.”
💎 서로 힘을 합쳐 매 순간 좌충우돌했다
이동환 목사는 2019년 8월 인천퀴어축제에서 ‘함께하는 축복식'을 열었다는 이유로 기독교대한감리회 재판에서 정직 2년 징계받았어요. 이는 즉 2년간 목사로 목회하지 못한다는 뜻인데요. 이동환 목사를 물러나지 않고 퀴어가 있는 곳이 어디든 하나님의 사랑을 나눌 것이라며 항소 의지를 밝혔어요. 목소리 낸 이동환 목사의 이야기를 노랑조아(김은선) 믿는페미 활동가님이 최근 한겨례21 칼럼으로 전했어요. 이들은 부부이기도 한데요. 함께 애쓴 노력과 또 기독교 내 가부장제에 대해서도 짚고 있어요. 그 일부를 전해보자면요.
✦ “가부장제는 일반 사회보다 교회 안에서 더 지독하다. 내가 속한 기독교대한감리회는 일찍이 여성목사를 배출했지만 여성의 지도력이 발붙일 땅은 너무도 작아서, 여성이 신학교에 진학해도 모든 과정을 마치고 목사 안수를 받는 비율은 압도적으로 남성이 많다. 그 남성 목회자와 결혼하는 여성은 이른바 ‘사모'라고 하는데…교회 목회를 도와서 주일예배 식사와 예배당 환경 조성, 어린이 교육, 피아노 반주 등을 맡도록 요구받는다. 우리 부부는 이러한 성차별적 역할 분담을 따르지 않으면서도 서로 힘을 합쳐 하나님의 일을 하려는 의지를 부리며 매 순간 좌충우돌했다.”
✦ “꽃잎이 바람을 타고 폭죽처럼 흩어졌고, 성공회 사제는 성수를 뿌렸다. 무대에 가운을 입은 목회자들이 올라오자 어리둥절했던 참가자들도 이내 마음을 열고 이 이색적인 축복을 즐겁게 누렸다…어쩌면 한국 교회가 누구보다 앞장서서 해야 했을 일이다. 참가자들은 뒤이어 행진하면서, 행진트럭에서 울려 퍼지는 찬송가를 목청껏 부르며 인천 부평 시내를 뛰어다녔다. 그 누구도 우리를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어낼 수 없다고 외치면서, 높이 뛰고 소리 질렀다.”
이들이 노력이 빛났던 인천퀴어문화축제, 2022년 올해는 10월 15일 다음주 토요일에 열려요! 이번엔 어떤 이야기들이 넘쳐날지 관심과 응원의 마음으로 함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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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모보이스 읽고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보내줘요
당신의 이야기가 당사자의 목소리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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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노력한 만큼 세상은 바꿀 수 있어요.
절박한 사람들이 함께 뭔가를 도모하기 시작하면
할 수 있다는 것을 진심으로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크게 그린 사람>, 은유 인터뷰집 중 홍은전 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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