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혐오를 느끼는 우리에게 하고픈 말 “여러 소수자 페미니스트들이 한 멋있는 말 중 하나가 ‘우리 스스로를 돌보는 행위도 당사자들에게는 정치적 투쟁의 행위다’라는 말이다. 나를 돌보는 것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왜냐하면 그 자체가 투쟁이기 때문에.” 이는 4월 28일 듣똑라 팟캐스트에 나온 김정희원 교수님이 방송 말미에 해주신 말씀입니다. 요즘 이 말을 스스로에게도 비슷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에게도 종종 말해주고 있어요. 수많은 혐오를 인식하게 된 우리는 평범한 일상에서도 쉽게 지치게 되니까요. 그런 우리에게 스스로를 돌봐야 한다는 말을 전합니다. 지치지 않고 함께 해주시면 좋겠다는 말에 울컥했던 마음까지 꾹꾹 눌러 보내요. 삼시세끼 식사 든든히 먹고, 잠도 푹 자면서 잘 살아요. 우리! 무수한 존재들과 함께 잘 살고 싶은 🌳무수 드림 조주빈에게 무기징역 구형한 검찰 지난 4일 검찰은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의 주요 가해자인 조주빈의 항소심에 1심과 동일한 무기징역을 구형했습니다. 조주빈은 1심 재판으로 징역 45년을 선고 받은 바 있습니다. 아직 끝나지 않은 텔레그램 성착취 재판을 살펴봐요. 먼저 검찰의 이야기를 들어봅시다. 🤦 흉악한 성폭력 범죄를 반복했고 재범 가능성도 높다고 판단한 검찰 검찰은 피고인인 조주빈이 박사방이라는 전무후무한 성폭력 집단을 만들어 흉악한 성폭력 범죄를 반복해 저질렀으며 다수의 피해자들이 회복이 어려울 정도로 조직적・계속적인 범행을 지속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의 범행 특성을 고려할 때 재범 가능성도 높고, 디지털 성범죄 특성상 언제 피해가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조주빈은 항소심까지 범행을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며 1심과 동일하게 무기징역을 구형한다고 설명했어요. 더불어 피해자들도 조주빈의 엄벌을 촉구했습니다. 💧 악몽과 트라우마에 시달려 엄벌 요청한 피해자와 그의 가족들 피해자는 변호인을 통해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엄벌을 요청했습니다. 가해자들에겐 과거가 될 사건이지만 피해자들은 그들이 만든 지옥에서 평생을 살아가야 한다고 전했어요. 또한 피해자들의 성착취 영상물은 여전히 은밀하게 거래되고 있고 이를 영구적으로 삭제하는 데 한계가 있다면 검찰의 구형대로 무기징역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또 다른 피해자는 변호인을 통해 가족들은 자신이 이런 사건을 겪었다는 것을 모르고 혼자 헤쳐나가고 있다고 밝히며 꽤 시간이 흘렀는데도 여전히 악몽과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 피해자 가족은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세상 속으로 나아가는 딸의 모습이 언제 소멸할지 몰라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다고 전하며 부디 사회에서 마주치는 일이 없도록 엄한 판결을 내려달라고 요구했습니다. 🔥 엄벌을 위해 릴레이 탄원 활동하는 ReSET, eNd
이번 조주빈 항소심의 선고는 오는 6월 1일입니다. 가해자들이 제대로 처벌받는지 같이 지켜봐요. 최근 남초 커뮤니티 중심으로 특정 모양이나 특정 발언을 ‘남성혐오'라 부르며 논란이 일어나고 있어요. 이에 공공기관은 물론 기업, 유튜버, 연예인 등 이들의 몰아치는 지적에 사과했어요. 이번 이슈에 대해서는 논란을 하나 하나 풀어서 살펴보는 것보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지, 지금의 현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관련 기사를 바탕으로 정리해보았습니다. 🪞 미러링 형식만 빌려온 백래시에 불과하다 최근 발생한 일련의 논란을 보며 여러 전문가들은 ‘백래시'라고 지적하고 있어요. ✦ 잠깐 ‘백래시(backlash)’가 뭘까요?
페미니즘을 공격하는 백래시 현상은 과거부터 반복된 문제라고 해요. 다만 최근의 백래시 현상은 여성 혐오에 대한 거부감이 아니라 여성 혐오의 대항하여 ‘남성 혐오'라는 실체 없는 무기를 들고나왔다는 점이 차이가 있다고 말해요. 이에 손희정 문화평론가는 2018년 미투운동, 2020년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 등은 성범죄라는 실체가 있었고 성범죄 가해자들이 형사처벌을 받은 반면, 현재 남성 누리꾼들의 움직임은 특별한 사건에 기반하지 않고 여성들의 미러링 형식만을 빌려온 백래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 혐오를 조장하는 정치권이 논란의 시작이다 논란의 시작은 정치권이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재보궐 선거 이후 20대 남성의 표심을 얻겠다며 일부 정치인들은 차별적인 발언이나 정책을 서슴지 않고 말했습니다. 논란이 되었던 GS25 남성혐오 이슈에 대해서도 이준석 전 위원은 채용 공고에서 여성 혐오적 표현을 사용한 것은 사과했으면서 왜 남성 혐오적 이미지 사용에 대해선 아무 말이 없냐며 페이스북 게시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이에 녹색당 여성특별위원회는 논평을 내 젠더 갈등이라는 손쉬운 진단 뒤에 숨어 성차별을 도리어 조장하는 정치는 더 용납하기 어렵다며 유능하게 문제를 해결하는 정치가 되라고 비판했습니다. 💥 일부 반페미니즘 누리꾼이 문제를 키우고 있다 최근 논란들은 일부 반페미니즘 누리꾼의 목소리가 과잉 대표되고 있다는 비판도 있어요. 젠더 갈등이 현실과 달리 온라인상에서 증폭되고 과장되었다는 말이죠. 이에 최태섭 사회학자는 이들은 전혀 문제 되지 않는 일도 키워서 사회에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 게 목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때문에 황당한 요구에 원칙 없이 대응하면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어 위험하다고 말했습니다. “페미니즘에 대한 반격은 여성들이 완전한 평등을 달성했을 때가 아니라 그럴 가능성이 커졌을 때 터져 나왔다. 이는 여성들이 결승선에 도착하기 한참 전에 여성들을 멈춰 세우는 선제공격이다.” _책 ⟪백래시⟫ 수전 팔루디 우리가 바라는 혐오 없는 평등한 사회는 멀리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훨씬 커진 사회가 지금입니다. 힘들면 쉬어가더라도 우리를, 지금 이 사회를 놓지는 말아요. 시간은 걸리더라도 이기는 싸움이 될 거예요. 지난달 29일, 정부가 역대 첫 장애인 탈시설 청사진을 8월에 내놓는다고 밝혔습니다. 우선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장애인 중 탈시설을 희망하는 2,000여 명에 대해 탈시설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는데요. 그러나 장애계에선 정부 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입니다. 장애계와 정부는 왜 이렇게 다른 입장차이를 보이는 걸까요? 먼저 복지부의 발표를 살펴보시죠. 🏢 탈시설 로드맵 발표할 예정이라는 복지부 양성일 보건복지부 제1차관은 29일 기자 간담회에서 민관 협의체를 통해 8월 탈시설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에 지난해 장애인 시설 전수조사를 했을 당시 의사 표현이 가능한 분 6,000명 중 30%인 2,000명 정도가 지역사회 자립 의사를 밝혀 이를 우선적으로 탈시설 대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해요. 그러나 당장 예산 확보부터 지역사회 자립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며 스웨덴이나 캐나다도 평균적으로 30년 정도 걸리는 쉽지 않은 정책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장애계는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는데요. ‘장애인 탈시설 지원법'을 발의한 최혜영 의원과 장애인 당사자의 지적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지난달 21일, 제3차 본회의에서 정부의 지지부진한 탈시설 정책을 지적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취임 직후 100대 국정과제를 내놓았고 그중 42번이 장애인 탈시설 정책 과제였으나 4년이 지나도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최 의원은 오히려 장애인 거주시설은 1484곳에서 1534곳으로 늘었고 입소 장애인(2251명)이 퇴소 장애인(843명)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고 비판했어요. 복지부가 8월 중에 로드맵이 발표되더라도 관련 법률을 개정하고 예산을 받으려면 내년이나 내후년까지 걸릴 수 있기에 임기 내 탈시설 정책을 제대로 추진될 수 있을지 미지수인 상황이죠. ❌ 장애인 거주시설 자체가 제도적 차별 제3차 본회의에서 홍남기 부총리가 장애인 거주시설을 장애인을 보호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곳이라고 답해 최 의원은 장애인을 집단으로 모아 분리하는 것 자체가 차별임을 지적했습니다. 이에 좋은 거주시설, 나쁜 거주시설의 문제가 아니라 시설 위주의 장애인 정책이 사실상 국가에 의한 제도적 학대라고 비판했어요. 🤐 탈시설을 탈시설이라 부르지 않는 상황 장애계는 정부가 ‘탈시설’이라는 용어를 거부한다고 지적해왔어요. 이는 정부가 계획했던 중앙탈시설지원센터를 ‘중앙장애인자립지원센터'로 명칭을 정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이에 지난 4월 2일, 장애계는 중앙장애인'탈시설'지원센터 명문화를 촉구하는 공동 기자회견도 열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최용기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은 정부가 탈시설을 탈시설이라고 부르지 못하고 권력을 가진 거주시설의 눈치를 보고 있다고 비판했어요. 칼럼을 통해 최한별 한국장애포럼 사무국장 역시 단어 하나 눈치 보며 제대로 쓰지 못하는 정부가 정책을 만든다 한들, 원칙에 기반하여 계획대로 이행할 수 있을지 신뢰하기 어렵다고 주장했습니다. 답답한 상황 속에서도 장애인거주시설 향유의 집과 도란도란은 거주인 전원이 탈시설에 성공해 자발적으로 시설폐지를 신청했습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있는 시설폐지 사례라고 해요. 이 역사적인 사건을 기억하며 ‘향유의 집’이 문을 닫은 2021년 4월 30일로 같이 가보실래요? 어린이를 존중하는 사회를 위해 지난 수요일은 5월 5일 어린이날이었어요. 어린이들이 뛰놀 수 있게 날씨도 참 좋았는데요. 어린이날은 1922년부터 방정환 선생의 뜻을 이어 어린이의 인격을 소중하게 여기고 어린이의 행복을 도모하고자 기념일로 제정되었습니다. 때문에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혐오와 차별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었던 한 주였습니다. 이를 하나씩 살펴볼게요. 국제시민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은 ‘O린이’이라는 표현을 지적했습니다. 이는 동료시민들 사이에서도 지속적으로 지적된 표현이기도 한데요. 세이브더칠드런은 ‘O린이'는 초보를 뜻하는 신조어로 사용되며 어린이를 미숙하고 불완전한 존재로 보는 차별의 언어라고 비판했습니다.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은 ‘어린 사람은 아랫사람이 아니다'라는 어린이・청소년 차별에 대항하는 캠페인을 진행했어요. 이들은 방송과 길거리에서 어린이에게 반말로 대하는 모습이 일상적이라며 이런 나이 위계가 여러 폭력의 배경이 되고 자유로운 의사소통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양/군, ~친구 등의 표현도 존칭 없는 일종의 하대라고 지적하며 이런 호칭에 나이주의적 위계를 담고 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고 밝혔어요. 👛 색깔로 구분하는 영유아 제품은 성차별적이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영유아 제품을 성별에 따라 구분하는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는 판단이 나왔습니다. 색깔로 구분하고, 성별을 표기하는 행위는 어린이들에게 성차별적 편견과 성역할 고정관념을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인데요. 이는 지난해 1월 시민단체 ‘정치하는 엄마들'이 기능과 무관하게 분홍색은 여아용, 파란색은 남아용으로 표시하는 것이 성차별적이라며 영유아 제품 생산・판매업체 8곳을 상대로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한 결과입니다. ![]() 혐오이슈에 예민한 당신에게 묻습니다 모어데즈는 혐오사회에서 우리가 더 나은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만드는 경험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혐오이슈에 관심이 많은 당신의 솔직한 설문이 꼭 필요합니다. 3분이면 충분해요! 소중한 의견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뉴스레터를 읽으며 떠올랐던 생각, 당사자 이야기나 연대의 메시지 있다면 보내주세요. 스스로를 잘 돌보는 행위는 당사자에겐 투쟁입니다. 자신을 잘 챙기며 행동하는 친구에게 모어데즈를 추천해보면 어떨까요? 함께하면 더 좋을거예요. 모어데즈ㅣMORE DAZZ 인스타그램 @moredazz.official 광고 및 협업문의 hello@moredazz.com 수신거부 Unsubscribe |
혐오를 마주하는 당사자의 목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