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들이 모이고 있어요
멈추기엔 아쉽고 계속하자니 몸이 움직이지 않는 일이 있나요? 저에게 요즘 모어데즈 일이 그렇습니다. 약속을 지키려 매주 뉴스레터 마감을 하지만, 이 일로 하고 싶은 일은 더 많거든요. 서로 연결되는 모임 자리도 만들어보고 싶고, 혐오문제를 개선하는 캠페인, 지속할 수 있도록 수익이 나는 사업들도 해보고 싶습니다. 그런데 머리로만 생각할 뿐 몸이 움직이지 않더라고요. 급한 일에 미뤄지고 ‘내일 할까?’ 하면서 또 뒤로 보냅니다. 이건 아니야!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말해보기로 했어요. 그중 하나도 ‘모어데즈 메이트’를 공개적으로 찾아보고 있습니다. 혐오문제에 진심이며 이를 해결하는 활동을 하고픈, 모어데즈를 애정하는 이들을 모아 그들에 기대어 저도 움직여보려고요. 모어데즈론 수익이 없어 페이는 없지만, 같이 하는 일로 수익이 나면 나누고 일하는 시간은 한 달 기준 1~2일로 느슨하게. 자본주의의 경계를 서성이며 다르게 일해볼 수 없을까, 다르게 돈을 벌 순 없을까, 하는 질문에 대한 시도이죠. 이 글은 읽는 당신도 혹시 ‘모어데즈 메이트’ 관심있거나 궁금한 것이 있다면 편히 이메일(hello@moredazz.com) 주세요. 아직 무엇이 될지 모르지만, 좋은 사람들이 이미 모이고 있으니 혼자서는 할 수 없는 더 크고 재밌는 일을 상상해 볼 수 있을 거예요.
☘️무수한 존재들과 함께 살고 싶은, 무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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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질환 #낙인 #차별
🗯 우울증은 죄가 없습니다
지난 10일,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한 교사가 8살 학생을 살해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참담한 일에 많은 이들이 마음 아파하며 관심을 갖고 있죠. 이에 재발 방지를 위해 정치권에서는 교육공무원법 개정법률안, 일명 하늘이법을 빠르게 추친하고 있어요. 단기간에 약 10건의 개정법률안이 국회에 접수되었는데요. 안건마다 차이가 있지만, 가해교사의 우울증이 밝혀지며 교원들의 정신질환을 관리하는 내용들이 많습니다. 몇 가지를 살펴보자면.
- ✔︎ 정신상의 장애로 장기간 정상적인 직무수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교원을 심의하기 위해 질환교원심의위원회를 운영한다
- ✔︎ 정신질환 등을 이유로 휴직한 교원의 복직은 각 시・도 교육청의 질환교원심의원회 심의를 거쳐야 한다.
- ✔︎ 정신적 어려움으로 인하여 직무를 수행하는데 현저하게 지장이 있는 자를 직위해제할 수 있다.
- ✔︎ 심의 시 의료기관 또는 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의 의학적 소견이 담긴 진단서를 제출해야 한다.
때문에 질병과 범행을 직접적으로 연결해 낙인찍는 건 문제라며 목소리를 내고 있어요.
- 🎤나종호 예일대 정신과 교수 “죄는 죄인에게 있지, 우울증은 죄가 없다. 우울증에 대한 낙인을 강화시켜 도움을 꼭 받아야 할 사람들이 치료를 받지 못하게 만들어 한국의 정신건강 위기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다. 한국의 우울증 치료율은 여전히 10%에 불과하다. 10명 중 9명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않는 것이다.”
- 🎤정신건강 전문가 공동성명 “가해자의 정신질환 관련 내용을 기사 제목이나 도입부에 포함하는 것은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을 강화할 수 있다. 가해자의 우울증 치료 병력이 우울증의 폭력성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번 사건이 자칫 우울증에 대한 편견을 조장해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 없는 치료를 막아서는 일이 돼서는 안 된다.”
- 🎤우울증 겪는 12년차 초등교사 A님 “학부모 민원으로 우울증이 심해져 매년 상담을 다니며 치료 중인데 이번 사건 관련해 사회적으로 낙인이 찍힐까 봐 두렵다. 정신질환이 있다고 해서 모두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 아니며 이번 사건의 교사의 질병보다 폭력성이 문제가 된 것이다.”
💥 낙인은 차별로 이어져요
이번 사건뿐 아니라 그동안 여러 정신질환자들은 잠재적 범죄자로 의심받고 낙인찍히고 있습니다. 강제입원을 통한 감금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질환이기도 하죠.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한 김승섭 고려대 보건과학대학 교수와 패트릭 코리건 일리노이 심리학과 석좌교수의 대담을 가져왔어요. 2020년 차별금지법 입법운동과 함께 발행된 기사로 느껴지는데요. 5년 전이지만, 나아지지 않는 문제를 짚고 있어요.
- ✨“나는 재활 심리학자로 환자들이 일터와 학교로 돌아가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했다. 하지만 정신질환을 가진 이들에겐 그것이 너무나 어려웠다. 고용주와 집 주인들은 정신질환을 가진 이들에게 직장이나 집을 내주지 않았고, 학교는 그들을 교육하려 하지 않았다. 나는 정신질환 낙인이 정신질환 자체보다 더 큰 문제라는 점을 알게 됐고 그 상황을 바꾸고 싶었다.”
- ✨“사회는 유색인종, 여성, 동성애자, 휠체어 사용자와 같은 소수자에 대한 고정관념을 만든다. 그 고정관념에서 편견이 발생하고 편견은 차별적인 행동으로 이어진다.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에 대한 고정관념은 그들이 무능력하고 위험하다는 것이다. 편견은 그런 고정관념에 동의하는 것이고, 차별은 나는 ‘당신을 고용하지 않겠다’ ‘당신이 학교에 오지 못하게 하겠다’와 같은 행동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과정이 모두 대중낙인이다. 대중낙인은 차별로 이어진다.”
- ✨“연구자가 정신질환은 위험하지 않다고 말했을 때, 사람들은 그걸 세상 물정을 모르는 연구자가 하는 말이라고 생각하고 만다. 그러나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들이 직접 말을 하기 시작하면 훨씬 더 큰 신뢰를 얻을 수 있다. 낙인을 줄이려면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들이 직접 자신의 목소리로 말하는 활동을 지원해야 한다. 그들이 직접 ‘나는 사람이고, 바로 이 자리에 있다’고 말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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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 #동성결혼 #인권위
🌈 동성결혼 막는 건, 위헌 아닌가요?
퀴어단체들이 모인 ‘모두의 결혼’은 동성결혼을 인정하지 않는 현행 민법에 헌법소원을 제기했습니다. ‘헌법소원’이란 국가로 인해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된 경우 국민이 직접 헌법재판소에 이의구제를 청구하고 심판하는 제도입니다. 즉 동성결혼을 막는 국가에게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것이죠. 해당 헌법소원은 처음이라 판결이 주목되는 상황이에요.
- 🎤 천정남 “우리 부부는 법의 영역을 제외하고는 모든 영역에서 부부로 살아왔고, 시민으로서 주어진 의무를 충실히 수행했지만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결혼하고 가족을 구성할 권리를 누리지 못했다.”
- 🎤 조숙현 소송대리인단장 변호사 “법적인 부부가 아니라는 이유로 ‘내가 사고를 당했을 때 배우자에게 아무런 권한도 주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은 성소수자에게 현실적 공포다. 헌재는 동성부부들이 구제받을 수 있도록 위헌 선언을 하길 바란다.”
- 🎤김민문정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과거 호주제 폐지 운동은 ‘정상 가족 이데올로기’가 얼마나 많은 이의 기본권을 침해했는지에 대해 헌법의 답을 요구하는 과정이었다. 사랑을 나누고 가족을 꾸릴지 결정할 권리는 여성운동이 호주제 폐지 운동을 통해 이루려 했던 가치와 다르지 않다.”
🏠 퀴어단체 설립을 막는 국가인권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이 변희수재단 법인 설립을 막고 있어요. 변희수재단 준비위원회는 지난해 5월 관련 서류를 제출했지만 9개월 동안 지연된 상황이에요. 이에 이들은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 🎤 변희수재단 준비위원회 “내란범 윤석열의 방어권을 지키기 위해선 혈안이 돼 있으면서 적법한 절차를 거친 성소수자 단체 설립을 방해하며 실질적인 권리침해를 한 지금의 상황은 인권위가 왜 존재해야 하는지 의심마저 들게한다.”
- 🎤임태훈 준비위 공동대표 “트랜스젠더는 교육권, 일할 권리 등을 침해받아 사회적 빈곤 상태에 내몰려 극단적 죽음에 이르기도 한다. 법인 설립을 통해 많은 재원을 확보해 많은 트랜스젠더에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하려던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인권위는 2월 20일 드디어 변희수 재단 설립 안건을 논의했습니다. 그러나 김용원 상임위원이 서류 내용을 다시 확인해야한다면 안건을 또다시 미뤘습니다. 재상정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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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수의 코멘트
이렇게 국가인권위원회가 시끄러웠던 적이 있었나, 답답한 요즘입니다. 윤석열 방어권을 주장하고 퀴어단체 설립을 방해하는 인권위라니요. 그 시작은 윤석열이 국가인권위원장 자리에 안창호를 임명하면서부터였습니다.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도 극우적이고 차별적인 사람으로 부적격 인사임이 확인되었지만, 장의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때문에 인권 연구자 655명은 불법계엄 동조한 안창호를 사퇴하라고 요구하고 있으며 남규선 인권위 상임위원은 지금의 인권위는 흉기라고 말했습니다. 인권위 내부의 이야기가 더 궁금해 남규선 인권위 상임위원 단독 인터뷰를 읽어보았습니다. 같이 남겨볼게요.
✨ “이명박・박근혜 정부 총 9년 동안에도 인권위가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지는 않았다. 지금의 인권위는 그야말로 흉기다. 인권위의 이름으로 비상계엄 선포한 대통령을 옹호하면서 대다수 국민의 인권과 공동체를 말살시키는 것이다. 그래서 인권위가 사망선고 받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거다.”
✨ “그동안 명확한 자기 생각을 밝히지 않았던 안 위원장이 지금 윤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세력에게 적극 호응하는 의견을 갖고 있음을 처음으로 밝힌 것이다. 이런 분이 지금 인권위원장이시다. 안건이 통과되고 너무 기가 막혀서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못했는데, 그 순간 든 생각은 사퇴뿐이었다.”
✨ “회의 들어갈 때마다 다짐한다. 나 스스로 인권위 권위를 떨어뜨리는 언행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이다. 상대방이 폭언한다고 저도 똑같이 대꾸할 수는 없다. 말로 집단구타를 당하는 느낌마저 든다. 나중에 그날 회의록을 받아보고 안도했다. 그 와중에도 제가 그들과 같이 막말하지 않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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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등록이주아동 #이주노동자 #암장
🇰🇷한국인이 되는 건 불가능에 가까워요
이주민의 이야기를 듣고 관련 제도를 찾아볼수록 저도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내가 이곳에서 태어나지 않았다면 한국인으로 인정받기 정말 어려웠겠다고요. 단지 한국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제가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걸 돌아보며 한국에 같이 사는 이주민을 생각합니다. 다를 것 없는 존재들이 다른 존재로 차별될 때 마음이 아픕니다. 최근 BBC기사에서 미등록이주아동의 목소리를 잘 담아주어 같이 공유합니다. 목소리를 듣고 움직여주길 바라요.
- 🎤마리나 “(한국은) 복잡한 생각은 없고 그냥 딱 집이라는 생각이에요. 좋고 싫고의 문제가 아니에요. 어릴 땐 ‘내가 군대 갈 때쯤엔 통일이 돼있겠지’라는 말들을 많이 하잖아요. 저도 그랬어요. 제가 스무살이 되면 어떻게든 돼있겠지. 그런데 그렇지 않더라고요. 스무살이 되면 죽어야지 생각했어요. 세상이 다 제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건 좀 너무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 🎤기프트 “가본 적도 없는 부모님 나라에 가기가 많이 무서워요. 체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숨어지내더라도 한국이 나을 것 같아요. 취업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에요. 아르바이트를 구하러 전화를 하면 제가 (한국어) 원어민이니까 사람들이 다 적극적이에요. 그런데 제 국적을 얘기하면 아무도 다시 연락을 안 해요. 취업을 해야만 이후에 거주할 수 있는 비자를 받을 수 있는데 그 과정이 너무 어렵다.”
- 🎤김사강 이주와인권연구소 연구위원 “여기서 교육받고 여기서 자란 아이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해외에서 들어오는 일반적인 유학생들과 똑같은 길을 밟아야 하는 건 너무하다. 바로 국적을 주진 않더라도 최소한 체류 문제에 있어선 다르게 처우해줘야 한다.”
📝 기록이 없는 죽음들이 있어요
한겨례에서 <암장, 이주노동자의 감춰진 죽음> 기획기사를 내고 있어요. ‘암장’은 ‘남몰래 시신을 파묻음, 남몰래 장사를 지냄’의 뜻으로 남몰래 묻힌 죽음을 말합니다. 한국에 144만 명 이주노동자가 있지만 가장 기초적인 통계인 사망의 기록을 어디서도 정확히 확인할 수 없습니다. 이 문제를 파고들며 야산에 묻힌 죽음, 일터에서의 죽음, 직장 내 괴롭힘, 동료가 죽어도 일해야 하는 상황, 자살 등 이주노동의 열악한 현실을 말해요.
- 🎤정투르티 인도네시아 이주민 “한국에서 장례를 치르고 시신을 옮기는 비용이 너무 비싸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감당할 수 없다. 모두 힘을 모아 장례를 치르는 게 일상이 됐다. 산재보험 등을 통해 보상을 받는다고 해도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혹시라도 모금이 잘 안되면 병원비와 장례비를 내기가 어렵다. 대사관이 나서서라도 여러 공동체에 모금 관련 소식을 알리는 것 정도가 전부다. 인도네시아 사람들 한국에서 대부분 위험하고 힘든 일 하잖아요. 이렇게라도 계속 도울 수밖에요.”
- 🎤마웅마웅 자살시도한 미얀마 이주민 “초보자인데 우리한텐 일을 가르쳐주지 않았어요. 그러다 실수라도 하면 ‘너 생각이 없냐’, ‘뇌가 없냐’ 소리를 질러댔어요.”
- 🎤바하두르 외조카를 떠나 보낸 이 “외조카가 한국 오기 전에 나한테 조언을 구했어요. ‘한국에 오면 돈 벌 수 있다. 열심히 하는 만큼 벌 수 있다’ 그랬는데 너무 후회됩니다.”
- 🎤김승섭 이주노동자 사망 관련 연구한 서울대 교수 “연구하면서 발견한 것은 이주노동자가 살아서는 ‘미등록’이 되기 쉽고, 죽을 땐 ‘사인 미상’이 되기 쉽고, 죽고 나면 ‘무연고’ 처리되기 쉽다는 점이었다. 삶과 죽음, 죽음 이후의 과정에서 한국 사회가 계속 이주노동자를 인간의 경계 바깥으로 밀어내고 있었다. 이주노동자를 살아서도, 죽어서도,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사람으로 만드는 힘이 작동했다. 심지어 죽음과 죽음 이후 장례 과정에서도 이들은 애도 받지 못했다. 마땅히 공유되어야 할 사회적 이야기들이 사라져버리고 있다. 3천 명이 넘는 이주노동자의 죽음이 일종의 참사라면,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누가 죽었고 왜 죽었는지 기록하는 것이 최소한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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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고픈 이야기가 있다면 전해줘요
이번 모보이스를 읽고 이야기하고 싶은게 있다면 말해요
당신의 목소리가 당사자의 목소리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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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자면 베이지색 같은 마음. 화려하지 않아도 따뜻하고 환한, 베이지 마음을 가진 너그럽고 다정한 사람들이 이제는 좋다. 그럴 수도 있지. 네가 다치지 않기를 바라. 언제나 너를 믿어. 아주 작은 것들까지 헤아려보려는 이해심과 아주 작은 상처조차 주고 싶지 않은 조심스러움을 지닌 사람들. 오래 지내도 변함없이 곁을 지키며 스며드는 사람들. 타인을 사랑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
<선명한 사랑> 고수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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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어데즈ㅣMORE DAZZ
이메일 hello@moredaz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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