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을 달 때 추를 잊지 않기
며칠 전 저녁, 요가원에 일찍 도착해서 근처 놀이터에서 그네를 탔습니다. 캄캄하고 아무도 없는 놀이터 그네에 앉아 다리를 앞뒤로 움직였어요. 몸이 금세 가벼워지더라고요. 올라갈 때는 구름에 닿을거 같은 기분, 내려올 때는 가을의 공기가 온몸을 감쌌습니다. 귀에 꽂은 이어폰에선 데이식스의 <그녀가 웃었다>가 반복해서 흘러나왔습니다. 드럼소리에 고개를 흔들흔들, 좋아하는 멜로디에는 소리를 내어 흥얼거렸습니다. 15분 남짓 시간이었지만 무척 즐거웠어요.
책 <시와 산책>엔 이런 구절이 있어요.
“체스터튼은 ‹정통›에서 ‘자신을 중시하는 쪽으로 가라앉지’ 말고 ‘자기를 잊어버리는 쾌활함 쪽으로 올라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엄숙함은 인간에게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것이지만, 웃음은 일종의 도약이기 때문이다. 무거워지는 것은 쉽고 가벼워지는 것은 어렵다.’ 결국 발목에 추를 달 줄도, 손목에 풍선을 달 줄도 알아야 한다는 뜻이다. 양극을 번갈아 오가는 게 아니라, 한 번에 두 겹의 감정을 포용하라는 것이다. 추를 달 때 풍선을 기억하고, 풍선을 달 때 추를 잊지 않기.”
그네 타기는 제게 하나의 풍선이었어요. 발목에 자꾸만 원치 않는 추가 달릴 때, 우린 의식적으로 손목에 풍선을 묶어야 할지 몰라요. 다가오는 가을엔 더 많은 풍선을 잡고 가볍게 웃어봐요.
☘️무수한 존재들과 함께 살고 싶은, 무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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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페이크성범죄 #여성혐오
📱한국 딥페이크 성범죄, 세계적인 문제예요
미국 사이버 보안 업체 ‘시큐리티 히어로'는 2023 딥페이크 현황 보고서를 냈는데, 그 결과 성범죄물 피해자 절반 이상이 한국인으로 확인되었어요.
- ☑️딥페이크 성범죄물 피해자 국적 중 한국이 53%로 최대
- ☑️특히 한국 가수와 배우가 딥페이크의 집중 대상
- ☑️성범죄물을 생성・유포하는 세계적인 문제의 진앙이 한국
사태가 심각한 만큼 연일 비판의 목소리들이 쏟아지고 있어요.
- 🎤딥페이크 성범죄 규탄 긴급 기자회견 “타인을 인격체가 아닌 정복과 소유의 대상으로 보는 놀이가 되었음에도 여성 대상 범죄를 가해자 개개인의 문제로 치부하는 국가의 태도에는 변화가 없다. 딥페이크 성범죄물의 생산과 소비가 범죄임을 선언하고, 피해자와 연대하자.”
- 🎤서지현 전 검사 “일베가 단순한 장난일 수 없다고 그때부터 제대로 처벌했으면 이렇게 됐을까. 여성에 대한 성적 모욕을 ‘재미'라고 생각하는 문화를 바꿔야 했다. 인터넷 세상에서 서로 존중하고 예의를 지키는 걸 가르쳐야 한다고 계속 말했지만 귀담아듣지 않았다. 괴물을 우리가 만든 거다. 남자아이들이 괴물이 되는 것도, 여자아이들이 피해를 입는 것도 괴롭다. 다 우리 잘못이지 않나.”
- 🎤송윤희 서울 혁신교육 학부모 네트워크 “N번방 사건 뒤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학생・교사・보호자 대상 연수가 늘어났었다. 하지만 ‘성인지 교육이 아이들의 성행위를 부추긴다.’, ‘성적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이 아이들의 가치관에 혼란을 준다'는 반대와 예산 감축으로 그나마 희망이었던 성인지 교육이 거의 다 사라져버렸다. 아무런 안전장치도 없이 자극적인 환경과 도구만 쥐여 준 꼴이다.”
목소리 덕분에 경찰은 딥페이크 성범죄 집중 단속을 진행하며 변화도 일어나고 있어요.
- 🚨경찰이 딥페이크 성범죄 방조 협의를 적용해 텔레그램 법인을 조사합니다
- 🚨경찰이 지난 한 주간 새롭게 수사하고 있는 딥페이크 성범죄 사건이 120건이 넘고 기존 수사까지 포함하면 수백건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검거 인원의 75%가 10대라고 밝혔습니다
- 🚨딥페이크 성범죄물 제작하고 유포한 20대 남성을 긴급체포했습니다
- 🚨딥페이크 성범죄물을 만들고 유포한 고등학생이 불구속 기소되어 재판받고 있습니다
- 🚨딥페이크 성범죄물을 팔아 범죄수익을 번 고등학생이 검거되었습니다
- 🏢정부가 딥페이크 성범죄물 소지・구입・시청 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을 새로 만들고 제작・유통 처벌 기준을 5년에서 7년으로 높이며 위장수사 범위를 확대하는 법률 개정을 추진합니다
-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딥페이크 성범죄물 유통되는 텔레그램와 핫라인을 구축해 영상을 신속히 삭제하겠다고 밝혔어요
- 🏢법무부에서 딥페이크 성범죄 대응을 위해 분석장비 도입 예산을 12억여 원 증액합니다
- 📱텔레그램이 한국의 딥페이크 성범죄 사건에 대해 사과하며 정부 요청 따라 긴급히 25건 영상을 삭제했습니다
오늘인 9월 6일 저녁 7시,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텔레그램 딥페이크 성폭력 대응 긴급 집회가 열립니다! 또한 딥페이크 성범죄 OUT 공동행동은 오는 13일부터 27일까지 매주 금요일 저녁 7시, 강남역 10번 출구에서 목소리를 냅니다. 함께할 수 있다면 함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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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퀴어문화축제 #딸에대하여 #대전여성영화제
🌈 9월 28일, 대구퀴어문화축제 열려요!
지난해 홍준표 대구시장과 공무원들이 퀴어축제를 막고, 공무원과 경찰이 충돌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이에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는 언제나 평화와 안전을 지향한다고 강조했어요.
- 🎤조직위 “지난해 대구퀴어문화축제를 평화롭게 진행하려고 하였으나 대구시 소속 공무원 500여 명을 동원해 국가폭력을 저지른 사실이 있다. 지난 5월 대구지법은 대구시와 홍준표 대구시장을 상대로 공동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 1심 선고에서 700만 원을 배상판결한 바 있다. 시민을 보호하고 갈등을 봉합하며 시민의 안전을 도모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는 홍 시장과 대구시에 대해 법원의 손해배상 판결은 매우 의미가 있다. 대구퀴어문화축제는 언제나 평화와 안전을 지향해 왔다. 제16회 퀴어문화축제가 성소수자와 대구시민과 함께 참여하며 자유롭고 평화로운 축제가 되어 자긍심 넘치는 퍼레이드가 될 수 있도록 협조를 부탁드린다.”
허나 벌써부터 대구시와 경찰까지 축제를 압박하고 있어요. 대구시는 집회 장소를 변경하라고 하며, 대구경찰청은 주요 도로에선 집회가 금지 또는 제한될 수 있다고 밝혔어요. 대구 중부경찰서는 기존의 2개 차로 이용이 아닌 1개 차로만 집회 장소로 쓸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 🎤배진교 조직위원장 “경찰의 집회 제한 통고는 사실상 집회를 방해하는 행위다. 1개 차로만 이용하면 무대 설치 공간이 모자라고, 인도까지 집회 공간으로 쓰면 보행자와 상인이 불편을 겪는다. 참가자들의 안전도 보장할 수 없다. 지난해 대구시의 불법적인 행정대집행에 맞서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앞장섰던 경찰이 올해는 오히려 대구시 눈치를 보며 경찰의 역할과 자부심을 스스로 포기했다.”
대구퀴어문화축제가 무사히 열리고 평화롭게 운영되도록 관심갖고 지켜봐요.
🎬대전시가 영화 <딸에 대하여> 상영 중단을 요구해요
대전여성영화제 상영작 중 하나인, <딸에 대하여>를 대전시가 상영 중단을 요구했어요. 이유는 퀴어 이야기라고 여러 민원이 들어왔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전여성단체연합은 보조금 사업비를 전액 반납하고 시민모금으로 진행하기로 했어요.
- 🎤박철웅 목원대 연극영화영상학부 교수 “정말 너무나 부끄럽고 한심하다. 대전시 행정의 수준을 그대로 보여주는 일. 영화 ‘딸에 대하여'는 단순히 성소수자 문제를 넘어서 인권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시간강사, 무연고 노인, 성소수자 등 이 땅에서 차별받는 사람들의 상징이다.”
- 🎤정혜용 대전여성영화제 영화선정위원 “행사 시작 일주일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대전시가 ‘딸에 대하여' 상영 철회를 요구했다. 이렇게 대전시 마음대로 상영작을 검열할 거라면 뭐 하러 영화 선정위를 꾸리고 회의까지 할 필요가 있나. 이는 차별과 혐오를 근거로 영화제의 모든 절차를 무시하고 갑질하는 행위이다.”
- 🎤영화산업 위기극복 영화인연대 “대전시의 태도는 사회적 소수자와 약자를 향한 혐오 발언을 묵인한 것일 뿐만 아니라, 이를 방패 삼아서 혐오를 조장하고 확산하는 행위와 다름없다. 모두가 잘 사는 사회를 건설하겠다는 대전시는 끝내 ‘성소수자 문제'를 ‘논란'으로 취급하며 사회 구성원을 차별하고 배제하는데 가담했다. ‘딸에 대하여'는 이미 국내 유수의 영화제에서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았다.”
대전여성단체연합은 오는 7일 토요일까지 긴급모금을 하고 있어요. 대전시 지원을 보이콧하고 행사를 운영하려는 이들에게 작은 힘을 보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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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원장 #차별금지법
😡 인권을 외면하는 국가인권위원장이 임명되었습니다
지난 6일, 윤석열 대통령은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을 임명했습니다.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논란이 있는 인물이기에 정치권에서도 청문회의 의미가 없다며 국민과 국회 목소리를 무시하는 대통령을 어떻게 해야할지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의 인사청문회 발언을 짚자면,
- ✔️“차별금지법은 하나님께서 남녀를 창조했다는 성경적 세계관과 창조 질서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차별금지법이 도입되면 에이즈・항문암・A형간염 같은 질병의 확산을 가져올 수 있다.”
- ✔️“지금 이 시대는 동성애 같은 인간의 죄악된 본성도 인권이라고 포장한다.”
- ✔️“개인적으로 창조론도 진화론도 단순한 믿음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 ✔️“동성애가 공산주의 혁명의 핵심 수단이라는 주장이 있는데 여러 상황을 비추어 볼 때 가능성이 제로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인권위원장이 차별금지법을 반대하고 동성애를 혐오하며 왜곡된 인식을 갖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지만 결국 대통령이 임명한 것이에요. 이에 비판의 목소리들이 많습니다.
- 🎤국가인권위원회 바로잡기 공동행동 “특정한 누군가의 인권을 부정하는 인사를 국가인권위원장으로 임명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일뿐만 아니라 한국사회의 전체 인권 수준을 저하시키는 일임을 명심해야 한다. 안창호 후보자에게 요구한다. 안창호라는 이름이 국가인권기구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소수자들의 인권을 외면한 대표적인 사례로 국제사회에 두고두고 회자되는 오명을 이제라도 거두고 싶다면 이제라도 즉각 사퇴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는 바이다.”
- 🎤한승훈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기독교 신학 용어 중에 프루프텍스팅(proof-texting)이라는 것이 있다. 이 개념은 자신의 해석을 증명하기 위해서 맥락과 별 관련이 없이 성경 구절을 인용하는 행위를 말한다…그런데 국제인권규범에 따른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안 후보자의 종교적 신념은 상처를 받는다고 한다. 동성애의 죄성을 지적할 수 없고, 다른 종교를 가졌다는 이유로 채용을 거부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신의 기괴한 신념에 빠져 아무 죄책감 없이 타인의 정체성을 모독해도 된다고 믿는 인물이 인권 보호를 위한 기구의 장이 되려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 🎤최영애 전 인권위원장 “(청문회) 발언 때 표정을 봤는데 거리낌 없고 당당하더라. 기가 막히고 절망스러웠다. 안 후보자는 자격 미달이다. 인권위에선 위원장이 가지고 있는 철학과 규범과 가치가 매우 중요하다. 차별금지법과 성소수자에 대한 생각은 물론 여성의 옷차림을 성범죄를 일으키는 요인으로 꼽는 등 하나부터 열까지 우리 사회가 그동안 극복하느라 애썼던 사회적 기준들을 모두 후퇴시킬 것 같다.”
- 🎤이동환 목사 “혐오와 자유의 경계도 헷갈리는 사람이 소수자 인권에 예민한 감각을 가져야 할 인권위원장에 임명된다는 건 심각한 문제다. 심지어 너무나 혐오적이고 차별적인 인식을 종교적 신념이라고 포장하면서 정당화하기 때문에 정말 위험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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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고픈 이야기가 있다면 전해줘요
이번 모보이스를 읽고 이야기하고 싶은게 있다면 말해요
당신의 목소리가 당사자의 목소리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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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투명한 사랑 이야기를 기다려요
한 달에 한 번은 사랑 이야기 가득 해보고 싶어요
이 자리는 당신의 자리입니다.
당신에게 전하는 일곱번째 질문!
"어떤 순간에 사랑을 느끼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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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이전과 같이 나의 미래를 낙관하고 마음을 활짝 열어 사랑할 수 없을 것이 분명했다. 어떻게 해도 끝과 죽음을 먼저 고려하게 될 것이었다. 하지만 그늘 속에 몸을 둔 채로 볕을 보는 사람, 내 몫의 볕이 있음을 아는 사람, 볕을 벗어나서도 온기를 믿는 사람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시와 산책> 한정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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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어데즈ㅣMORE DAZZ
이메일 hello@moredaz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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